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같던 최순실-고영태 목격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1.31 11:38:26
  • 호수 10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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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정말 그렇고 그런 사이?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구속)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내연관계였다는 주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정서 나왔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해 지령 1086호 ‘최순실 측근 고영태는 강남 호빠 출신’이라는 기사에서 관련 의혹을 최초로 조명한 바 있다. 수개월이 지난 지금 최씨와 고씨가 내연관계라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어 다시 추적해봤다.

“검찰서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내연관계’라고 진술했죠?”(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 “그렇게 추측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호빠서 만났나?
옛 동료들 주장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대답이 나온 순간 헌법재판소 1층 대심판정이 술렁였다. 그간 최씨와 고씨가 모두 부인해왔던 이들의 내밀한 관계가 차씨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폭로됐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씨는 최씨와 고씨의 관계가 ‘내연관계’였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일요시사>는 지령 1086호 ‘최순실 측근 고영태는 강남 호빠 출신’ 기사를 통해 고씨가 호스트바 출신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당시 최씨와 고씨 관계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다. 그런데 <일요시사>는 강남 일대 복수의 화류계 관계자와 고씨 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고씨가 8∼9년 전까지 호스트 생활을 한 것을 확인했다.

본지 최초보도 후 ‘인연’에 관심 
내연관계 의심 정황들 속속 드러나


고씨는 광주서 출생했으며, 어려서부터 불우한 환경에 자란 것으로 전해진다. 고씨의 아버지는 5·18 때 계엄군에게 사망해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도 등장했다. 고씨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종목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의 집안 사정은 여전히 여의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광주시내 일대서 호스트 생활을 시작했으며, 부산 해운대 룸살롱 등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고씨의 이름까지 등장하자 강남 일대 화류계는 크게 술렁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가라오케 호떡(호스트바를 지칭하는 은어)이 정치계 거물이 됐다”며 놀라는 기색이었다.
 

과거 호스트바를 운영했던 한 관계자는 고씨가 수년 전에 면접 보러 다닌 것을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이 관계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청담·논현동 호스트바 추라이(면접) 보러 다녔던 사람”이라며 “몇 년 간 안 보이더니 이렇게 커버렸을 줄 꿈에도 몰랐다”고 <일요시사>를 통해 증언한 바 있다.

헌재 재판서
차은택 발언

한 인사는 지난 2000년대 중후반부터 최씨와 고씨가 교류했다고 귀띔했다. 과거 고씨와 밀접한 사이였던 이 인사는 “최씨와 고씨는 8∼9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고씨가 차은택 감독을 최씨에게 소개시켜줬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보도 이후 각종 언론서 고씨와 최씨를 둘러싼 후속보도들이 쏟아져나왔다.

지난해 10월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씨와 함께 호스트바 생활을 했던 옛 동료는 이 둘이 내연관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동료는 둘의 관계에 대해 “20세 나이 차이가 나는데 반말한다는 것은 너무 뻔한 얘기다. 보통 손님과 선수(호스트)들이 친해지면 반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고씨가 ‘박근혜 가방’으로 유명한 빌로밀로를 만든 것과 관련해 “최순실을 손님으로 만나 연인관계로 발전한 뒤에 속된 말로 공사를 친 것 같다”며 “호스트들이 손님들 돈을 뜯어내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것을 공사라고 하는데 그런 일은 허다하다”고 밝혔다.

“비스티 보이즈라고 유명한 영화도 있지 않은가. 속된 말로 더러운 면모들이 많이 있다. 중년 여성들이 호스트바에 오고 그런 접대들이 많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좀 씁쓸하다”고도 했다.

그는 “최순실이 손님으로 왔을 가능성이 크다.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한낱 아녀자와 호스트가 국책에 관여했다는 게 정말 어이없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과거 2006년 강남의 호스트바에서 고씨와 함께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TV조선>도 같은해 10월29일 최씨 지인의 증언을 토대로 최씨가 고씨를 10년 전 호스트바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인과 최씨는 10년 전부터 알고 지냈으며, 호스트바도 함께 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최씨의 지인은 “당시 '민우'라는 가명을 쓰던 고씨가 최씨에게 접대하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평소에 반말
질투도 폭발

차씨는 지난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검찰서 최순실씨와 고영태씨가 내연관계라고 진술했느냐”고 묻자 “그렇게 추측된다고 했다. 제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검찰이)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니 ‘이른 아침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청담동 레지던스 3층을 가보니 (고씨와 최씨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둘이 딱 붙어서 먹는 모습을 보고 내연관계를 의심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차씨에게 물었다.

이에 차씨는 “당시 분위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상황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박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최씨가 고씨 집에 갔더니 젊은 여자가 침대에 자고 있다가 ‘아줌마 누구냐’고 물어봐 최씨가 화를 내며 물건을 가지고 나왔다” 며 “고씨도 최씨가 가져간 1억원을 돌려받도록 해달라고 차씨에게 말한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차씨는 “예”라고 대답했다.

“보통 사이 아니었다”
복수 주변 관계자 증언

차씨는 “이 상황이 한쪽이 바람 피우다 걸린 전형적 모습이라고 보고 내연관계라고 생각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고영태씨가 본인보다 나이 많은 최순실씨와 돈 때문에 성관계를 한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 차씨는 “제가 직접 말한 것은 아니다. 고영태가 눈물을 글썽이며 ‘죽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왜 그런 마음을 가지냐’고 하자, (고씨가) 이야기를 하려다 말을 못 하면서 ‘그런거 있어요’라고 했다”며 “최씨와 고씨가 싸워서 헤어진 후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 혼자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
 


고씨는 그동안 호스트바 출신이라는 의혹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7일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해명했다. 고씨는 당시 최씨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 “빌로밀로라는 가방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 연락이 와 가방을 보여주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방 때문에?
당사자 부인

고씨는 최씨를 호스트바 마담과 손님으로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고씨는 <월간중앙>과 인터뷰서 “젊은 시절 청담동에 있는 한 가라오케서 영업사장으로 일했다. ‘호빠’에서 활동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자신이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언론에 보도된 바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저는 더블루K 직원으로 있었지 (제가 최씨의) 가까운 측근이 라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변호인단이 고영태 잡는 이유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구역질 나는 직업을 가진 남자의 거짓말로 나라가 큰 혼란에 빠졌다”며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고영태씨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탄핵심판사건 8차 변론이 열린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최순실씨가 고씨와 그 일당에게 당했다고 했는데 그런 내용이 충분히 정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증인으로 나선 차은택씨에게 ‘최씨와 고씨가 내연관계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고씨의 범죄경력조회를 신청했다가 기각당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고씨의 진술을 ‘탄핵’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 업종에 종사했고, 그런 전과가 있는 사람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씨는 기록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하면 절대 양심적 내부고발자가 아니다. 이번 사건이 누구에게서 시작됐냐. 전체 사실관계에 관한 그쪽(고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39명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등 이른바 ‘지연작전’을 펼치면서 비난 여론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탄핵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소추위원 측에서 증인을 신청한다고 했다가 철회하는 바람에 저희들이 대응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이 시작되기 전부터 박한철 헌재소장 재임기간 내에 종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국회가 탄핵소추사유를 많이 기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 권성동 탄핵소추위원장은 “박 대통령 측의 증인신청은 탄핵심판을 지연할 의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39명 중 11명은 이미 변호인 참여 하에 조사를 받아 그 진술조서가 증거로 채택됐다”며 신청한 증인들 상당수가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지 않고 불리한 진술이 예견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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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