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체육특기자 진학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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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09.18 13:37:51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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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운동하면 꼭 체크하세요!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8월11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체육특기생이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거주지 밖 진학을 허용하도록 권고하는 결정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충청북도교육청은 2018년부터 일부 학교에 대해 통학구역 외 진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의 17개 교육청 가운데 초등학교 체육특기생의 중학교 입학 대상자를 교육청의 관할 내로 지정한 곳은 모두 7개 교육청(경기, 강원, 충북, 충남, 강원, 전남, 경남, 제주)이다. 

이들 지역의 초등학교 체육특기생은 자신의 거주지 기준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 관할 지역 중학교로만 진학할 수 있다. 

관할 지역 내에 있는 중학교에 해당 운동부가 없거나 운동부가 있더라도 정원이 초과된다면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불법적 위장 전입 등의 방법으로 타 교육청 관할의 중학교로 진학을 해왔던 것이 오래된 관행이었다.

나머지 10개 교육청은 체육특기생의 희망 학교와 지역의 특성, 현실적인 여건 등을 고려해 시·도 전체 지역에 진학을 허용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재학 중인 체육특기생들의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절차와 현행 법규, 그리고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위해 연재 보도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로 진학과 관련된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체육특기자들의 상급 학교 진학과 배정에 관한 행정적인 진행의 주체는 누구이며 언제부터 진행되는가?

▲체육특기생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소속된 학교와 해당 학교를 관할 하에 두고 있는 교육청, 혹은 교육청 산하의 지역별 교육지원청이다. 체육특기생의 진학에 대한 절차와 배정은 모두 각 해의 9∼10월 이루어지는데, 중학교 체육특기자의 고등학교 배정이 시기상 먼저 이뤄지고, 초등학교 체육특기자의 중학교 배정이 뒤따라서 이뤄진다. 

매년 9월 각 지역의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은 관내의 모든 학교에 ‘체육특기자 지원서’를 보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가운데 체육특기생으로 우선배정을 희망하는 학생들로부터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이때 행정적인 절차는 학교 운동부의 체육부장 교사나 담임교사를 통하여 진행된다. 

체육특기생 지원자는 체육특기자 지원서의 작성과 함께 요구되는 증빙서류 등을 구비해 제출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빙서류는 ‘실거주지 확인서’와 ‘경기실적증명서’ 등이다. 이러한 지원서와 증빙서류를 작성 첨부해 기일 내에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에 접수해야 한다. 관계 서류는 다음과 같다.(초등학교 체육특기생)

1.중학교 입학 배정원서 1부

2.중학교 입학 체육특기자 서약서 1부


3.20xx학년도 체육특기종목 육성 중학교 입학 배정신청서 1부

4.체육특기자 추천서 1부5.실거주지 확인서 1부

6.20xx학년도 중학교 입학 체육특기자 지원 확인서 1부

7.경기실적 등명서 등 입상실적 증빙 서류 1부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자료 기준)
 

-체육특기생은 어떻게 자격을 얻으며 어떤 학생들이 그 자격을 취득할 수가 있는가?

▲일단 자격을 부여하는 주체는 체육특기생 지원자가 재학하고 있는 학교의 학교장이다. 체육특기생 자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교육청이 인정한 해당 종목의 대회에 출전한 선수 학생이고, 두 번째로는 학교장이 추천하는 ‘학교장 체육특기생 추천자’다. 그런데 학교장 체육특기생 추천자는 기준이 모호하고 객관적이지 않아 현재도 많은 논란이 있다.

-지원서의 접수 이후에는 어떠한 절차와 내용으로 체육특기자들의 배정이 이뤄지나?

▲일단 지원서의 양식 내용에 보면 체육특기자 지원 학생 선수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상급학교를 세 군데로 지정해 지망할 수 있다. 1차·2차·3차 지망(고입의 경우)으로 나뉘는데, 그중 고입 절차에만 있는 3차 지망의 명칭을 ‘임의배정’이라고 한다.

지원서의 접수와 취합이 끝나면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은 ‘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자들의 상급학교 배정에 착수해 일반학생들의 배정이 시작되기 전, 10월 중으로 체육특기자들의 배정 절차를 모두 완료한다. 

거주지 이전 등 불법위장전입 기승
10개 교육청 거주지 밖 진학 허용

이를 ‘우선배정’이라고 한다. 우선배정은 각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마다 배정의 방법이 다르다. 대상자들의 주거지를 기준으로 거리가 가장 가까운 학교로 배정할 수도 있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관내 학교로 배정하기도 한다.

이제까지는 1·2차 지망에 따른 배정과 3차인 임의배정(고입)이 시간차를 두고 이루어졌는데 2018년 입학생들을 배정하는 올해부터는 이 모든 절차가 한 번에 같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아주 중대한 변화다. 이제까지 체육특기자들의 진학에 있어 만연했던 운동부 지도자들 간의 선수 ‘사전 스카우트’를 방지하기 위한 이유 때문이다.


