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몇 개월 전부터 치매가 악화되셔서 거동도 불편하시고 사람들을 잘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큰 오빠가 자꾸 어머니에게 무슨 계약서 같은 것을 내밀며 도장을 찍어 달라 길래 보았더니, 어머니가 가진 상가 점포와 수도권 지역의 토지를 큰 오빠 자신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의 약정서였습니다.
제가 아픈 어머니한테 무슨 짓이냐고 화내면서 내쫓긴 했지만 어머니가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시고 모든 재산을 큰 오빠에게 줄 까봐 걱정됩니다. 어머니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려주세요.
[A] 민법상 성년후견제도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제도는 후견을 받는 본인의 의사 및 능력을 존중하는 제도로서 정신적 제약이 있어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된 성년을 보호하기 위해 후견인을 법원의 심판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후견제도는 민법 제9조부터 제14조의 3에 규정돼 있는데요, 크게는 성년, 한정,특정, 임의 후견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종류별로 후견의 내용과 범위에 있어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성년후견의 경우에 후견인의 권한이 가장 강합니다. 물론 법원의 심판을 통해 성년 후견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 법정후견인 성년, 한정, 특정후견 중 하나를 청구할 수 있으나, 법관의 재량 또는 법률에 따라 법원 심리 중에 더 적합한 후견으로 변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질문자 사안의 경우, 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시기 떄문에 질병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정후견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성년, 한정, 특정 후견이냐를 판단할 때에 있어서 ▲사무처리능력 ▲지속적으로 결여돼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법에서 말하는 사무처리 능력은 일반적으로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는 행위 즉 일반적인 매매나 임대차 계약을 하거나, 채권, 채무관계를 맺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말합니다.
또한 이러한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됐느냐의 판단은 비록 일시적으로 회복되더라도 그 회복이 불규칙하거나 상시적으로 결여돼있는 것일 경우, 지속적으로 결여됐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비록 치매에 걸리셨다해도 그 증세는 다양할 수 있으므로, 어머니가 통원하는 병원의 진단서, 주변인의 진술 등이 이러한 사무처리 능력의 지속적 결여에 대한 입증자료가 되므로 후견심판 청구전에 구비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성년후견제도의 청구권자는 어머니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등이 해당하므로 질문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를 위한 후견인 후보에 있어서는 사실 가족 중 한명을 후견인으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으나 아마 질문자의 형제들과 다툼이 있을 경우가 있으므로, 제3자를 후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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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