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박근혜 출구전략 넷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12.05 10:43:12
  • 호수 10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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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국에 노후까지 대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불통은 계속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국민 정서와 괴리를 보였다. 하야·탄핵 등 자신의 거취 문제보다 최순실 사태와 선을 긋는 데 방점을 둔 인상이 강했다. 오히려 공을 국회로 넘겨 일련의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박 대통령의 출구전략이 드디어 발동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정치권에 무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의 핵심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모두 국가를 위해서 한 일이라는 것 ▲대통령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 이 두 가지다. 사실상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야는 없을 것이란 대부분의 시민들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직접 자신의 거취 문제를 매듭짓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에 시민들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담화 발표가 있은 지 하루가 지난 11월3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실시한 정기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내용이 ‘퇴진 요구에 충실이 화답한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18.7%에 불과했다. 반면 ‘특검과 탄핵을 피하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답한 사람은 74.2%로 약 4배가량 많았다.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해도 국민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담화 발표 후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창원시청 광장에 모인 5000여명의 지역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쳤다.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거리로 나와 “즉각 내려오라”고 소리쳤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서도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담화 직후 긴급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의 담화는 국민의 즉각 퇴진 요구와 특검, 국정조사, 탄핵 등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해당 단체는 박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한 이유가 시간 끌기를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출구전략1]
개헌 물타기

담화 내용을 보면 표면적으로 정치권 안팎서 불거진 ‘질서 있는 퇴진’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정치권에 공을 넘기면서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그간 하야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즉 국민과 야당이 촉구하는 조기 퇴진을 위해서라도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국회가 나서서 해야 한다는 논리다.

결국 정치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박 대통령의 담화도 개헌을 담보로 한 결정으로 읽힌다. 개헌이란 단어를 직접 꺼내진 않았지만, 대통령이 언급한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를 위해서는 개헌이 유일한 방법이다. 사실상 국회가 개헌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 셈이다.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직전, 국회 시정연설서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던 것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앞서 박 대통령은 개헌을 두고 ‘블랙홀’이라고 정의내린 바 있어 정치권은 그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개헌을 바라보는 박 대통령의 시각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개헌 얘기가 정치권서 흘러나올 때마다 박 대통령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다며 ‘개헌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를 전후로 박 대통령은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개헌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비난의 화살을 자신들에게 돌리기 위해서라고 진단하고 있다.


두 번째 개헌 카드로 정치권 싸움 부추겨
인력·시한 등 검찰보다 못한 특검 선택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정치권은 박 대통령 임기 내 개헌의 접점을 찾기 힘든 구조다. 차기 정권 창출을 두고 정면대결을 펼치는 여야이기에 지루한 합의 과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 개헌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당내 대선주자들의 유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야 간 갈등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추미애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최근 비공개 회동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추 대표는 내년 1월까지 즉각적인 퇴진을 주장한 반면, 김 전 대표는 내년 4월 말까지 퇴진하면 된다고 맞섰다.

야권은 여야 협상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이후 더민주 추미애,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서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이 요구한 ‘임기단축을 위한 여야 간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불확실한 여야 협상에 맡겨 갈팡질팡하는 것보다 국회 절차에 맞춰 탄핵하는 게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최근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야3당에 대해 “참으로 오만한 태도”라며 “야당은 국회가 할 일, 정당이 할 일을 내팽개쳤다”고 비난했다. 여야 간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시민들의 화살은 정치권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

[출구전략2]
특검 선택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박영수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하며 “본격적인 특검의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수사에 대해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을 형사상 피의자로 규정한 검찰을 버리고 사실상 특검을 선택한 것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검찰이 제시한 대면조사 일정을 세 차례 어긴 바 있다. 지난달 29일 마지노선도 결국 지키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검찰은 안 되고 특검은 된다는 것일까. 박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검찰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혹평했다. 대통령 영향권 안에 있는 행정부 소속 검찰조직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정치권은 박 대통령이 특검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국면전환을 위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특검수사팀은 특검 임명 후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구성된다. 이후 70일 동안 1차 수사, 미진할 시 30일 추가 수사가 가능하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장 120일이 소요되는 것이다.

더민주 금태섭 의원은 “검찰수사는 당장 받아야 하지만 특검으로 가면 3개월 이상 시간을 벌게 된다. 그 사이 총리 문제 등으로 여야 진흙탕 싸움을 만들고 촛불집회가 시들해질 때를 노려 다른 방법으로 살길을 찾으려는 게 아닌가”라며 국면전환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이유로 특검이 검찰에 비해 화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인력, 조직력 등 수사의 힘을 결정짓는 사항 중 검찰에 비해 특검이 우위에 있다고 볼 만한 점은 없다.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인력 지원, 시간 제한 등에 자유롭다. 또한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 등 유관기관의 측면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특검은 이러한 부분들에서 한계가 있다.

