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시즌 ‘의원실 갑질’ 백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18 10:21:10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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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계산은 기본…간식 셔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상임위원 간식 사다리타기’ ‘국회의원 동생에 일감주기’ ‘음식 심부름’ ‘주차장 무료로 이용하기’.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갑질 사례들이다. 국정감사의 계절이 도래했다. 피감기관들에게는 무덤이지만 국회 관계자들은 대놓고 갑질할 수 있는 시기다. <일요시사>는 국감을 앞두고 여의도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는 국회 관계자들의 ‘갑질’ 사례를 모았다.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식사 중 밥값 내라고 피감기관을 부르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들이 국회 보좌진들의 ‘갑질’에 몸서리치고 있다. 피감기관들은 김영란법이 버젓이 시행되고 있지만 국회 보좌진의 밥값 계산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그것보다 더한 것도 요구하기 때문이다. 

피감기관들 사다리타기 

지난 2015년 국정감사 하루 전. 당시 안전행정위원회(현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피감기관 및 단체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이 국회 본청 4층 상임위 회의실에 모였다. 이날 피감기관 담당자들은 일명 사다리를 탔다. 상임위원들을 위한 음료와 떡, 과일, 쿠키류, 일회용품 등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웃지 못할 상황에 참여한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국회(상임위 행정실)서 협조사항으로 피감기관이 상임위원들의 간식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피감기관들의 ‘형편’이 제각각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다리타기로 상임위원들의 간식을 분담키로 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2015년 국회 안행위 협조사항에 따르면 떡은 A기관, 과일은 B기관, 과자, 차와 다과, 그리고 일회용 비품은 C기관이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관례적으로 국감 때 늦게까지 국정감사를 하는 상임위원들에게 피감기관이 다과 등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산이 넉넉한 피감기관에선 편성되지 않은 예산이라도 다과비용이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한 피감기관은 가위바위보나 사다리타기 등으로 십시일반 비용을 갹출해 다과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종종 상임위원장실 비서진들이 차려진 다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피감기관을 질타하는 경우도 있다. 

안행위 소속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나름 고급 다과로 준비해 놨다고 생각했는데 국감 당일 상임위원장실 비서가 전화를 해 ‘XX제과점의 고급 수제쿠키세트를 준비하라’고 했다”며 “이 비서가 ‘국회를 뭘로 보고 모독하냐’라는 핀잔까지 하며 질타했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피감기관 관계자는 수십여만원의 수제 쿠키세트를 다시 차려야 했다.

건설사 오너가 증인 빠진 이유

D의원실서 지난 2013년 국감 때 E건설 오너를 증인 신청했다가 뺀 적이 있다. 당시 E건설 관계자들은 오너의 증인 출석 신청 소식에 발칵 뒤집어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통상 국감 때 상임위 간사들은 의원실에 참고인과 증인 신청을 받아 취합한다. 이를 양당교섭단체 간사들이 모여 증인 및 참고인 등을 정한다. 

국회의원 등에 업은 ‘보좌갑’
피감기관 상대로 도 넘은 요구

양당 간사들이 모이기 직전까지만 해도 어느 의원실도 E건설 오너를 증인 신청하지 않았다. 그런데 양당교섭단체 간사들이 모이는 자리서 갑자기 D의원실이 E건설 오너를 증인신청을 했다. E건설 관계자들은 오너를 증인 신청한 실질적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D의원실서 E건설 오너를 증인신청한 실질적 이유는 이랬다. D의원의 친척 동생이 전문건설업을 하는데 그 동안 E건설의 하청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계약이 종료되면서 E건설과 거래가 끊겼다. 

E건설 관계자는 이 같은 사유임을 확인했다. 이에 D의원실 측에 “회사 측에서 차후 신경쓰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E건설 오너는 증인 신청 명단서 빠졌다.

한 의원실서 47명 증인 콜

국감 때 피감기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기관장이나 기업 오너들의 증인 출석이다. 일단 국감장에 출석하기만 해도 상임위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감기관들은 어떻게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관장과 오너의 증인 출석은 피하려고 한다. 

몇몇 의원실에선 이런 아킬레스건을 이용해 복수의 피감기관장을 무더기 증인신청을 해놓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19대 국회서 국정감사에 불려 나온 기업인 증인은 평균 129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 중 76%가 채 5분도 안 되는 답변 시간을 받았다. 그나마 12%는 아예 입도 뻥긋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이번 정무위 국정감사 주요 증인 요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 47명의 기업 오너들이 증인 요청 명단에 올라왔다. 이 많은 증인을 야당 K의원실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본 국회 관계자와 기업 대관들은 혀를 내둘렀다. 

한 국회 보좌관은 “국감 앞두고 의원실서 자행하는 전형적인 기업 길들이기 갑질”이라며 “혼자 국감하는 것도 아니고 불러놓고 인사만 해도 질의시간이 모자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업 대관 관계자는 “알아서 찾아오라는 시그널이다. 안 갈 수가 없다.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을 것”이라며 “보통 의원실에선 증인 신청을 빼주는 조건으로 후원이나 지역구에 공공시설을 지어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들어올 때 먹을 것 좀”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피감기관에 음식을 사오라는 일은 흔하디흔한 일이다. 최근 모 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30대 중반에 보좌관으로 승진한 여당 F의원 소속 G보좌관은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인사 오라고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그런데 G보좌관은 의원실에 올 때 피자나 통닭 등을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각각 지정해서 사오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대관 관계자는 “예전 비서관 때는 이 정도로 갑질하지 않았지만 여당 실세의원으로 평가 받는 의원실서 보좌관 생활을 하다 보니 사람이 변한 것 같다”며 “김영란법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요구하는 것을 안 들어주기도 껄끄럽다”며 씁쓸해했다. 

이 외에도 H의원실 보좌관은 백주대낮에 피감기관 관계자에게 보쌈 네 꾸러미를 싸들고 의원실로 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자료 폭탄 요구 먹이는 방법? 

국감을 앞두고 의원실의 자료 폭탄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해양수산부노동조합은 의원실의 무리한 자료요구로 직원들이 업무 마비가 걸렸다며 농해수위 위원들에게 공문까지 보냈다. 

해양수산부 공문에 따르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양과 즉흥적인 자료요구로 담당 직원들은 고유 업무가 마비됐고 야근, 주말 근무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 초과근무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국감 때는 I의원실이 국방부를 상대로 무리한 자료요구를 했는데 이에 견디지 못한 담당 사무직원은 사직서까지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의원실 보좌관들의 갑질 사례는 더 있다. 

▲항공사에 전화해 자리 배정 ▲자차 구매 시 자동차 기업에 직원 할인가 적용 요구 ▲휴가철 피감기관 연수원 및 리조트 예약 ▲통신사에 신형 핸드폰 교체 등 갑질 방법이 수도 없이 많다. 심지어 여당의 경우 피감기관에 국감 질의서를 써오라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감철만 앞두면 
기세등등 날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감기관은 이들 의원실 관계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국회를 담당하는 피감기관 관계자는 “피감기관 먹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료 폭탄”이라며 “더 나아가면 상임위 예산소위 위원들이 예산 감액을 거론하며 협박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의원실 비위를 맞춘다”고 말했다.  

5년째 기업 대관업무를 담당한 한 관계자는 매년 국감 때만 되면 머리가 빠진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의원실 갑질이 짜증나기도 하고 한심해 보였다. 다들 특수 별정직이기 때문에 그 바닥 생리나 조직문화가 묘하다”며 “선임 보좌관들이 후배 보좌진들에게 갑질 비슷한 것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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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