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최순실 공소장 완전공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6.11.28 14:49:38
  • 호수 1090호
  • 댓글 0개

‘대통령과 공모하여~’ 9번 반복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검찰이 안종범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피의자들을 일괄 기소했다.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들과 ‘공모 관계’라는 초강수를 뒀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검찰에 입건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의 공소장 전문을 공개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혐의 상당 부분에 공모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향후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11시 ‘최·안·정’ 등 3인방을 구속 기소하면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직접 만나
기업에 갑질

<일요시사>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최씨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강요 미수, 사기미수죄. 안 전 수석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강요 미수죄 등이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구속기소됐다. 이들 배후에는 박 대통령이 있다는 게 검찰의 공소 요지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안 전 수석에게 “10대 그룹 중심으로 대기업 회장들과 단독 면담을 할 예정이니, 그룹 회장들에게 연락해 일정을 잡으라”고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은 10개 그룹 중심으로 대상 기업을 선정한 다음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삼성 등 7개(현대자동차, LG, SK, CJ, 한화, 한진) 그룹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각 그룹 회장들에게 지난해 7월24일 예정인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 회장단 초청 오찬간담회 직후 단독 면담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지난해 7월24일에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CJ그룹 손경식 회장, SK이노베이션 김창근 회장 등을, 7월25일에는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등 대기업 회장들과 순차적으로 단독 면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서 대기업 회장들에게 문화, 체육관련 재단 법인을 설립하는 데 적극 지원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은 단독 면담을 마친 뒤 안 전 수석에게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돈을 각출해 각 300억원 규모의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은 같은 해 7월부터 8월 사이에 이 내용을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서 최순실씨에게 “문화재단을 만들려고 하는데 재단 운영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씨는 재단의 이사장 등 임원진을 자신이 지정하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아울러 재단 업무 관련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는 등 재단의 인사 및 운영을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최씨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한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정 전 비서관에게 “리커창 중국 총리가 곧 방한 예정이다. 대통령이 지난 중국 방문 당시 문화교류를 활발히 하자고 하셨다”며 “구체적 방안으로 양국 문화재단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재단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와 연관성 보이는 혐의들 나열
안종범·정호성 의혹은 곧 대통령 의혹


이에 정 전 비서관은 최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재단 설립을 서두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안 전 수석에게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라고 하라”며 재단 명칭과 임원진 명단, 사무실 주소 등을 지시했다. 여기서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설립을 서두르라는 지시를 함으로써 기업들에게 출연금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박 대통령은 재단 임원진 명단과 사무실 위치 등 안 전 수석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다.

또 최씨는 지난해 9월말부터 10월까지 문화재단서 일할 임직원을 면접 후 직접 뽑았다. 재단 이사장과 사무총장, 이사 등 임원진 명단과 조직표 등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순실→정호성
→박근혜→안종범

안 전 수석은 이를 경제수석비서관실 소속 최모 경제금융비서관에게 전달했다.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최 비서관은 청와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경련이 준비해온 문건 등을 보고받고 재단 설립 등을 지시하면서 전경련이 보고한 9개 그룹의 분배 금액을 조정, 확정했다.

회의 결과에 따라 전경련은 지난해 10월, 삼성 등 그룹 임원들과 회의를 가지면서 그룹별 출연금 할당액을 전달했다. 이후 롯데도 출연 기업에 포함시키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이후 안 전 수석은 미르재단의 출연금 규모를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하고, 추가할 만한 그룹이 있는지 등의 확인을 다시 지시했다.

이에 따라 요청을 받은 18개 그룹 중 2개 그룹을 제외한 16개 그룹 대표 및 담당 임원들은 출연금 요구에 불응할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미르재단에 486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했다.
 

