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튀는’ 문재인 인맥 쟁탈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5.15 10:04:08
  • 호수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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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변해도 권력은 권력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인맥이 금맥이다. 새 정권이 출범하면 어김없이 권력 앞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선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각 분야에서는 ‘문재인 인맥’ 찾기에 분주했다. 이번 정권의 핵심 인맥은 어딜까.
 

문재인 시대가 열리면서 그의 ‘파워 인맥’에 시선이 쏠린다. 이들은 조만간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에 포진해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공약을 정책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캠프로

특히나 재계서 문 대통령 인맥 찾기에 분주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공약을 통해 경제민주화는 물론 강력한 재벌 개혁을 강조해왔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의 출신학교인 경남고, 경희대를 중심으로 한 재계의 인맥은 앞으로 새정부와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 대통령의 경남고 인맥으로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있다. 허 회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21회)다. 다만 허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경련의 해체를 촉구하고 있어 정치적으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관계다.

지난달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경제단체와 간담회를 했을 때도 전경련은 초청 대상서 빠졌다.


또 선후배로는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19회), 박준 농심 대표이사 사장(20회),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사장(24회),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26회), 정철길 SK이노베이션 고문(27회) 등이 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도 4년 선배다.

경희대 학맥으로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꼽힌다. 이 회장은 특히 2012년 문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동문들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며 당선을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의 최대주주인 계열사 유성티엔에스의 최대주주기도 한데 그 바람에 서희건설과 유성티엔에스는 증시에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경희대 총동문회 회장을 역임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최평규 S&T 그룹 회장,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문주현 엠디엠 회장 등도 문 당선인의 경희대 동문이다.
 

금융권 인맥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의 금융정책과 감독·시장의 향방은 새 금융권 인사에 따라 결정된다. 금융권에선 대선 캠프서 동고동락한 ‘캠프 라인’을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인연·맥을 같이한 인사들에게 기회를 주고 새로운 금융권 변화의 밑그림을 그리도록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문재인 캠프서 경제분야 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최정표 건국대 교수를 비롯해 ‘J노믹스’의 경제개혁을 이끌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새 정부서 활약할 전문가들이다. 비상경제대책단을 이끌었던 이용섭 전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장(관세청·국세청), 장관(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국회의원(18·19대) 등을 모두 두 번씩 역임한 경제통이다.


국정 자문기구인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의 김광두 위원장도 강력한 후보군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며 보수 경제학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통합’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입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홍종학 전 의원은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서, 참여연대 출신인 김기식 전 의원은 19대 국회 정무위원회서 활약하며 문재인 캠프서 경제 금융 정책에 대한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이들 모두 공정위원장과 금융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문 대통령의 법조계 인맥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법조계 인맥은 화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맥·가맥·학맥·군맥 총동원
여기저기 새 정부에 줄대기 감지

문 대통령이 수료한 사법연수원 12기는 1980년 22회 사법시험 합격자가 주축이다. 합격자 정원이 3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1981년 23회 사시와 달리 22회 사시는 약 150명이 합격했다. 숫자가 적다 보니 연수원을 2년간 함께 다니며 서로 돈독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수원 12기는 문 대통령에 앞서 헌법기관장만 벌써 2명을 배출했다. 문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짓고 당선증을 교부한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낸 황찬현 감사원장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김 위원장은 대법관을 겸하고 있다.
 

김신과 박병대 두 대법관, 김창종 헌법재판관,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낸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12기 동기생들이다.

문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대권에 도전하려다 막판에 꿈을 접은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연수원 12기 출신이다. 현재 인하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 박시환 전 대법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의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 이귀남 전 법무장관 등도 문 대통령과 연수원을 함께 다녔다.

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근혜정권서 '블랙리스트'로 상처 받은 문화예술인들이 큰 힘을 싣고 있다. 문 대통령의 취미는 바둑, 독서, 미술품감상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예술계 인맥에도 관심이 쏠린 이유다.

우선 전면적으로 문 대통령을 지지해온 문인들이 눈길을 끈다. 함민복·김민정 시인 등은 지난 2월 문 대통령과 얽힌 에피소드를 엮은 책 <문재인 스토리>를 펴냈고 시인 신경림·황지우, 문학평론가 황현산 등 원로들이 주축이 된 문학인 400명은 대선 전에 문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문인 중 가장 주목 받은 인물은 지난 4월 발족된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이다. 시인이기도 한 도 의원은 문 대통령의 문화정책과 관련 전면에 나서왔다. 블랙리스트를 수면 위로 부각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력 후보로 벌써부터 거명되고 있다.


시인 안도현도 문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온 문인이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회 각계인사들의 모임인 더불어포럼 소속으로 문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도 여러 장이다. 

이와 더불어 문 대통령이 가톨릭 신자로 기독교계 인맥도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기독 의원이자 선대위 일자리위원장 겸 종교특별위원장이었다.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인 김 의원은 지난달 20일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참석해 교과서 등에 동성애 동성결혼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어디로 통하나

대구 범어교회 집사인 김부겸 의원도 지방을 돌며 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문 후보와 교계를 잇는 가교역할을 감당했다. 실무는 2002년까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서 간사로 일하다 당에 들어간 이정석 종교특보가 책임졌다. 선거운동에 관여하진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사돈도 목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인 장재도(서울 하늘빛교회) 목사가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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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