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2011 연예인 X파일 & X파일 변천사

미확인 정보 수두룩…사실이든 아니든 가슴엔 ‘피멍’


최근 ‘연예인 X파일’ 4탄이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연예계가 비상에 걸렸다. 지난 2005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인 X파일’ 사건 이후 2008년, 2010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연예인에 대한 사적인 정보를 폭로하고 있는 ‘연예인 X파일’ 4탄은 이니셜로 처리했으나 글의 말미에 실명을 거론해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루머의 수준을 넘어 갈수록 위험천만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는 ‘연예인 X파일’의 변천사를 들춰보았다. 

2005년 1탄  리포터 인터뷰 토대로 광고회사가 제작
2008년 2탄  1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용 허술


2005년 ‘연예인 X파일’ 1탄

‘연예인 X파일’의 원조 격으로 2005년 1월 한 광고회사 측이 리포터 8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국내 정상급 연예인 99명에 대한 사적인 정보와 그들을 둘러싼 소문에 관한 문건을 만들었다.‘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전문가 Depth Interview 결과 보고서’라는 이 문건은 113페이지 분량의 파워포인트 문서다.

이 문서는 다시 PDF로 변환돼 있다. 각 모델별로 사진 이름, 현재 위치, 비전, 매력·재능, 자기 관리, 소문 등 총 7개 항목으로 분류, 각 항목별로 별점 형태의 점수를 매기고 있다. 이 자료는 “광고 모델에 관한 자료 수집을 통해 모델로서의 가치를 파악하고, 모델 계약 이후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연에 관리하여 광고주의 Risk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음”이라고 조사 목적을 밝히고 있다.

또 심층 인터뷰를 자료 수집 방법으로 사용하고, 통신사 기자와 스포츠지, 유명 TV연예 프로그램 리포터 등 총 10명·응답 대상자로 참여했다고 게재돼 있다. 이 자료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풍문 등이 여과 없이 담겨 있다. ‘마약 사건 연루 시 XXX씨와 XX기업에서 돈을 들여 구명해 줬다는 설’ ‘모 기획사 사장과 연인 관계’‘레즈비언 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나열했다. 또 매력·재능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 작성자의 신체적 결함, 연기력 등에 관한 주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2008년‘연예인 X파일’ 2탄

‘연예인 X파일’ 1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해 아마추어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X파일 상단에 ‘Y뉴스 기자들의 개인 비밀 노트를 무단 복사한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다.‘연예인 X파일’ 2탄의 내용을 보면, 일부 톱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남성 편력, 연예인 부부들의 뒷얘기와 곧 결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연예인 커플들, 연예인 커플들의 파경설과 드라마에서의 연기가 실제 생활로 이어져 동거설이 나돌고 있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특히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여자 톱스타 A양의 경우 그녀의 사생활과 그간 그녀와 염문에 휩싸였던 남자 연예인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 눈길을 끈다. A양은 평소 술자리에서 술버릇이 고약하고, 일단 술에 취하면 앞뒤를 안 가리고 ‘가는’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운동선수를 ‘잡아먹는’ 킬러라는 것. 지난 99년 12월 모 호텔에서 있었던 패션쇼가 끝난 뒤 당시 모델로 출연했던 A양과 운동선수 B씨가 호텔 17층으로 동시에 올라가는 것이 목격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당시 A양을 인터뷰하기로 한 방송사의 PD는 A양이 갑자기 사라져 AD와 FD를 시켜 찾게 했는데, 당시 FD가 17층으로 올라갔고 옆에 B씨도 같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A양의 소속사 대표는 “못 본 것으로 해달라”며 담당 PD에게 애걸복걸.  B씨도 당시 소속팀 단장에게 “처신에 조심하라”며 따끔하게 주의를 받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탤런트 D씨는 몸 팔고 CF를 따낸 것으로 나와 있다. 모 그룹 C회장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호색가로 유명. C회장을 거쳐간 연예인들은 주로 그룹 계열사의 광고 주인공으로 등장한 여자 연예인들이 대부분. 특히 유명한 사건은 지난 99년 모 광고사건. 당시 모 그룹 광고 계열사인 H사는 다른 여자 연예인을 염두에 두고 스토리 보드까지 완성한 상태에서 갑자기 그룹 회장의 지시로 탤런트 D씨를 광고 주인공으로 발탁. D씨는 최고급을 지향하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당시 작업을 했던 AE와 감독 등이 엄청 애를 먹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C회장의 채홍사 역할을 하는 사람은 H사의 국장으로 일하는 P씨인데 지난해 10월 H사의 대규모 감원 때도 P국장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 고래심줄을 과시했다고. 특히 P국장은 C회장 말고도 그룹의 회장단에게도 골고루 여자를 분배해, C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사장단에게도 엄청 총애를 받고 있다고 함. 이외에도 ‘최근 A양과 B군이 헤어진 진상은?’ ‘C양의 낙태설’ 등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2010년‘연예인 X파일’ 3탄

