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한국교총 안양옥 대표 vs 전교조 장석웅 위원장

“체벌대신 교육벌 필요” vs “체벌은 교육적 역효과”

[일요시사=이보배 기자] 많은 사람들이 체벌금지로 인해 교권이 무너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몸으로 체감하는 사람은 역시 일선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사들일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체벌금지와 무너지는 교권의 현실은 어디까지 가있을까. 이에 <일요시사>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대표와 전국교직원노동연합 장석웅 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교총, "폭력성 체벌 아닌 교육벌 반드시 필요해"
전교조, "체벌은 교육적 역효과 불러와 불필요"

-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져야 할 5월, 교육계에는 오히려 찬바람이 분다는 말이 있다. 실제 5월이 되면 교육자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어떤가.

▲안양옥 대표(이하 안):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교원들의 심정은 자긍심과 더불어 상실감이 교차되어 나타나왔다. 물론, 이러한 원인의 일차적 책임은 촌지를 수수하는 일부의 교원에게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분명히 교육자는 사회 어느 분야보다 도덕적 우위를 점해야 하고, 학생교육 과정에서 어떠한 사적이득을 결코 취해서는 결코 안 된다. 실정법이나 국민정서에 벗어나는 촌지수수 교사는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엄히 물어야 된다. 그러나 옥석가리기는 분명히 해야 한다.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깨끗한 교원마저 선의의 피해자가 되어 사기가 저하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총은 올해 제30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면서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선언문 선포식”을 갖고 깨끗한 교직풍토에 교직사회가 스스로 나설 것임을 천명하고 교육의 본질을 찾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학부모 등 사회가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 장석웅 위원장(이하 장): 특별히 5월이라고 해서 교육비리가 많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가정의 달 또는 교육의 달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기념일이 몰려 있다 보니 사회적 관심사가 높아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특히 스승의 날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비롯해 직간접적인 당사자들이 많다보니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촌지가 만연하던 시절에는 스승의 날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촌지가 부정부패로 인식되고 있고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행사나 향응을 제공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부담을 고려해서 스승의 날을 휴무일로 지정하는 학교들도 상당 수 있다. 5월에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아쉬움이 있다면 교육 문제에 대한 정부나 여론의 접근이 감각적인 부분에만 머무르지 말고 사회적으로 공감하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성찰의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 스승의 날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는 것 같다. 학생들 역시 이날을 별 기념일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떤가.

▲(안)
사제 간의 정을 나누고 정서적 유대감을 가져야 지덕체 함양이라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성과중심 및 입시위주의 교육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팽배함에 따라 학교교육에 있어 인성, 도덕, 예절, 감수성, 심신단련 등이 상대적으로 매우 소홀해지고 있다. 교사가 단순지식 전달자로 자리매김할 때 우리 교육은 死교육이 된다. 제자가 잘못된 길을 갈 때 가슴속에 눈물을 흘리며 사랑의 회초리를 드는 스승이 사라질 때 교육의 방임, 방종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스승의 날은 단지 선생님의 생일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 교육의 중요성과 세자간의 정을 새기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학생에게도 기쁨으로 다가오도록 교직사회가 먼저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 사랑, 존경, 감사 이런 말들은 강요하거나 주입해서 가능한 감정은 아니다. 사제동행이라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학생과 교사 간에 신뢰가 형성될 때 자애와 존경이 생겨나지 않겠는가. 스승의 날이라고 지정해서 기념식이나 하면서 학생들에게 교사는 스승이니까 존경해라 라고 강요해선 안 될 것이다. 일제고사를 비롯해서 교원 정책들까지 경쟁과 서열을 통해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골몰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창의성이나 주체성을 기르는 교육들이 소외되고 인성교육이 등한시 되는 현상들까지 나타나지 않나. 어른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아이들이 공동체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협력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삶의 가치를 중요하게 체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평가 등에 대한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그래야 교사와 학생이 상호 교감하면서 전인적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교육이 가능해 진다. 그리고 나면 서로 존중하며 사랑하는 사제동행이 가능해 질것이다.

