철회 가능성 크지 않을 것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파업의 단초가 된 성과연봉제에 대해 임원진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아직 성과연봉제 도입을 지지하는 태도가 지배적이지만 무리한 성과연봉제 도입이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는 견해도 고개를 들고 있다.
SC제일은행 경영진은 지난 4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선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임원은 성과연봉제의 도입 시기를 늦추는 등의 대안을 제안했다.
노조의 파업 참가율이 예상보다 높은 데다 기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C제일은행에 따르면 4일 기준 결근 직원은 2693명이다. 전체 조합원 3400여명의 80%가 파업에 참여한 것이다. 은행법에 따라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전산직 직원 300여명을 제외하면 실제 참여율은 90%에 달한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이 성과연봉제를 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뒤 교섭은 리차드 힐 행장, 크리스 드브런 소매금융 부행장, 제니스 리 변화추진전략본부 부행장이 맡고 있다. 한국계 임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또 성과연봉제는 SC그룹이 대만 등 세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다. 한국에서만 철회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한국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좌초될 경우 그룹의 로드맵에 연쇄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