이후 최씨는 지난해 12월 스포츠재단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또 케이스포츠재단서 일할 임직원을 면접을 거쳐 선정한 다음 임원진 명단을 정 전 비서관에게 보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같은 달 안 전 수석에게 “정모 이사장, 김모 사무총장 등을 임원진으로 하고 사무실은 강남 부근으로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도와달라”
강력한 외압

안 전 수석은 이후 전경련 이 부회장에게 “예전에 말한대로 300억원 규모의 체육재단도 설립해야 하니 미르 때처럼 진행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 부회장은 전경련 직원들을 통해 미르재단 설립 과정서 연락했던 그룹을 기초로 출연금액을 할당했다. 결국 현대차 등 케이스포츠재단에 출연하기로 한 16개 그룹은 미르재단과 같이 케이스포츠재단에도 총 288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했다.

최씨는 자신의 지인으로부터 KD코퍼레이션이 해외 기업 및 대기업에 납품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11월 안 전 수석에게 “KD코퍼레이션은 흡착제 관련 기술이 있는 훌륭한 회사인데, 외국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니 현대차에서 그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후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함께 있는 가운데 현대차 정 회장 등에게 KD코퍼레이션을 소개했고, 납품 계약을 추진토록 했다. 이후 KD코퍼레이션과 현대차와의 납품계약 진행상황을 계속 점검하면서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결국 현대차 등은 지난해 2월 KD코퍼레이션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10억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받았다.

사실상 미르재단 설립
운영 최순실에 맡겨

최씨는 지난 1월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실 인근에 스포츠 매니지먼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더블루케이를 설립했다. 이후 지난 2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이라는 제하로 전국 5대 거점 지역에 체육시설을 건립하고 이권사업은 더블루케이가 담당하는 사업안을 마련한 뒤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로 인해 최씨는 대가 명목으로 KD코퍼레이션 대표로부터 시가 1100만원 상당의 명품백과 현금 5100만원 상당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또 KD코퍼레이션 대표가 박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해 10월, 사실상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안 전 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 회사소개 자료를 건네줬고, 안 전 수석은 현대차 정 회장에게 “이 회사가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봐 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플레이그라운드가 70억6000만원 상당의 광고 5건을 수주 받게 해 9억18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도록 했다.

최씨는 지난 1월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실 인근에 스포츠 매니지먼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더블루케이를 설립했다. 이후 지난 2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이라는 제하로 전국 5대 거점 지역에 체육시설을 건립하고 이권사업은 더블루케이가 담당하는 사업안을 마련한 뒤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 무렵 안 전 수석에게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단독 면담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렸다. 지난 3월 이뤄진 면담 이후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 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씨는 이후 더블루케이 관계자들에게 “이미 롯데그룹과 얘기가 다 됐으니 롯데그룹 관계자를 만나 지원 협조를 구하면 돈을 줄 것”이라고 지시했다. 결국 롯데그룹은 6개 계열사를 동원해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다.

포스코와 관련해서 박 대통령은 스포츠팀(배드민턴팀)을 창단하게 하고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 더블루케이가 매니지먼트를 맡기로 약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검찰은 공모라 보진 않았지만 지난해 2월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매각 당시 박 대통령이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회장을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고 의심했다.

청, 기밀 누설
대통령 주도?

