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코드’ 감사원 수상한 동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09:36:25
  • 호수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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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잡은 사건들이 모조리…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감사원의 ‘정치 감사’ 구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 리스트에 오른 사안이 줄줄이 감사원의 타깃이 됐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연초 조기 대선을 염두하고 감사 계획을 짰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감사원이 이명박(MB)정부 국책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 착수를 지난 14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지 23일 만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이번이 네 번째 감사다. 

감사원은 MB정부 당시 처음 4대강 감사를 벌여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다시 두 차례 감사를 벌여 업체 담합 문제 등을 밝혀냈다. 당시 일부에선 ‘정치 감사’라는 논란도 일었다. 새 정부 출범 첫해에도 4대강 사업이 또다시 감사원 감사의 타깃이 됐다.

4번째 맞는 
4대강 감사

우연의 일치일까. 감사원서 감사 중이거나 정기 감사가 예정돼있는 사안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세웠던 기조와 많이 겹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4대강 재조사 ▲방위사업 비리 척결 ▲언론 적폐 청산 ▲백남기 농민 사인 규명 등 적폐청산 리스트를 재차 강조했다.

감사원은 먼저 지난해 말부터 박근혜정부 최대 규모 무기도입 사업인 제3차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4년 9월 논란 끝에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 40대를 7조4000억원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서 방사청은 25개 핵심 기술의 이전을 요구했지만, 록히드 마틴 쪽이 처음부터 미국 정부의 불허를 이유로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핵심기술 4건에 대한 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감사원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예비조사에도 착수했다. 예비조사는 본감사에 착수하기 전 벌이는 사전 조사 성격을 갖는다. 6월 말부터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감사를 통해 감사원은 인사·재무 등 경영 전반 사항에 대해 세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기조 읽고 감사계획 짰나
칼자루 방향 두고 설왕설래

특히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무소속 국회의원)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리포트 삭제 요구를 한 사실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서 외인사로 변경한 서울대학교 병원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대 병원 감사에서는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이 다뤄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공교롭게도 기관운영감사를 약 2주 앞둔 시점서 서울대병원이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기존 병사서 외인사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의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미묘한 시점 때문에 감사원이 정치 감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현 정권에 맞춘 ‘코드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4대강 감사 착수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이미 3차례 감사를 한 동일 사업에 대해 또 다시 감사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정치 감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정부에 대한 한풀이 보복이며 감사원의 독립성을 포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감사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2017년 연간감사계획은 작년 연말에 확정해 금년 1월9일 감사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1월말서 2월초에 감사계획을 수정한다는 것은 감사원 프로세스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인을 겨냥하거나 새 정부 코드를 맞춘 감사가 아니라고도 했다.

다만, 홈페이지에는 감사계획에 대한 세부 일정을 다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권초기마다 이런 공방이 계속되는 측면이 있다.

감사원의 해명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보통 감사원은 ‘연간감사계획’을 전년도 연말에 수립한다. 이 과정에 각 국의 과장과 실무자들이 내년에 어느 기관을 감사할지 ‘아이디어’를 낸다. Bottom-Up 의사결정 구조로 연초 원내 국장들은 감사위원들에게 연간감사계획을 승인 받는다. 

미묘한 시점
전 정권 겨냥?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감사원 측이 현 정부의 코드에 맞춰서 감사를 기획했다는 점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감사원이 조기 대선을 전망했으며 유력 대선 주자였던 문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감사 계획을 수립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연초는 탄핵 국면으로 감사원 수뇌부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했다. 선거 운동 기간은 아니었지만, 대선 후보자들의 기조가 얼추 파악이 됐던 시기다. 수뇌부들은 당시 유력 대선 후보자였던 문 대통령의 코드에 맞췄다.” 

“1월말서 2월초에 감사 계획을 짜면서 문 대통령의 기조와 발언 등을 참고해 넣을 것은 넣고, 뺄 것은 뺀 것으로 안다. 그리고 이렇게 먼저 알아서 눕는 감사원에 대한 비판이 잦아지면 청와대에선 그걸 빌미로 개헌카드를 꺼내려고 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감사원 수뇌부는 새 정권 입맛에 맞는 감사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감사원 간부들 중 일부는 일찌감치 ‘라인’을 갈아타면서 이 같은 감사 계획을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줄서기도 감지
내부는 뒤숭숭

반면 내부 직원들은 이처럼 노골적인 라인 타기가 자칫 더 큰 변화(개헌)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후문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금처럼 현 정부 코드에 맞아 떨어지는 감사 계획이 나올 수 없다는 평가다. 반면 감사원은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수립한 감사 계획이라고 일관되게 해명하고 있다. 이 해명이 사실이라면 감사원은 ‘예지력’으로 감사 계획을 세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역대 정권서 그랬듯 감사원이 새정부 코드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청와대 역시 이런 감사원을 이용해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근에 임명된 감사원 출신인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청와대 정치 감사의 창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먼저 문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정책 감사 지시가 논란이 됐다. 지난달 22일 감사원에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감사를 업무지시 6호로 정했다. 감사원법상 대통령의 감사 지시는 “헌법기관의 독립성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서 쏟아졌다.

서울대병원·KBS·방산·4대강
결과 염두? 대선 전후 감사 시작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감사 요청’이란 말로 바꿨다. 청와대는 정책 감사이며 전 정권과 연결시킬 일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불법행위나 비리가 드러나면 상응하게 처리하겠다며 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인사도 뒷말이 많다. 지난달 18일에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전임 정권서 공직기강비서관은 주로 검사 출신이 발탁돼 비검찰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정기관인 감사원 출신을 공직기강비서관에 앉힌 게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을 움직였듯이, 비슷한 구조로 김 비서관이 감사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비서관 임명이 감사원의 4대강 사업 비리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끊이질 않았다. 
 

반면 청와대는 김 비서관이 사표를 내고 왔기 때문에 감사원 길들이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인 시절 ‘검찰의 청와대 파견인사가 편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의 한 보좌관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감사원 출신 OB조차도 퇴직 후 감사원에 영향을 미치는데, 김 비서관이 직무 연관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김 비서관이 여당 의원들의 민원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비서관은 참여정부 시절 3년 동안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다. 당시 청와대 파견 행정관 중 가장 오래 근무했다. 이 때문에 여당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웠으며, 이런 배경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정말 
민원 창구로?

이런 문제의식은 더불어민주당 내부서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감사원 출신인 김 비서관이 감사원의 감사 내용에 개입할 여지가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자칫 잘못하면 문 대통령 측근들의 민원 창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가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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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