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이호준(41·NC 다이노스)이 ‘메리트 논란’과 관련해 결국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직서 사퇴했다.
하지만 ‘고액연봉’ 선수들을 향한 야구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선수협은 지난 3일 “이호준 회장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논란이 된 메리트(성적 보너스) 문제에 책임을 지고 선수협 회장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호준은 선수협을 통해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야구 팬들과 야구 관계자 여러분께 실망하게 해드린 점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정치·경제적으로도 위기인 상황에서 선수들의 입장만을 성급하게 오해를 살 정도로 주장했다는 점을 반성한다”며 “야구팬 여러분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메리트 논란은 지난달 27일 ‘선수협회 이사회서 구단이 주는 메리트가 부활하지 않으면 팬 사인회를 거부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언론 보도로 촉발했다.
'성적 보너스' 야구팬들 뿔났다
WBC 저조한 성적까지 겹쳐
논란에 커지자 이호준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무근”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이호준은 결국 선수협회장직을 사퇴했다. 이호준은 올해를 끝으로 선수로서도 은퇴한다고 공식 선언한 상태다.
선수협은 지난 2000년 구단들의 극심한 반대를 딛고 야구팬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 속에 출범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일부 고액 연봉자들의 이익단체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야구 게임 초상권 문제를 둘러싼 전임 집행부의 횡령·배임 혐의로 선수협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투명성을 갖고 쇄신을 위해 노력한 선수협은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 준수와 에이전트 제도 시행으로 뜻을 이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불법도박, 승부조작, 음주운전, 명예훼손, 음란행위, 가정폭력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선수협은 어떤 대처도 없었고, 책임도 지지 않았다. 지난해 승부조작 사태가 터졌을 때 이호준 회장이 재발시 20억원 연대 책임을 약속했지만 팬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