KT에는 “최씨 측근 이동수씨 등이 채용되게 회장에게 연락하라”는 지시와 “플레이그라운드를 KT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게 하라”는 지시를 안 전 수석에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도 장애인 스포츠단을 창단하는 데 컨설팅할 기업으로 더블루케이를 소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과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의 공범으로 규정됐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이메일 또는 인편 등으로 전달하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지만 꽁꽁 얼어붙은 정국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의 날 선 공방이 22대 국회를 겨냥하면서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도 첩첩산중이다. 개원과 동시에 300명의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1대 국회가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국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은 끝내 벗지 못했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시작된 여야의 특검법 공방과 용산의 거부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탓이다. 상임위 줄다리기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하 채 상병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해당 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서 밝힌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로 돌아간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서 1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만큼 여권 내에서는 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해당 법안은 다음 달 이내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쌍특검’도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 법안에 포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더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이 밖에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을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서 “야당이 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끝까지 추진될 법안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특검 하나를 위해 드는 돈과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실제 특검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단어만으로도 무게가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예고한 만큼 주요 상임위 배분이 앞으로의 정국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원구성 여부가 22대 국회의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법-거부권 무한 도돌이표 야 ‘법사위·운영위’ 싹쓸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하겠다며 강경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이 견제에 나서면서 상임위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내 2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거나 예산안 등을 심사할 수 있어 여당의 몫으로 여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4·10 총선 민의를 받들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두 상임위를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켜온 여야 간의 견제와 균형을 깨트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1988년 13대 국회부터 집권당이 맡아왔다”며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을 통해 원 구성을 논의 테이블로 올렸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내달 5일 열릴 예정으로 원구성은 내달 7일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양당 모두 협상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해당 논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큰 걸음 내딛을까? 두 번째 쟁점은 개헌이다. 이전부터 정치권에선 37년째 그대로인 ‘87년 헌법’을 손보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의 이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개헌 논의는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22대 국회 전반기에 걸쳐 개헌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4년 중임제에 불을 붙인 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5년서 4년으로 단축해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춘다면 전국 단위 선거 횟수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게 이유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세븐(7)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 임금 명문화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조항 신설 ▲토지 공개념 강화 등을 요구했다. 개혁신당 역시 궤를 같이하며 4년 중임제에 군불을 때고 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해당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만 혁신당이 앞서 주장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無)당적화를 겨냥한 원(one) 포인트 개헌에 집중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건강한 관계를 제도화하고 정치와 국정에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당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부권 제안에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면서 남용되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5·18 개헌에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원 포인트 개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원 포인트가 아닌 포괄적 개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몸 푸는 한 수습하는 이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인데 그것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이런 생각이 있다”며 “이왕 개헌을 한다면 범위를 잡고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4년 중임제 등을 둘러싼 개헌 논의는 22대 국회 내내 거론된 것으로 예측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만장일치로 개헌안에 동의해도 총 192석에 그친다. 여당인 국민의힘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만큼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은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이재명-한동훈의 파워게임이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서 민주당 이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앞날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온갖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복귀 여부다. 총선 패배 이후 여의도를 떠났지만 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전당대회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정부의 정책을 꼬집는 글을 게재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 금지 정책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윤석열 배신론’이 불거지자 이를 의식한 듯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친윤(친 윤석열)계를 겨냥했다. 용산에 들이닥친 개헌 요구 한동훈-이재명 벌써 기싸움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로 예상된다. 비윤(비 윤석열)계까지 목소리를 얹기 시작한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속 당심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이목이 쏠린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연임론을 굳히는 모양새다. 국회의장 선거로 인해 ‘명심불패’ 공식이 깨졌다는 평이 나왔지만 당의 주요 인사들이 여론의 흐름을 꺾으면서 연임론을 다시 한번 궤도에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당화라고 지적을 하는데, 당 대표란 당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이가 선출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서 이 대표의 연임론이 제기되는 건 어떠한 이유에서든 당이 다시 한번 이재명이란 리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선거의 여파로 강성 지지층이 대거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원 권리 강화’를 내세웠다. 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선인이 한데 모인 초선 워크숍서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한 ‘당원민주주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당원 달래기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승화시켰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다수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만큼 당원의 권리를 강화함으로써 당의 장악력을 높이고 자연스레 당 대표 단일 후보로 우뚝 섰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8월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22대 국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한-이 갈등 제2라운드로 들어서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만큼 22대 국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반부터 군기 바짝 21대 정국을 집어삼킨 현안은 고스란히 22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이 1호 민생 법안으로 내놓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연금개혁 논란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잘라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초선을 중심으로 한 집단행동이 몸집을 키우면서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2대 국회 역시 강대강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4·10총선 유세 현장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쳐대던 ‘일하는 국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