-사전 스카우트는 무엇인가?

▲이제까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모든 스포츠 운동부서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버린 사전 스카우트 형태의 진학이 운동부와 상급학교 운동부, 학교와 상급학교, 학교와 교육청(혹은 교육지원청) 사이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간에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선수를 대상으로 선수 수급에 관해 행하고 있는 일종의 ‘거래’다.

앞서 기술했던 체육특기자 학생 선수들의 우선배정에 의한 상급학교 진학 절차 이전에, 미리 진학할 학교를 결정하고, 우선배정의 형식과 절차에 그러한 결정을 짜서 맞춰놓는 것이다. 
 

우선배정을 한다고 가정하면 이제까지 1차 지망에서의 지원율은 항상 1:1이 되는 구조였다. 지도자들 간에 미리 진학을 결정했으니 제외된 학생 선수들은 해당 학교를 지원할 필요가 없고, 운동부 인원수에 맞게끔 사전에 결정된 것의 결과물이다.

-사전 스카우트 문제는?


▲사전 스카우트는 세 가지의 문제가 파생이 된다. 첫째, 학생 선수들이 자기가 희망하는 학교로의 진학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전 스카우트의 관행 하에서도 대다수 운동부의 지도자들은 학생 선수 혹은 학부모들과의 면담과 의견 교환을 통해 본인들이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을 주선하고 진학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왔다.

문제는 이 과정서 일부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의 소위 ‘명문학교’ 진학에 대한 쏠림의 과열현상으로 여러 가지의 부작용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사전 스카우트 과정서 철저히 소외되는 학생 선수와 그 학부모들이 갖게 되는 불만이다. 우리나라 같이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선 체육 특기생들의 진학서도 부모들이 갖는 관심과 지원이 예외일 수는 없기에, 이러한 진학의 절차와 결정의 과정서 공정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학생 선수와 학부모들이 갖게 되면, 예외 없이 심한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교육부 당국과 각 교육청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체육특기자들의 진학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위장전입’이다. 사전 스카우트로 인해 관내 밖의 학교로 진학이 결정되면 해당 학생 선수는 우선배정의 절차 이전에 주소지를 진학할 학교 관내로 옮겨야 한다. 
 

실제로 이사를 하며 주소지를 옮기는 학생 선수들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생 선수들과 그 학부모들이 주민등록법과 관련 시행령 등을 위반하며 위장전입을 한다. 이 경우 학부모들이 스스로 관내의 지인 등을 통해 주소지를 변경할 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진학할 학교의 지도자들이 재학 중인 학생 선수들의 학부모에게 협조를 요청해 그 가정으로 임대 형식의 주소지 등록을 할 수도 있고, 학교 근처의 주택을 임대해 사적인 기숙사 운영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서 자연적으로 실정법들을 위반하게 된다.

-사전 스카우트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가?

▲일단 사전 스카우트로 우선배정의 절차 이전에 체육특기생들의 진학대상 학교가 미리 정해졌다고 가정해보자. 이들은 모두 결정된 학교로 1차 지망을 하게 되며 이 경우 지원율이 1:1이 돼 절차상으로도 하자 없이 자동적으로 입학하게 된다. 

문제는 나머지 선수들의 진학서 발생된다. 

해당 학교로 진학을 희망했으나 원천적으로 지망할 수도 없었던 학생 선수들과 사전 스카우트서 처음부터 배제됐던 학생들과 부모들은 2차 지망이나 3차의 임의배정을 통해 진학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당사자들과 부모들이 갖게 되는 소외감과 상실감,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유발되는 분노와 반발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사전 스카우트를 방지할 목적으로 1차와 2차, 그리고 3차(고입, 임의배정)에 걸친 우선배정을 동시에 할 예정인데 그 이전에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학생 선수들과 그 학부모들이 아무 전제 없이 1·2차 지망으로 자신들이 가고 싶은 관내의 학교를 정확하게 신청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 법령에 의해 규정된 학생 선수 자신의 진학에 대한 권리다. 그렇게 하면 사전 스카우트로 진학할 경우와 다르게 각 상급학교들의 지원율은 1:1을 넘어서는 구도가 될 것이고 배정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학교의 배정이 진행될 것이다.

사전 스카우트로 이미 진학 학교가 결정된 선수라 할지라도 실제 그 학교로 배정이 안 되는 학생 선수들이 나타날 것이고,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이 이러한 규정과 절차를 계속 인식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사전 스카우트의 관행도 점진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1차서 3차까지의 우선배정 과정을 동시에 실시하면 그러한 문제점들을 상당 부분 배제시킨 채로 공정한 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교육청 등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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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