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사원 수상한 징계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6.11.28 09:38:01
  • 호수 10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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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쳤는데 그냥 봐줬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엄격한 공직기강을 요구하는 감사원 공무원들의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감사원 공무원들이 뇌물, 성매매 등의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이 외에도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음주운전,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감사원 공무원들이 내부 징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한 명은 감사원 내부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 명은 나름 잘 나가고 있다.  
 

2014년 6월 검찰이 철피아(철도+마피아) 사태 수사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관 A씨가 철도 관련 납품 업체에게 억대 뇌물을 직접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헌법기관으로 공정성이 최우선시 되는 감사원 소속 감사관의 뇌물수수혐의는 파장이 컸다. A씨는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6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성매매 해도… 

앞서 같은 해 3월에는 감사원 감찰과 직원 B씨와 C씨가 피감기관인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술접대를 받고 성매매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해 7월 이들은 성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검찰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감사원 자체징계서도 정직과 감봉 수준에 그쳤다. 감사원 감찰과에선 내부 직원들의 기강 단속을 위해 수시로 ‘문자’를 돌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관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계속 이어졌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같은 해 7월 경 감사청구조사국장(2급) 이모씨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씨는 당시 고향(경상도 추정)서 서울로 향하는 길에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운전을 하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을 잤는데,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검찰로 통보했으며, 검찰서 그 처분결과가 내려왔다고 한다. 


이때 감사원은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긴 했으나 이씨의 내부 징계를 '어물쩍' 처리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국장(이씨)이 사고를 쳤음에도 사실상 다음해 인사에서 주요 보직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이씨는 지난해 1월28일 감사원 정기 인사에서 고위 감사 공무원에 속하는 대변인(2급)으로 발령났다. 대변인은 감사원 사무처 직제서 기획조정실장, 특별조사국장, 재정경제국장과 함께 4대 주요 요직으로 통한다.

감사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변인은 감사원의 스피커 역할을 맡기 때문에 ‘선임격’으로 불린다”며 “내부에선 승진인사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씨가 대변인으로 발령났을 당시 '의아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음주운전자로 내부 징계를 받은 사람이 감사원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기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수상한 인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이씨가 대변인에 이어 감사연구원장(1급)으로 승진됐다. 감사연구원은 감사원 소속의 전문연구기관으로 감사제도와 방법에 관한 조사·연구 및 감사 인프라 구축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한 마디로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던 사람이 감사원 ‘씽크탱크’ 수장이 됐다. 

음주 운전한 고위 공무원 승승장구
투서 날아온 공무원 교수 요원으로
 

이씨가 사고 전력이 있음에도 문제없이 승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이완수 사무총장이라는 '뒷배'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사무총장과 이씨는 대구고 동문 선후배라는 특수 관계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통상적인 인사’라는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씨)이 음주운전으로 징계 받은 사실이 있다”며 “하지만 대변인이나 연구원장으로 갔다고 해서 승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변인은 선임자리가 아니고, 연구원장도 주요요직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감사원은 국장들의 선임자리로 재정경제국장을 꼽았다. 그런데 정작 지난해 재정경제국에선 제1과장이었던 박모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날아든 투서로 인해 연초 인사 때 한국행정연구원으로 파견을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의 수상한 인사는 또 있다. 지난해 여름 공공감사운영단 제1과장이었던 배모씨가 감사 교육원으로 파견된 것.

청와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민정으로부터 감사원 직원 중 한 명이 문제가 있어 감사업무서 배제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 직원이 바로 배씨인 것으로 전해진다. 배씨가 어떤 부적절한 처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와 관련해 복수의 감사원 내부 관계자 역시 배씨가 감사원장 직권으로 감사업무서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배씨는 감사관임에도 불구하고 감사교육원 직제에 나와 있지 않은 교수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고를 쳤기 때문에 감사업무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배씨는 감사교육원 교수요원으로 공무원 대상 감사 교육 및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절한 처신으로 감사업무에서 배제된 사람이 감사관들의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배 과장(배씨)은 당시 정기 인사로 파견 나간 것일 뿐”이라며 “배 과장이 감사교육원으로 왜 파견됐는지 가타부타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 과장은 변호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교육자로서 적절하다고 인사권자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솜방망이 처분 

지난 10월10일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서 야당 의원들은 “감사할 것이 없다 (중략) 사고라도 치든가?”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감사원이 자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사실상 사고를 꾸준히 쳐왔는데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관리를 해온 것 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잡음이 있는 인사는 결국 감사원 전체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감사원 사고치면 교육원으로 유배? 


황창현 감사원 원장의 교육 사랑은 유별나다. 특히 감사원은 지난해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던 탓에 황 원장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유독 교육을 강조했다. 황 원장은 지난 2월 기자 회견에서 ‘높은 수준 교육’ ‘혹독하게 (중략) 평가 감사관 육성’ ‘보수 교육도 공격적’ 등의 단어를 쓰며 감사원 직원들에 대한 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감사원 내부 직원에 따르면 사고친 직원들 중 일부를 교육파견을 보내거나 감사교육원으로 인사를 내기도 한다. 감사교육원은 경기도 파주에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유배를 보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러니한 점은 교육을 강조했던 황 원장이 사고친 직원들 중 일부를 감사교육원으로 근신을 시킨다는 후문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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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