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초중고 내년부터 주5일제 시행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늙어지면 못노나니

 

초중고가 내년부터 전면 ‘주5일제’에 들어가게 된다. 그동안 각 학교들은 학토(학교가는 토요일, 1·3주), 놀토(노는 토요일, 2·4주)단위로 토요 휴무를 진행해왔던 터라 이번 발표는 가히 획기적이다. 주 5일제의 내용과 함께 이로 인해 생길 파장들, 그리고 네티즌의 반응들을 살펴봤다.

수업일수 190일 수준 조정, 수업시수는 현행 유지
여행업계···가족상품 출시, 학원가···주말반 편성

지난 14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2012년부터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주5일제 수업을 전면 도입하고 지역과 학교별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다른 점을 감안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도교육감의 승인 하에 자율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 5일제 전면 도입에 대해 교과부는 사회 전반적으로 주5일 근무가 확산되고 있고 학교 현장의 찬성비율도 높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주5일 수업제는 2000년대 초반 시범 운영을 거쳐 2005년까지 전국 초중고에서 월 1회, 2006년부터는 월 2회 시행되어왔다.

이번에 정부가 주5일제 수업 전면시행 자율권을 부여함으로써 내년부터 사실상 모든 학교에서 주5일 수업을 할 것이 유력해져 연간 205일 내외로 운영되던 수업일수가 2012년부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90일 수준으로 조정되게 된다. 수업시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적용된 대로 현행과 같이 유지되고 수업일수 중 학교장 재량수업일은 16일에서 20일로 늘어나 주5일 수업에 따른 학습 손실을 최소화한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는 방학일수가 연 4일 정도 줄어들고 주당 수업시간이 1~2시간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학교에서 운영되어 오던 토요일 수업은 6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올 2학기에 시범운영

이 외에도 정부는 토요일에도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토요돌봄 교실’을 확대운영 해 학생들과 부모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키는데 매진할 계획이며,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토요 ‘방과후학교’ 교과 프로그램도 활성화 할 예정이다.

주5일제 수업은 내년 전면 시행에 앞서 올 2학기에 시도교육청별로 여건이 갖춰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10% 정도 선에서 시범 운영하게 된다. 교과부는 올해 8월까지 수업일수 조정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시범 운영학교의 성과를 보며 대비책을 마련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5일제 수업시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 장관은 지난 1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초·중·고 주5일제 전면 실시는 선진화를 위한 관문이다”며 “주5일제 전면실시로 인한 학생들의 학업부담 완화, 여가시간 증대에 따른 내수활성화 등에 기여하는 선기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주 5일제 시행 발표로 인해 이와 관련된 업계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여행업계는 주5일제로 인해 격주 휴무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된 학생들이 가족들과 함께 국내 여행을 떠나거나 가까운 해외로 여행을 떠날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각 여행사들은 벌써부터 체험학습여행이나 단기 국내여행 등의 가족여행상품을 기획하는 등 이들의 수요를 끌어당기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학원가도 주5일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로운 준비에 돌입했다. 예전보다 토·일 주말반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돼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는 등 사교육 시장이 더욱 확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놀이공원이나 외식업계 등도 주5일제로 인해 학생들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을 예측하며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와 체험,  가족형 음식메뉴 등을 개발해 주5일제 시행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주5일제 시행에 대해 환영하는 곳이 있는 반면, 그답지 달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맞벌이 부부, 영세사업장 노동자, 자영업자 등은 토요일 날 집에서 쉬는 아이들이 방치 될 가능성이 높다고 고민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놓인 계층의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한 채 주5일제를 진행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일각의 지적이다.

학생들 방치 가능성도

이에 대한 다음 아고라의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sjaclsmst****는 “평일 수업이 주당 두 시간씩 늘면 가뜩이나 바쁜 학교 현장에서 수업 외 업무가 많은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업무 처리 시간이 그만큼 더 없어 진다”며 “학생들도 하교 시간과 학원가는 시간, 취침 시간까지 늦어져 엄청 피곤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디 simyc****는 “주5일 수업으로 인해 공교육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빛을 발할지 걱정된다”며 “주말특강, 주말보충수업과 같은 사교육의 행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사교육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예측했다.

아이디 hmhji****는 “요즘같이 학원에 치여서 제대로 뛰어놀지도 못하는 학생들이 주5일 수업 시행으로 인해 보다 많은 자연을 체험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 제도로 인해 각종 문화행사나 지방 경기 부양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인 부분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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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