- 그런가 하면 교원들의 사기가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오고 있다. 실제 근거 있는 이야기 인가. 또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안)
올해 교총이 전국의 유초중등 교원 17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교원의 78.9%가 최근 1~2년간 교직 만족도와 사기가 저하되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사기저하의 가장 큰 이유로 교원들은 학생에 대한 권위상실을 뽑고 있다. 이는 체벌금지 및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라 학교에서 교칙을 어기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한 최소한의 지도권마저 상실됨에 따라 대다수 학생들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수권이 무너졌다는 상실감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 수업에 전념할 수 없게 하는 잡무도 교원들의 어깨를 더욱 처지게 하고 있다.


▲(장) 스승의 날과 연관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근 들어 일반적인 경향을 보면 학교에서 업무량이 증가하고 학생들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여건들이 자꾸 축소되다 보니 교사들이 점점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 일제고사를 비롯해서 교원 성과급이나 교원평가와 같이 경쟁과 성과물 위주의 정책들이 강요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 단적인 예로 올해 교사폭행과 제자폭행 사건이 유독 많았다. 사제 간의 정이 실종된 느낌이다. 무엇이 사제관계를 삭막하고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보나.

▲(안)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교육열이 교육의 본질을 찾는 방향이 아닌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활용되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이를 이용한 일부 정치인과 교육행정가의 포퓰리즘 교육정책의 학교실험장화, 교원을 교육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몰고 감에 따른 교직의 위상약화 및 교권추락 등 다양한 변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 그런 사건이 유독 많았다기보다는 학생인권, 체벌금지가 이슈화되면서 언론에서 그런 사건을 많이 보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제관계가 삭막해지고 무의미해졌다는 표현은 표면적 현상에 대한 진단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 이면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학생지도에 있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90년대 말 ‘학교붕괴’론이 등장할 때쯤부터 시작되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사회적 과제가 되어야지 학교만 비난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 일각에서는 체벌금지 정책이 학생들로 하여금 선생님을 얕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안)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과거의 신체, 도구를 이용한 학생에 대한 직접적 체벌은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1인의 교사가 다수의 학생을 수업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문제 학생이 학칙을 어기고 수업을 방해할 경우, 다수의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수권을 보호할 최소한의 교사지도권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학교에서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할 했을 때의 제재를 ‘벌’을 통해 습득하게 함으로써,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규칙과 법의 존중 정신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벌은 교육적 가치를 가지며, 학생들의 바른 성장을 위한 학교의 책무이기도 하다.

▲(장) 체벌금지의 영향이 일부 있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체벌이 가능했던 시기에도 학생들의 공격 대상이 되는 교사들이 있었다. 선생님을 얕보는 학생일수록 체벌하는 교사 앞에서는 복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마음속에 분노와 원망을 품게 되어 교육적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선생님을 얕보는 학생은 선생님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친구들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심리를 보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체벌을 다시 허용한다고 해도 이런 현상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체벌금지 정책으로 인해 교권이 실추되었다면 지금까지는 체벌을 통해서 교권을 세워 왔다는 의미가 되지 않겠나.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교육현장에서 체벌의 필요성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안)
교육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에 교원의 불체포 특권 부여는 바로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정신의 산물이다. 잘한 것은 상주고, 못한 것은 벌을 주어야 한다. 체벌이 폭력이나 폭행이 아닌 교육적 합목적성을 가진다면 바로 교육벌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체벌금지에 대해 각종 언론의 학부모 및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3%에서 83%까지 체벌금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의 기강과 교사의 권위인정의 교육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학부모 및 국민들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장) 체벌은 교육적 효과가 낮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학생을 당장 복종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억울함, 분노 등이 생기게 함으로써 역효과를 낳게 된다. 최근 전교조가 어린이날을 맞이해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체벌이후 억울한 생각이 들었거나 교사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의견이 50% 가량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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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