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룸살롱 ‘유리 상자 초이스’ 깜짝 등장

유리 상자 속 ‘명품 언니’ 미리보기 …얼굴도 서비스도 ‘명품’

최근 ‘유리 상자 초이스’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룸살롱이 많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업소는 기존의 룸살롱과는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수질도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명 ‘미러 초이스 시스템’이라고 하는 독특한 초이스 시스템을 구축해 많은 남성들의 호기심을 사고 있다.

또한 각종 접객 서비스나 안주 등 기타 다양한 면에서도 많은 변신을 시도했다. 그 결과 현재 상당수의 기존 룸살롱 마니아들이 이 업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 취재진은 현장에 직접 잠입, 그들의 영업 실태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또 유흥업소를 자주 이용하는 남성들로부터 이 업소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들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기존 ‘미러초이스’ 한 단계 업그레이드 손님끌기 분주
호텔 프런트와 견줘도 손색없는 럭셔리한 데스크

취재진이 A업소를 찾은 것은 지난 3월 초. 해당 룸살롱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이미 몇 개월 전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콘셉트로 오픈했던 상당수의 업소들이 초기에 ‘반짝’하고 인기를 얻다가 결국 소리 소문 없이 그 인기가 사그러드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업소를 찾았다. 
 
모든 것이 명쾌한 시스템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큰 기대 없이 A업소를 찾은 것치고 해당 업소는 기존의 업소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초기에만 인기를 끌고 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열기를 더해갔고, 급기야 저녁 시간이 되면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는 입장하는 것 자체가 힘든 지경에 이른 것.

취재진이 업소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프런트 데스크’였다. 일반 룸살롱의 모습이 아니라 호텔과 비슷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였다. 그곳에는 손님을 맞는 아가씨들이 있었고 철저한 시스템에 의해서 손님들을 맞았다.

룸에 입장하자 담당 상무가 술과 안주, 그리고 각종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그러나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더욱 중요한 일이다. 웨이터들의 매너 또한 깔끔하기 그지없었다.

일반 룸살롱의 경우 웨이터는 오로지 팁만으로 수익을 삼고 있기 때문에 웨이터들이 자주 룸에 들락거리는 일이 적지 않다. 심지어 아가씨들이 먼저 나서서 ‘웨이터 오빠 팁 좀 챙겨주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해가 되지 않는 바도 아니고, 또 매너의 차원에서는 웨이터에게 팁을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A업소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 물론 손님이 원하면 언제든지 팁을 줄 수 있지만, 팁에 대한 그 어떤 무언의 강요나 압박 같은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모든 것을 철저하게 시스템에 의존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의 강점은 이러한 점에 국한되지 않았다. 많은 남성들이 룸살롱에 가는 핵심적인 이유인 ‘아가씨’의 선택에서도 전혀 다른 방식의 초이스 시스템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룸살롱의 초이스 시간은 손님과 아가씨가 서로 민망한 시간이기도 하다. 물론 이 시간을 최대한 즐기면서 여러 번 아가씨를 보는 것 자체를 즐기는 남성들도 있지만 역시 아가씨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초이스가 편안한 시간은 아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이러한 초이스의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이른바 ‘미러 초이스 시스템’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마치 카페 같은 공간에 아가씨들이 모여 있고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는 유리를 통해 남성들이 아가씨의 모습을 관찰하고 초이스하는 것이다.

60명 아가씨 유리 상자 속 상시 대기 ‘관음 심리’ 충족도
영업 상무부터 웨이터, 아가씨까지 똘똘 뭉쳐 서비스 ‘짱’

이런 방식으로 초이스를 하게 되면 손님과 아가씨 간의 어색한 시간이 줄게 되고, 남성 또한 시간에 쫓기면서 초이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아가씨들의 일반적인 소개방식인 1번, 2번 등등의 번호를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되니 한결 편안하게 초이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곳에는 무려 60명 정도의 아가씨들이 매일 저녁 상주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숫자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없을 리는 없다는 점에서 거의 대부분의 남성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스타일을 찾는다고 한다.

실제 취재진 역시 이런 방식으로 초이스를 해보기로 했다. 유리 상자 안에는 아가씨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관음증’을 만족시켜주기도 했다. 아가씨들은 긴장된 표정 없이 전화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으며 동료 아가씨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다. 남성들은 모두 그 모습을 세세하게 관찰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아가씨들을 고르는 듯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A업소를 경험해본 남성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까.

“우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업소의 모든 운영이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 시스템이 있으면 영업 상무와 웨이터, 손님 간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잔머리 싸움이 없어지게 된다. 편하게 술 먹으러 갔다가 머리싸움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다른 업소들에서는 종종 이런 일들을 경험해 본 터라 이곳의 시스템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직장인 이모씨)

영업진들의 ‘마음과 배려’
A업소의 최대 강점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A업소의 최대 강점은 초이스 방식에 있다. 초이스 방식에 대한 변화는 많은 남성들에게 환호를 이끌어 냈다.

“사실 이 유리 상자 초이스 시스템은 필리핀, 태국 등에서 벤치마킹 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태국에 있었을 때에도 상당히 재미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한국에 들어왔다고 하니 더할 수 없이 반가웠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구현되다 보니 당연히 고급스러운 수준의 높은 차원으로 변형됐다. 아가씨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이런 방식을 통해서 내 마음에 꼭 드는 아가씨를 선택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어쨌든 이 업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이러한 초이스 시스템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선택하니 룸살롱에 있는 시간 자체도 즐거웠고 돈을 계산할 때에도 유쾌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드는 룸살롱이라고 할 수 있다.”(직장인 조모씨)

때로 일부 남성은 이러한 룸살롱이 생겼다는 것 자체를 ‘신선한 기획’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룸살롱의 전통적인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꿨다는 점이 꽤 매력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발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나 같은 경우도 업무를 진행할 때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룸살롱에서 그런 것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결국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디테일의 힘’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소한 작은 차이가 차별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점에서 손님들에게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준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서비스였다고 할 수 있다.”(직장인 최모씨)

그러나 정작 이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시스템이나 초이스의 방식보다는 자신들의 ‘정성과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A업소 관계자는 “우리에게는 럭셔리 이상의 ‘플러스 알파’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단순히 미러 초이스라든지, 혹은 안주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고객이 최선의 서비스를 아무런 불편 없이 받을 수 있는 동선의 최소화이고 효율적인 시간 관리, 그리고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배려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아가씨에 관한 한 절대로 타협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가씨에 대한 기준을 ‘명품’으로 정한다. 외모는 물론이고 행동, 스타일, 매력까지 모두 갖춰야 하고 이른바 고객에 대한 접객 마인드가 부족하다면 아예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손님들은 우리를 믿고 올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서 즐겁고 환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A업소의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은 향후 한동안 룸살롱 업계에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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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