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부 직원’ 의문의 청와대 파견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09:50:41
  • 호수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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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문가가 민정수석실에 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MB(이명박)정부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실패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내며, 자원외교 ‘몸통’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그는 빠져나갔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 의원이 감사원의 해외자원개발사업 감사 내용을 민정수석 고위관계자 A씨를 통해 알아봤으며, 민정수석실로 파견 간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을 통해 이를 ‘크로스 체크’했다는 의혹이 안팎서 제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이 와중에 박근혜정권 2인자로 불렸던 최경환 의원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특혜 채용 압력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박근혜정권서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실세 중 실세였다. 현 정권서 최 의원의 손길은 정·재계 전방위로 미쳤다는 시각이 다분하다.

두 정권서 실세
민정실에 입김?

특히 사정기관까지 그의 손길이 닿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중진공 특혜 채용 감사 무마다. 중진공 측은 최 의원의 전 인턴직원인 황모씨의 신입사원 채용 문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최 의원(당시 부총리) 측과 긴밀히 협의했다.

또 이영애 중진공 감사(전 새누리당 의원)가 김영호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을 노래방서 만나 ‘봐주기 감사’를 약속한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최 의원의 채용비리를 적발하고도 감사 보고서에는 그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고 ‘외부’라고만 표현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정권 실세인 최 의원을 감싸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황찬현 감사원 원장은 당시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서 단정적으로 (최 의원) 실명을 밝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외부라고 한 것”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도 유착됐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민정수석실은 사정권력(검찰·국정원·국세청·감사원·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의 정점에 있는 무소불위 권력이다.

복수의 사정기관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의원이 민정수석 고위 관계자 A씨에게 자신과 관련된 민원을 알아봤다. 이와 관련된 민정수석실 관계자의 전언도 있다.

이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핵심 관계자 A씨는 청와대로 파견 나온 감사원 직원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사업 감사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진행 상황을 최 의원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감사원 수뇌부도 인지하고 있었으며 협조했다”고 귀띔했다.

또 이 시기 해외자원개발사업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던 산업통상자원부 인사를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파견 보내며 감사 내용을 ‘크로스 체크했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태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원비서관은 산업부 출신으로 MB정부 시절 ‘에너지 통’이었던 것으로 확인했으며, 현재 청와대 민원비서관으로 파견 중이다. 최 비서관은 지경부 시절 최 의원이 장관으로 같이 근무한 바 있다.

자원부 소속 2명 ‘우병우 민정실’ 합류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데 파견 이유는?


그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이 한창이던 시절 에너지 부서의 핵심 요직을 거쳤다. 최 비서관은 ▲산업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본부 원자력산업팀 팀장(2007년2월~2008년2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과 석유산업과장(2008년3월~2008년9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과 과장(2008년9월 ~ 2009년11월) ▲국무총리실 산업정책관(2010년2월 ~ 2011년6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 원전산업정책관(2011년6월~2013년4월) 등을 지냈다.

이 부서들은 하나 같이 에너지 공기업 부채감축, 해외자원개발사업, 신재생에너지정책 수립 및 확산 보급을 맡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업정책관 역시 에너지자원 및 공무부문 에너지 절약 정책의 기획·관리를 한다. 산업부 내·외부에선 최 비서관울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기본 계획을 세운 에너지 전문가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 비서관이 거친 보직이 해외자원개발사업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취재결과 최 비서관은 2008년 7월 ‘기업 에너지절감 생존 전략 세미나’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관련된 강의를 했으며, 2012년 2월에는 국가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협력 조율을 위해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출장도 갔다.

최 비서관의 민정수석실 파견도 상당히 이례적인 인사였다. 통상 민정수석실은 법조계나 정치권, 사정기관 출신들이 근무한다. 또 중앙부처 공무원을 기용한 사례가 극히 드문 일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 인사에 대해 “규제개혁 차원의 민원 해결을 위해 정부부처의 업무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면서 공무원과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도 못믿어
크로스 체크?

하지만 사정기관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한 검찰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법조계나 사정기관 출신이 대부분”이라며 “산업부 출신이 민정수석실에 파견 갔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으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법사위 출신 보좌관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부 내부서도 이 인사에 대한 잡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이런 내용은 국무조정실서도 회자됐을 정도라고 한다.

 

최 비서관이 민정수석실로 파견 간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2015년 2월 민원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이 때는 감사원서 해외자원개발사업과 관련된 대대적인 감사를 앞둔 시기였다. 감사원의 감사는 2015년 3월25일 시작됐으며, 그 해 11월6일 감사결과가 최종 확정됐다.

이 기간 동안 최 의원이 A씨를 통해 알아본 내용을 해외자원개발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던 최 비서관에게 크로스 체크했다는 시각이 다분하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양이 방대하고 복잡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의원 입장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잘 알 만한 ‘아군’이 바로 최 비서관인 셈이다.

