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문재인 기막힌 평행이론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13:28:29
  • 호수 1109호
  • 댓글 0개

1997 ‘창’ 보면 2017 ‘문’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승승장구하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암초에 직면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치고 나오면서 믿었던 대세론은 금이 가기 시작했고,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선 문 후보가 과거 대세론을 구가하다 아들 병역 의혹으로 대권 꿈을 놓친 신한국당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20여년 전 지금의 문 후보와 유사한 길을 이미 걸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신한국당 이회장 전 총재다. 이 전 총재는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낸 정치거물로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대선주자였다. 1997년 당시 정가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 전 총재가 순탄히 대권을 쟁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똑같다”

하지만 이 전 총재는 DJP(고 김대중 전 대통령·김종필 전 국무총리)연합, 이인제 출마, 아들 병역기피 의혹이 겹치면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아들 병역 의혹은 ‘대쪽’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전 총재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남겼다.

1997년 11월24일 <한겨레>에선 15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97년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에 영향 준 사건들’을 정리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6%가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병역문제 의혹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김대중 비자금설’ 10.8%, 'DJP연합‘ 6.8%, ’이인제 경선 불복 탈당‘ 등이 뒤를 이었다. 


당시 이 전 총재는 정치권의 아들 병역 특혜 의혹 공세에 ‘거짓말’ ‘정치적 공세’라며 맞섰지만 국민들의 표심은 이 전 총재에게 등을 돌린 뒤였다. 아들 병역 의혹이 이 전 총재의 발목을 잡았다면 문 후보에게는 아들 취업특혜 의혹이 있다.

해당 특혜 의혹은 2007년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이래 10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의혹의 큰 그림은 당시 한국고용정보원장이었던 권재철 전 청와대 노동비서관과 문 후보간의 ‘특수관계’에 따른 권력형 비리라는 것이다.

권 전 비서관은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지냈던 2003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근무했다.

아들 군대 의혹 승승장구하다 삐걱
역대 대통령후보 스캔들 1위 꼽혀

특혜 쟁점은 ‘채용공고 미준수’ ‘필적 가필’ ‘응시서류 제출일’ 등이다. 이에 문 후보는 “(의혹이 있었다면) 이명박·박근혜정부서 가만히 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서 및 증거를 가지고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권의 지적에 문 후보의 해명은 궁색하다는 평가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우는 문 후보가 일종의 적폐라고 볼 수 있는 취업특혜 의혹에 대해 당당한 해명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의구심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문 후보에게 “아들 취업특혜 의혹을 해명하라”며 “해명하지 않고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회창 후보가 아들 병역비리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아 대선서 두 번 실패했다”며 “국민은 실수는 용서하지만 거짓말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의혹을 제기하는 측과 문 후보 측간 진실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현상은 해당 의혹이 불거지는 동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이회창 전 총재가 아들 병역 의혹으로 인해 지지율이 떨어지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덜미를 잡힌 패턴과 유사하다. 문재인 이회창 두 사람의 유사점은 아들 의혹과 더불어 ‘대세론’으로 이어진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대선서 패배한 뒤 대세론을 이어가며 2002년 대선을 준비했다.

당시 대선을 1년여 남긴 시점인 2001년 12월 <월간말>은 ‘이회창의 대선가도 아킬레스건 9가지’를 실었다. 9가지 중 한 가지인 ‘이회창 비토세력들의 이합집산’은 이 전 총재의 대선행을 가로막는 주요 변수로 봤다. ‘대세론’이 커질수록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비토론’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반이회창 전선’이라는 공통분모에 동의하는 세력들이 많아 어떠한 형태로든 ‘이회창 전선’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회창 대세론을 견제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전 의원은 막판 단일화를 이뤘다. 정 전 의원이 대선 전날 단일화를 철회하긴 했지만 민심은 노 전 대통령으로 결집됐다. 결국 이 전 총재는 대선 재수서 다시 한 번 낙방했다.

오는 19대 대선에선 문 후보가 대세론을 이루는 가운데 군소주자들의 ‘이합집산’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 입장서 우려스러운 부분은 ‘문재인 비토론’ 확산이다. 이러한 바람은 60대 이상 지지율서부터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60대 이상 지지율서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지지율을 앞질렀다. 앞서 전 세대서 고른 지지를 받았던 문 후보의 지지율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라는 실현 가능성 없는 가정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는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사가 조사하는 양자대결 구도 자체가 이번에 처음 실시한 것도 아니고 의도를 갖고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문 후보 측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 봉착한 대세론
점점 커지는 비토론
"적폐가 적폐청산?"

일단 문 후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안 후보는 “정치공학적 연대는 시대정신에 어긋난다”며 연대에 선을 그었다. 흥미로운 점은 안 후보가 ‘자강론’을 외치고 있음에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선 보수진영 후보의 몰락으로 자연스럽게 보수지지층이 안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만약 안 후보가 먼저 나서 보수진영과 연대를 주장했다면 집토끼(호남)를 놓쳤을 것이라 평가한다. 하지만 안 후보가 자강론을 외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 후보만은 안 된다’는 보수진영이 차악인 안 후보에게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도 상당히 누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전 총재의 경우도 첫 번째 대선서 낙방한 이후 줄곧 ‘대세론’을 지켜왔지만 동시에 피로도 누적과 경쟁자들의 집중포화로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했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가 콘크리트 지지율을 바탕으로 1등을 달리고 있지만 확장성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민주당 경선 이후 지표로 나타났다. 문 후보는 민주당 경선서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의 표를 흡수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당 안 후보는 한 자릿수에 머물던 지지율을 끌어올려 가상 양자대결서 문 후보를 앞질렀다. 일각서 문 후보가 과거 이 전 총재와 마찬가지로 대세론에 취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전 총재는 대세론으로 인해 당내 반대세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못했다. 그 결과 시시각각 변하는 대선판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악수를 뒀다. 문 후보의 경우도 ‘친문패권주의’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당내 반대세력을 포용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결과 쓴소리를 하는 인사들은 당을 떠났고 문 후보 곁에는 ‘호위무사’들만 남아 당내 건전한 비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누가 적폐?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 5일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국정 리더십 위기의 근본은 패권주의서 비롯됐다”며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한 친문 패권세력은 친박 패권세력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 후보는 입만 열면 적폐청산을 한다면서 진영논리로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친문 패권세력이 추구하는 정치는 분열의 정치인데 과연 국민이 청산 대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