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지난 4일 노환으로 별세한 고 이순덕 할머니 빈소 조객록에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이름이 기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매체 <미디어몽구> 트위터에는 이순덕 할머니 빈소 조객록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방명록에 윤 장관 이름이 적혀 있네요. 조문 오지도 않았으면서. 늘 이런 식이지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윤 장관은 빈소를 방문하지 않았으며 조객록은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대리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윤 장관 대신 국장이 조문한다”며 “이번 경우도 정 국장이 장관 보고를 거친 뒤 대신 조의금을 전달했으며 이 할머니의 유족에게도 미리 알린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순덕 할머니 빈소 조객록
방문 안 했는데 이름 기재돼
이 할머니는 1918년 전북 김제서 태어나 16세 때 “쌀밥, 좋은 옷을 준다”는 일본인의 말에 속아 일본군에 끌려갔다. 그는 만주와 상하이를 옮겨 다니며 고초를 겪다 1945년 광복 후 귀국했다.
이 할머니는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최고령 생존자였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증언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해 피해자 11명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정신·물질적 손해를 끼쳤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위안부 문제가 불거질 당시 세계 곳곳을 돌며 자신이 겪은 일을 생생히 증언했다.
1991년에는 위안부 피해자 9명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광복 이후 처음으로 배상금 30만엔 지급 판결을 이끌기도 했다. 고 이순덕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38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