청와대로 들어오는 해외자원개발사업 민원을 사전에 통제할 포석으로 최 비서관을 파견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당시 청와대에는 에너지와 원전 사업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막후에 최경환 존재설 부상
MB정권 자원외교 주도 찔려
감사원 감사 등 수시 체크?

왜 최 의원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감사 내용을 민정수석실을 통해 알아봤을까’라는 의혹이 안팎에서 나올까. 당시는 박근혜정권의 국정 지지율이 정윤회 문건으로 집권 이례 최저치를 기록했던 시기. 반등의 계기를 삼기 위해 MB시절 문제 많던 사업들을 수사했다.


2015년 2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적폐청산’을 외치며 포스코 비리, 4대강 비리,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 수사 등에 사활을 걸었던 것도 이 맥락서 나왔다. 이 때문에 사실상 ‘MB수사’였으며, 이것을 주도한 곳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코너에 몰린 사람은 정권 실세였던 최 의원이었다. 그는 MB정부 시절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냈으며, 수십조원의 손실을 빚은 해외자원개발사업 몸통으로 지목됐다. 감사원조차 ‘이명박정부가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실패했다’고 못 박았다.

정치권서도 해외자원개발사업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야당은 최 의원을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감사원의 감사 보고에서도 최 의원을 비롯한 4인방(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장관)의 이름이 빠지면서 책임론에서 빠져 나갔다.

이런 정황들에 대해 감사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최 의원은 해외자원개발사업 책임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권 실세였던 그는 모든 책임을 피해갔다. 결과적으로 본인의 민원들이 성공적으로 처리됐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는 다르다. 전산을 돌리다가 무엇이 ‘툭’ 걸려나올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한 번 대대적으로 시작된 감사는 중간에 조용히 덮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며 “그렇기 때문에 중진공 감사와 마찬가지로 해외자원개발 감사에서도 최 의원의 ‘이름’ 정도는 가려줄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혹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외교 감사
보고 받았나?


반면 의혹의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측은 최 비서관 인사에 대해 최 의원과 “연관성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 의원에게 이 같은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답변은 없었다. 다만 최 의원실 보좌관은 “의원님이 감사원 감사에 개입했으면 중진공 특혜 채용으로 고발당했겠느냐”며 “A씨가 누구한테 보고할 사람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산업부장관 비서관도 민정수석실 파견, 왜?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비서관도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근무했다. 최 비서관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A씨와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정비서관실은 고위 공직자 및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사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공교롭게도 최 비서관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통분모가 상당하다. 먼저 최 비서관 역시 자원외교와 인연이 있다. 그는 노무현정부 때 해외자원개발사업 실무자였다. 노무현정부 때부터 시작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기틀을 닦은 인사 중 한 명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MB정부 때는 자원외교와 무관한 부서에서 근무했다. 또 최 비서관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최 의원과 동문이다. 이 외에도 부산 동천고등학교 출신으로 최 의원과 같은 경상도 출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산업부 내부에서는 최 비서관이 ‘최 라인’이라는 말도 나왔다. <창>
 

<기사 속 기사> 산업부 인사과 관계자 일문일답
“직원 3명 더 나갔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인사과 관계자는 최태현 청와대 민원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된 것에 대해 이례적인 인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산업부 인사과 관계자와 일문일답이다.

- 산업부 출신들이 민정수석실에 간 이유는?
▲그동안 산업부에서 계속 민정수석실에 파견을 나갔다. 이번 정권에서는 이들 말고도 산업부 출신 세 사람이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한 전례가 있다. 최 비서관 밑으로 산업부 직원이 행정관으로 파견 가기도 했다. 이례적인 게 아니다.

- 정치권이나 사정기관에선 이례적인 인사라고 보는데?
▲민정수석실 업무는 다양하다. 주로 사정과 인사를 검증한다. 최 비서관은 민원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사정과 검증 업무는 하지 않는다. 최 비서관은 청와대로 들어오는 각종 민원을 담당했다. 당시 청와대 민원을 담당할 비서관을 뽑는다고 해서 여러 부처에서 파견 대상을 추천받아 뽑은 것이다.

-최 비서관은 해외자원개발 업무와 연관된 일을 한 것 같은데?
▲최 비서관은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한 게 아니라 에너지 전문가다. 특히 오랫동안 원자력 쪽에 근무했다. 해외자원개발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안다. 일반 법 감정으로 어려운 분야가 에너지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최 비서관이 민정수석실에 파견 간 것으로 알고 있다.

- 해외자원개발 때문에 갔나?
▲그렇게 볼 수는 없다. 해외자원개발 업무 한 사람이 민원 업무 부서에 갈 이유가 없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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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