특검 키포인트는 당연 박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이다. 이는 탄핵과도 직결되는 혐의다. 그러나 특검이 이를 밝혀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관측이 법조계서 흘러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검찰은 대기업에 대한 압박 수사가 가능하지만, 특검은 한시적 조직이기 때문에 대기업을 압박하기 힘들다.
 

또한 역대 특검이 새로운 혐의를 입증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로 꼽힌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특검의 경우 경호실 관계자를 기소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데는 실패했다. BBK특검 또한 이 전 대통령에게까지 미치지 못했다. 삼성 특검 역시 검찰수사에서 더 이상 나가지 못한 채 종결됐다.

[출구전략3]
동정심 유발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 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하여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 해왔다.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나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담화 초반부터 지난 18년간의 정치인생을 언급하며 “가슴이 더 무너져 내린다”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등 감성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를 두고 촛불로 들끓는 민심에 호소하며 지지층 결집을 모색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등 자신의 결백을 강조한 부분은 일련의 의혹에 대한 모든 책임이 최순실씨에게 있다고 방점을 찍은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이어지는 담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동정심 유발해 보수 재집결 의도
‘탄핵 불필요’ 기류 비박계 감지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나의 큰 잘못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내에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 그동안 나는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해왔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호소에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당청 지지율이 드디어 멈췄다. 특히 새누리당은 국민의당에 내줬던 2위 자리를 다시 되찾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일 ‘레이더P’ 의뢰로 실시·발표한 ‘11월 5주차 주중집계(11월28∼30일, 1518명, 응답률 11.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1%포인트 오른 9.8%로 조사됐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 역시 0.4%포인트 내린 86.0%로 회복세를 보였다.

새누리당도 최순실 사태로 지난 8주 동안 하락하던 지지율이 16.3%서 멈췄다. 국민의당이 15.3%로 하락함에 따라 새누리당은 2위 자리를 회복했다.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소수의 보수성향 지지층이 결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출구전략4]
탄핵 결사 저지

결국 탄핵을 막기 위한 담화 발표였다는 의혹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줄곧 탄핵보다 퇴진에 무게를 둬왔다. 이정현 대표는 지난달 30일 “야당이 12월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러한 기류는 비박계 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시점은 담화 발표 이후다. “탄핵에 앞장서겠다”던 김무성 전 대표 또한 “4월 퇴진이 적당하다”며 돌연 입장을 선회했다.

하야와 탄핵은 주체가 누구냐의 차이다.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하야라면 탄핵은 국민의 손에 끌려 내려오는 것이다.

헌법 제65조는 탄핵에 대해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새누리당서 얘기하는 퇴진은 시한을 정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란 의미에서 하야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담화 발표 후 당청이 힘을 합치는 모습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탄핵과 하야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대한 법률적 지원 부분이 현격히 차이나기 때문이다.
 

탄핵으로 대통령직을 상실할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없다. 경호동 마련과 경호 경비 예우 등을 제외한 연금과 각종 지원이 모두 사라진다.

반면 하야 시에는 임기를 마친 대통령과 동등한 지원을 받는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4조2항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임기 후 월급의 70% 정도를 연금으로 받는다. 또한 경호 지원, 비서관 3명, 운전기사 1명, 사무실, 통신, 본인 및 가족의 치료 지원, 기타 필요한 예우 등을 모두 국민 혈세로 지원받게 된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절대 놓칠 수 없는 혜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흔들리는 탄핵 대오
9일도 장담 못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2일 국회 본회의 표결이 무산됐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1일 탄핵안 발의-2일 본회의 표결’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 대오에서 이탈할 것을 우려해 2일 표결을 반대했다.

박 위원장은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은 발의가 목적이아니라 가결이 목적”이라며 “비박계가 탄핵에 동참하도록 개별적으로 말했지만 불행히도 비박계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오는 7일까지 퇴진 약속을 하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해 내일 탄핵 (의결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더민주는 탄핵소추안 2일 표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의지를 보였으나, 국민의당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비박계 측이 말한 것처럼 7일까지 박 대통령의 퇴진 약속이 없을 시 오는 9일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이다. 그러나 비박계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단일대오가 흔들리고 있어 9일 표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박 대통령이 하야를 하지 않고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경우 국회 탄핵안 통과 뒤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180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헌재가 탄핵을 확정하면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 8개월의 시간이 필요, 빨라도 내년 8월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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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