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법정 폭로’ 충격의 증언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5.02 09:28:43
  • 호수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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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채울 ‘빼박 족쇄’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순실 게이트의 법정 공방서 새로운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던 피의자들은 자백을, 증인들은 새로운 증언을. 검찰은 혐의를 부인한 피의자들을 향해 ‘빼도 박도 못할’ 증거를 내놨다. 최순실 게이트의 법정 공방서 나오는 새로운 증언들을 모았다.

“삼성동 2층 방, 유주(최순실씨의 손자) 유치원.”

장시호씨가 재판서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밀접한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사건들을 폭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24일 열린 최씨에 대한 뇌물 사건 재판서 장씨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자택에 현금다발”

장씨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자택 2층 방에 현금이 있으니 그 돈으로 정유라와 손자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장씨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사저 2층에 있는 돈을 가져와 최씨의 딸 정씨와 손자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고도 했다.

장씨는 지난해 검찰 특수본 조사를 받으며 검사실서 최씨를 만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담당 검사를 마주 보고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최씨가 계속 장씨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하려 했다고 한다. 장씨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못 알아듣겠다는 표시를 하자 최씨가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담당 검사에게는 보이지 않게 ‘삼성동, 유연이(정유라), 유치원’이라고 글자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검사에게 물이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가 정수기로 이동하자 다시 종이에 또박또박 ‘삼성동 2층 방, 유주(최씨의 손자) 유치원’이라 쓰고 귓속말로 “잘 들어. 2층 방에 돈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경제공동체’임을 입증할 수 있는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관·총장 추천”

특검팀은 최씨가 장·차관급과 국립대 총장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을 폭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심리로 지난 24일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공판에 “이 교수로부터 ‘장관과 식약처장, 미얀마 대사 등 자리에 인사를 추천해달라’거나 ‘경북대 총장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특검의 진술 조서에 따르면 인사 추천은 최씨가 최씨 일가의 주치의 역할을 하던 이 교수를 통해 인사 대상자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면, 이 교수가 서 병원장로부터 추천과 이력서를 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특검은 “복지부·교육부 장관, 식약처장, 미얀마 대사, 경북대 총장 등에 여러 후보자가 추천됐고 (추천한 내용이 담긴)자료가 메일에 남아 있었다”며 “대부분은 인사가 그대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장관이 된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특검이 공개한 인사 추천 명단에는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의 이름도 포함됐다.

“공포분위기 조성”


청와대가 문화체육관광부 간부급 공무원들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집행할 수밖에 없도록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25일 박민권 전 문체부 1차관은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대선에 가린 법정공방 치열하게 전개
박 전 대통령에 불리한 정황들 쏟아져

박 전 차관은 “2014년 유진룡 전 장관이 갑자기 면직되고 1급 공무원 3명이 옷을 벗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조직 내에서 보기에는 굉장히 심각하고 무서운 일”이라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은 신문 과정서 특검이 “왜 블랙리스트를 집행할 수밖에 없었는지 당시 문체부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묻자 답변하는 과정서 나왔다.

박 전 차관은 또 “1급 공무원들은 신분 보장이 안 되는 게 관행이나 정권이 바뀌는 등 특별한 경우가 있을 때만 그런(사표를 받는) 일이 벌어진다”며 “1급 3명을 특별한 이유 없이 자른 것은 결국 청와대 뜻으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정유라 지원 지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연락해 “정유라의 2020년 도쿄올림픽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지난 18일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5년 7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연락해 정유라 선수의 도쿄올림픽을 지원하라고 했다’고 들었다”며 “대통령이 한 선수를 특정해서 말한다는 게 충격적이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믿을 수 없어 “정말이냐”고 되묻기까지 했다며 수첩에 ‘VIP, 이재용 부회장, 정유라 지원, 2020년 도쿄올림픽’ 키워드를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을 2차 독대하기 전, 삼성서 이미 최씨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6월 24일 삼성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게 되면) 박원오(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삼성이 당시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 측근으로 승마계서 최씨의 딸인 정씨를 돌보는 역할을 했다.


“지시 따랐을 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채 책임을 박 전 대통령에게로 돌렸다. 자신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중간에서 말을 전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지난 21일 안 전 수석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사초(史草)’라는 평가를 받는 안 전 수석 업무 수첩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졌지만, 안 전 수석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증거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최태원 SK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마친 뒤 안 전 수석으로부터 최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대한 소개 자료를 받았다고 각각 검찰에 진술했었다. 검찰이 조서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안 전 수석은 “기억이 안 난다. 박 전 대통령이 면담 때 직접 줬을 거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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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