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즌 기대주> 서울지역 고등학교 투수 편

‘제2의 박찬호’ 명문 에이스 총집합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8월22일 양재동 더 케이 호텔(The K-Hotel) 그랜드볼룸서 2017시즌 한국프로야구(KBO) 2차 신인지명을 위한 드래프트가 실시됐다. 고졸예정자 692명, 대졸예정자 223명, 해외서 국내로 돌아 온 선수 13명 등 총 928명의 대상자 중 110명의 선수가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지명됐다.

지명자 가운데 대졸예정자는 투수 12명과 야수 12명, 총 24명만 지명돼 역대 최저를 기록, 대학야구의 위기로 비쳐졌지만, 내년 시즌 유망주 고등학교 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24명도 많게 생각될지 모를 일이다.

예년에 비해 유망한 투수가 줄어서일까. 이렇게 프로야구 구단들이 투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해는 없었다. 그러나 내년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선수들이 1학년이었던 작년 2015년부터 프로야구단의 스카우터들의 관심 대상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단 스카우터들과 고교야구 감독,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서울지역 고등학교 투수들을 학교별로 추려봤다.

덕수고


만 15세이던 작년도 2015년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 대회서 구속 150km/h의 강속구를 던지며 등장한 양창섭(180cm/74kg, 우투우타, 청량중)과 올해 2016년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 결승전 승리투수인 김동찬(181cm/85kg, 우투우타, 청량중), 2명의 투수가 가장 눈에 띈다.

내년도 고등학교 투수 중 이미 넘버원 투수로 꼽히는 양창섭이나 현재 140km/h 중반대의 구속을 기록 중인 김동찬이나 모두 불같은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성 변화구를 주무기로 갖추고 있다. 또한 공통적으로 멘탈이 강하며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유소년야구의 리틀야구단 시절부터 주목받아 온 양창섭은 올해 덕수고가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등 전국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데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고등학교 수준의 투수로는 거의 완성된 형태로 진화했다는 평.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에선 선수 보호 차원에서 등판하지 않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동찬은 얼마 전 열린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 대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장충고와의 결승전에서 감정 기복 없이 대담한 승부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그를 양창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선수로 꼽는다. 동계전지훈련을 거치면 150km/h의 구속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청량중을 거치며 현역 시절 연세대학교와 실업야구 포항체철 팀에서 명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강정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우승을 차지했던 대표팀 감독이었던 강 감독과 자타공인 고교야구 최고의 명장인 정 감독의 지도를 받은 두 선수가 내년에 야구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원고

고교야구 투수 중 넘버원으로 꼽히는 덕수고의 양창섭을 능가하는 투수가 있을까. 서울 청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조성훈(183cm/70kg, 우투우타, 건대부중)이다. 거의 모든 스포츠에, 특히 야구에선 지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 공통적인 견해가 있다.

바로 “어릴 때 잘하는 선수가 커서도 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혜성같이 등장하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 바로 조성훈이 그렇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야수로 활약하며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다. 고등학교 진학 후 신장이 10㎝ 이상 성장하며 투수로 전향했고, 1학년 때인 작년 시즌 추계리그부터 안정된 제구력이 뒷받침되는 140km/h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질은 더욱 정교하고 예리해졌다. 그를 지도한 서울 건대부중의 박찬민 감독은 “중학교 시절 왜소한 신체조건으로 힘이 붙지 않아서 타고난 기량의 재질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야구의 기본기와 투구의 자세가 아주 훌륭했던 선수”라고 평가했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
프로야구 스카우터들 벌써 관심

중학교 시절 아직 성장하지 못한 신체조건 때문에 투수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투수로서 자질을 간파했던 박 감독이 자신의 모교인 청원고로 진학시켜 윤성훈 감독의 지도를 받게 했다. 큰 신장에 유연성이 좋으며, 침착한 성격의 멘탈도 훌륭하다. 자신의 신체조건과 자질에 대한 이해력이 뒷받침되는 생각하는 야구를 할 줄 안다.

경기고

경기고에는 2명의 원투 펀치가 존재한다. 박신지(185cm/70kg, 우투우타, 영동중)와 최하늘(190cm/92kg, 우투우타, 자양중)이다. 박신지는 작년 시즌 때까지만 해도 빠른 공에 비해 제구력은 들쑥날쑥해 안정감을 주지 못했으나, 올해 완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경기고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번 추계리그 대회에선 안정된 제구력으로 최고 구속 148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3경기에 등판, 무사사구 17탈삼진에 무실점의 방어율을 기록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스리쿼터형의 최하늘도 3경기에 등판, 2승을 거두며 대회 우수투수상을 수상할 만큼 성장했다. 140km/h 중반대의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성 변화구를 갖췄고, 체격조건에서 볼 수 있듯이 장래성이 밝은 선수라 할 수 있겠다.

경기고는 이밖에도 1학년 투수 박주성(180c m/85kg, 우투우타, 건대부중)이 언제든지 등판 가능한 실력으로 선배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주성은 우승을 차지했던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서 맹활약했던 대표A팀의 주축 투수였다.


장충고

지난 추계리그 대회에 출전했던 모든 팀의 투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투수는 바로 장충고의 성동현(190cm/100kg, 우투우타, 홍은중)이었다. 최고 구속 151km/h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결승 토너먼트서 선린인터넷고를 만나 9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완봉승을 거둔 괴력의 당사자다.

