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7·4전당대회 7대 쟁점 대해부

‘1인 2표제’ 두 번째 표는 누구에게?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27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퇴진한 친이계 안상수 대표의 후임을 뽑는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이명박 정부의 힘이 빠진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관리형 대표’를 선출 한다는 점에서 이전 전당대회들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물급 주자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치러지는 7월 전당대회의 7대 쟁점을 해부해보았다.

“저 친이 아니에요~ 친박이랑 친해요”
‘관리형 당대표 필요’ 이견 없는 듯

내년 총선을 이끌 지도부를 선출하는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열전이 시작됐다. 지난 24일 대구를 시작으로 후보자들은 전국을 돌며 선거인단을 상대로 한 비전발표회와 TV토론 등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다음 주 4일이면 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5명(여성 1명)이 확정된다.

“나는 친박이다”

7대 쟁점의 첫 번째는 ‘4·27 재보선 참패’의 책임 공방이다.

후보들은 먼저 이번 전당대회가 열리게 된 원인인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참패의 책임을 통감하며 지도부를 사퇴한 홍준표·나경원 후보와 사무총장으로 선거 실무를 담당한 원희룡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남경필·권영세·박진·유승민 후보는 책임론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으며 특히 ‘2강’으로 평가 받고 있는 홍 후보와 원 후보에 대한 책임론과 자질론을 놓고 신경전이 심상찮다.

두 후보가 책임론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이번 전대의 첫 번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두 번째로 ‘친박 열풍’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너도나도 “나는 친박이다” 선언이 쏟아지고 박근혜 정치를 상징하는 ‘천막당사 정신’을 잇겠다는 다짐이 잇따른다.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이번 전대에 중요한 승부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2표를 찍는 이번 전대 규정에 따라 친박계는 유승민 후보에게 1표를 찍고, 1표는 각자 알아서 찍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구애를 살펴보면 홍 후보는 선거 전에 이미 “지금은 박근혜 시대이고, 나는 박근혜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했고 출마선언 후 “야권의 공세로부터 박 전 대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냐”고 말해 ‘박심’에 대해 노골적인 구애를 펼쳤다.

권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상징인 ‘천막당사’정신을 출마선언문에 담은 데 이어 ‘천막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료까지 냈다. 원 후보도 출마선언문에 ‘천막당사’를 넣었고, 나 후보는 “여성 당 대표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는 게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데 있어 상당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은 한 표를 획득하기 위해 후보자들의 구애가 적극적이다.

반면에 재·보선 이후 위축된 친이계가 원 후보를 당 대표로 당선시키며 부활할지도 주목된다. 친이계의 부활이 세 번째 쟁점이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원 후보가 안정 속에 변화를 주도 할 적임자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친이계는 드러내 놓고 세를 과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도 친이계의 지원을 크게 반기지 않고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친이계로 분류되던 나 후보도 “친이계 주자로 전대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한편 후보자들의 정책 노선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반값 등록금’, ‘법인세 감세 철회’, ‘무상급식 저지 주민투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당의 ‘색깔’을 가늠할 변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신주류와 구주류가 대립하고 있는 노선 투쟁도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권영세·유승민 후보가 무상급식 수용 등 확실한 ‘좌클릭’을 선언하며 노선 변화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속도조절을 하는 양상이다.

다섯째 쟁점으로 최초의 40대 당대표의 탄생 여부다. 최근까지 한나라당은 강재섭 박희태 정몽준 안상수 등 50~70대가 대표를 맡아왔다. 이번에는 확연히 달라졌다. 남경필,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40대고 홍준표, 유승민, 권영세, 박진 후보는 50대다. 최연장자인 홍 후보도 겨우(?) 57세다.

당원과 지지자 모두 노년층이 많은 한나라당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는 한나라당이 이번 전당대회 콘셉트를 ‘변화’로 잡고 있는 것과 연결된다. 당원들이 내친김에 최초로 40대 젊은 대표를 선택할지, 경륜을 갖춘 50대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내걸었을 때는 이미 정치경력이 20여 년이나 됐었다”며 견제에 나섰다.

여섯째 쟁점으로 바뀐 선거 방식이다.
한나라당은 선거인단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대표를 뽑는다. 지난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1만여 명에 불과 했지만 이번 정당대회의 총 선거인단은 21만2445명으로 늘어났다.

때문에 조직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고, 특히 여론조사 득표가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된다.

이전에는 선거인단이 관광버스를 타고 한날한시에 대회장에 모였기 때문에 ‘버스 안 지침 하달’이 가능했지만 이번 전대에 대회장에서 투표하는 선거인단은 대의원 8869명뿐이고 나머지 선거인단 20만3576명은 전대 하루 전(7월 3일) 전국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 혹은 시·군·구 청사에서 투표한다.

이런 바뀐 선거 방식에 언론을 통한 유세가 훨씬 더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여 후보자들은 하나라도 더 많은 인터뷰에 응하려 애쓰고 TV토론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지막 일곱번째 쟁점은 후보자들의 경선룰 방식에 대한 입장차이다.
선거인단에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홍 후보를 제외한 6명이 내년 4월 총선의 공천 방식으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홍 후보는 “대표가 되면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국민의 신망을 받는 후보를 뽑을 것”이라며 “현행 당헌·당규가 규정한 상향식 공천을 공정하게 실시하면 된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운명의 날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한나라당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
7인 후보들은 각자의 비전을 제시하며 자신이 당 대표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치열한 혈전을 벌이는 중이다. 거물들의 불참으로 전대 자체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대선을 코앞에 두고 치러지는 점에서 이번 전대의 의미를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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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