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인선 ‘소문과 진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18 10:39:20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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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치권…이곳저곳 기웃기웃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윤종규 KB 회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윤 회장이 공들인 보람이 있다고 입 모았다.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권과 현 정부 경제정책 핵심인사와 물밑접촉을 시도했다는 풍문도 나돈다. 또 지난 6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 이사들과 제주도 1박2일 골프 회동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KB 이사회는 제2차 확대위를 열고 윤종규 현 회장을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차기 KB 회장 후보 7명 가운데 윤 회장,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하지만 김 사장과 양 사장이 고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 회장을 단독 후보자로 확정했다. 

차기 회장 가시권
연임 기정사실

이에 따라 확대위는 오는 26일 윤 회장에 대한 심층 평가를 실시한 후 관련 규정에 따라 이사회에 차기 회장 후보자를 정식 추천할 계획이다. 

그동안 KB는 ‘관치 금융’이라는 오명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과거 최고경영자들의 선임 과정과 중도 낙마의 배경을 보면 관치로 점철된 KB ‘흑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2008년 9월 KB금융지주체제 출범 이후 최고경영자들은 하나같이 금융당국, 이사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자진사퇴, 해임 등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그런데 이번 KB 회장 인선은 여느 때와 달랐다. 그동안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차기 회장 하마평에 오른 사례가 빈번했지만 확대위는 차기 회장 후보자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장 인선 진행 과정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확대위를 지원하는 이사회 사무국에도 함구령이 떨어졌다.

이런 점에서 KB노조협의회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노조협의회는 KB의 7개 계열사인 국민은행, KB손보,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신용정보, KB부동산신탁이 결성한 협의체다.  

KB노조협의회 측은 “확대위 일정, 회장 선임 방식, 후보군 등 모든 과정이 미공개다. 이번 회장 인선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며 “윤 회장 연임을 위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며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 차기 수장 선출
윤종규 회장 사실상 연임 성공

금융권에선 이 같은 인선 절차가 단 한 사람에게만 유리하다고 꼬집었다. 바로 윤 회장이다. 실제로 이번 연임이 확실시되면서 노조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윤 회장은 이번 회장 후보군들 중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확대위가 현직 회장에 편향적인 멤버들로 구성돼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확대위는 예전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역할을 한다.

KB사태 수습을 위한 이사회 교체와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면서 회추위가 확대위로 개편됐다. 확대위 이사 7인은 윤 회장이 취임 때 선임한 인사들이다. 이들 모두 윤 회장 체제서 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윤 회장 사람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부에선 이들 이사가 이사회 때마다 안건들을 형식적으로 통과시켜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확대위 이사들은 매년 평가보상위원이 되는데, 윤 회장의 장기 및 단기 성과급과 연봉을 책정한다. 그 다음은 윤 회장이 이사들의 연봉을 정한다. 

회장 후보군들 중 확대위와 가장 긴밀한 관계인 사람이 윤 회장이었던 셈이다. 
 

이 외에도 회장 인선을 앞두고 윤 회장과 확대위 이사들이 골프회동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30일 금요일 오후, KB이사회가 끝나자마자 윤 회장은 확대위 이사들과 전 지주사 임원을 데리고 제주도로 1박2일 골프를 치러갔다. 

내부에선 연임 의지가 있는 윤 회장이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행보를 보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1박2일 제주행
부적절한 행보?

윤 회장이 이번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은 그동안 연임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올 2분기 실적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KB가 금융지주 1위를 탈환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며 “윤 회장은 연임하려고 실적 끌어올리기에 무던히 애썼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윤 회장이 정치권과 현 정부 경제정책 핵심인사들과 물밑접촉을 시도했다고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윤 회장은 복수의 여당 실세 의원과 대통령 직속기구 고위관계자, 경제정책 핵심인사의 사촌형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통해 현 정부 경제 금융 라인과 정무 및 경제수석을 만나려고 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윤 회장과 대통령 직속기구 고위 관계자는 같은 호남 출신이며 지난 6월 KB가 주최하는 행사에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접촉 시도는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 정부의 경제 금융의 핵심 관계자들이 윤 회장을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현 정부에선 민간 금융회사의 CEO 인선에 대해서는 개입 불가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2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KB금융지주 CEO선임과 관련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외에도 KB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당시 주요 일간지에 취임 축하 전면광고를 실었다. 이는 내부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로 윤 회장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전언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어쨌든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조 반발…그동안 잡음 끊이지 않아
확대위 이사들과 골프회동…물밑작업?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오는 11월20일 주총 통과 전까지 많은 변수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큰 변수는 노사 관계다. KB노조는 지난 7일 ‘KB금융 지배구조 개선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윤 회장의 연임 반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이나 노조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관계가 틀어진 데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다. 

또 KB서 회장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투명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윤 회장이 현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민간기업 인사에 크게 관여하지 않은 틈을 타 9월1일부터 발 빠르게 확대위를 개최하고,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는 데 질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2일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사측이 조합원 설문조사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KB노조는 이달 5∼6일 조합원을 상대로 윤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를 벌였다. 마감 직전인 6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17개의 단말기를 통해 4282건에 달하는 중복 응답이 이뤄졌고, 이들 답변의 99.7%가 '연임 찬성' 의사를 담았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는 본인 인증을 절차가 없지만 같은 단말기로 중복답변을 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인터넷 방문 기록을 담은 임시 파일인 ‘쿠키’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동일 IP를 통한 중복 답변이 이뤄졌다고 KB노조는 설명했다.

KB노조는 윤 회장 연임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사측이 본점의 특정 부서 직원을 동원해 사내 익명 게시판에 윤 회장을 옹호하고 노조를 깎아내리는 글을 반복해 올렸다는 의혹도 있다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실세 접촉 시도
안 만나줘 무산 

한편 KB 측은 이 같은 금융권서 떠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KB 관계자는 “(제주도 골프회동은) 당시 공식행사로 윤 회장을 비롯해 지주사 이사들과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했던 워크샵이었다. (정권 실세 물밑접촉은) 연임 관련해서는 확대위서 정해진 규정과 절차가 있기 때문에 물밑작업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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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