체격조건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는 물론 프로를 포함한 전체 투수들 중 톱클래스의 신체를 갖췄다. 그래서 장래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

덕수고와의 결승전서 선발로 등판해 잠시 흔들리며 대량 득점을 허용했지만, 앞으로 경기 경험과 투수 출신인 장충고의 송민수 감독 지도하에 그러한 멘탈 문제도 무난히 극복하리라는 예상이다.

휘문고

지난 8월, 신임 감독인 휘문고의 이명수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우승을 거머쥐게 해준 휘문고 2학년생 에이스 안우진(188cm/88kg, 우투우타, 이수중)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추계리그에는 선수관리 차원에서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지만, 150km/h를 육박하는 강속구와 예리한 각도의 슬라이더성 변화구로 전국대회 우승을 주도했다.


선수층과 투수층이 두터운 휘문고에는 안우진 이외에도 좋은 자질의 투수들이 많은데, 특히 1학년생으로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주축 투수였던 김대한(185cm/78kg, 우투우타, 덕수중)의 보직이 관심을 받는다.

평소 외야수로도 활약하는 그는 타격에도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어 만 15세의 나이로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써의 능력 또한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내년 시즌 이 감독이 김대한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거리다.

김대한은 지난 청소년대회 당시 일본팀의 감독으로부터 동 연령 시절의 다르빗슈(현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서울고

지난 추계리그서 권의빈(179cm/75kg, 우투좌타, 경원중)과 주승우(173cm/63kg, 우투우타, 영동중), 김기훈(186cm/90kg, 우투우타, 영동중)이 분담 등판했다. 현재 재활 중인 신의찬(186cm/75kg, 우투우타, 이수중)도 2학년생 투수 중 좋은 구위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투타에서 천재성을 드러내며 150km/h를 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보직을 포수로 굳혀가는 강백호(181cm/90kg, 우투좌타, 이수중)가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한, 내년 시즌 서울고의 주축 투수는 겨울철 동계훈련이 지난 후 확정될 전망이다.

세계청소년대회(U15) 우승 주역이었던 1학년생 투수 최현일(185cm/77kg, 우투우타, 대치중)이 최근 150km/h에 육박하는 구속을 선보이며 막강 서울고의 내년 시즌 에이스로 활약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있다.

최근 몸무게가 늘어나며 140km/h의 중반이었던 구속에서 150km/h의 구속으로 공의 스피드를 늘린 최현일은 스리쿼터형의 투수로 훌륭한 밸런스 이동의 감각을 갖춰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 제구력이 뒷받침된 강속구를 던진다.

그를 야구에 입문시킨 이석구 배명고 수석코치는 “변화구의 궤도와 각을 종으로 떨어지는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고교 최고의 투수로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경북 구미 도개중고 '야구부 창단' 

지난 11월25일 경상북도 구미시 소재의 사립학교인 도개중학교와 도개고등학교가 교내 신축된 강당에서 야구부의 창단식을 가졌다. 이로써 우리나라에는 72개의 고등학교 야구팀이 존재하게 됐다. 이날의 창단식에는 이광환 KBO 육성위원장과 도내 야구 관계자, 구미시야구협회 임원진, 그리고 지역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경상북도 구미시 도개면에 자리 잡은 도개중과 도개고는 학교법인 도개학원이 설립한 면 단위의 사립학교로 초등학교도 운영 중이다. 도개고는 면 단위의 고등학교로 해마다 서울대학교와 연고대 등 국내의 명문대학교에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는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다. 도개중·도개고 야구부는 동계훈련을 거쳐 내년 2017 시즌부터 대한야구협회가 주최하는 모든 공식 대회에 출전한다.

창단 감독인 이상찬 감독은 “지역의 고교야구는 물론 도개중학교 야구부와 연계한 유소년야구 등을 포괄적으로 활성화하고 그러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이제까지 야구의 불모지였던 구미시를 대구에 이어 경상북도 야구의 또 다른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 속 기사> 제23회 다카하시 나오키컵 선전한 한국 대표팀

일본 요코하마서 개최됐던 '제23회 다카하시 나오키컵 중학야구대회'에 출전했던 서울지역 중학교 대표선발 A팀과 B팀들이 모든 공식 경기 일정을 끝내고 11월28일 귀국했다. 일본의 전일본소년경식야구연맹이 주최하고 닛칸스포츠신문사 등이 후원한 본 대회는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중 한 명인 다카하시 나오키(전 요미우리자이언츠, 투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23년 전 시작됐다.

작년까지는 일본의 국내대회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부터는 서울특별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통해 같은 연령대의 2개팀을 초청, 서울지역 중학교 선수 가운데 선발된 2개팀이 출전하며 확대됐다. 일본의 22개팀과 한국의 2개팀 등 총 24개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요코하마 지역의 7개 야구장에서 대회를 치렀다.

서울지역 대표 A팀과 B팀은 입상하지는 못했으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나은 인프라를 갖춘 일본의 경기장에서 같은 연령대의 일본 팀들을 맞아 선전했다. 국제 경기의 경험을 쌓고, 일본과 야구 교류의 폭을 확대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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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