‘연예인 X파일’ 1탄에 이어 ‘연예인 X파일’ 2탄의 후속 판으로 불리고 있다. 2009년 말 “인터넷에 ‘연예인 X파일’ 3탄이 돌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했던 괴문서가 급기야 2010년 2월 초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버젓이 게시됐다. 게시물은 연예인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낭패를 보고도 남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일부 떠도는 소문과 함께 소문의 주인공인 연예인들의 실명이 병기돼 그 심각성을 더한다. 문서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해당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펄쩍 뛰고도 남을 만한 허위 내용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괴문서에 올라온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열애 기사가 터졌지만 극구 부인한 가수 A양과 탤런트 B군은 아직도 교제를 하고 있다. 홍대 근처에서 자주 목격된다. 개그맨 C군과 방송인 D양은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기로 유명하며 최근 D양이 C군의 소속사로 옮겼다. C군이 D양을 방송에 많이 꽂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3탄  소문으로 떠도는 허위 내용들 담겨
2011년 4탄  과거와 달리 무시무시한 확산 문제

평소 어린 연예인들에게 들이대기로 유명한 가수 E군은 연예인 F양에게도 들이댔다. 일부러 가수들만 참석하는 파티를 만들고 F양과 같은 기획사 연예인들을 시켜 F양도 참석하게 한 다음 파티 내내 F양을 옆에 앉혀놓고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사귀지 못했다. 가수 I양은 걸그룹에 들어온 것 자체가 부모의 힘이 컸다. 아빠가 연예 투자자여서 소속사와도 친분이 두터워 소개로 오디션도 없이 바로 합격했다. 집이 부자여서 성격이 좀 제멋대로인 편이다. 물론 소속사 교육 아래 현재 말썽부리는 일은 없다.

가수 J군은 소문처럼 걸그룹 멤버 K양과 사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연상 일반인 여자 친구가 있다. 가수 M양은 화장품 모델 발탁 언론 발표 훨씬 이전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면 촬영에 맞춰서 성형하고 조용히 묻으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닌 데다 생방송으로 이미 알려지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성형 사실을 밝혔다.  방송에 얼굴 상태가 나가고 네티즌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 소속사와도 마찰이 심했고 본인이 방송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했다. 이외에도 ‘가수 H양 방광염’ ‘다수 연예인들 수면 마취제 중독’ 등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2011년‘연예인 X파일’ 4탄

과거 ‘연예인 X파일’이 사이버 상에서 확산됐다면 이번 ‘연예인 X파일’ 4탄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퍼졌다. 수많은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스마트 기기의 특성상 ‘연예인 X파일’ 4탄은 빠르게 전파됐다. ‘연예인 X파일’ 4탄에는 입이 쩍 벌어질 만한 톱스타들의 이름이 수두룩하게 등장한다. ‘카더라’ 통신을 짜깁기한 수준이라 신빙성은 없지만 톱스타들의 은밀한 사생활이라 뜨거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자극적인 내용들이다.


탤런트 B양과 C군은 해외 촬영장에서 같은 호텔방을 사용했다. 이들과 함께 촬영차 해외에 다녀온 제보자에 따르면 B양과 C군이 같은 방에서 나오는 것을 여러 번 목도했지만 처음엔 단순히 대본 연습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이내 눈치채게 됐다. 호텔 로비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모이기로 한 날, 벌건 대낮에 B양이 젖은 머리를 한 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5분 후 똑같이 머리가 젖은 C군이 모습을 드러냈고, 마치 B양을 그날 처음 본 사람인 듯 대하며 눈에 띄게 과장된 ‘발연기’로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살인 눈웃음과 폭풍 비주얼로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H양의 실제 성격은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 빵빵한 소속사 백을 믿어서인지 선배 앞에서 목에 깁스하는 센스는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통수에 대놓고 욕하는 대담한 스킬까지 콤보로 겸비했다. 최근엔 소속사 오라버님들에게 배운 ‘구름과자’의 세계에 푹 빠져 줄담배 신공도 펼친다. 여자 선배들에게는 이처럼 무서운(?) 후배지만 남자 선배들에게는 또 이처럼 달콤한 후배도 없다.

이외에도 ‘참한 이미지의 꽃미남 아이돌 A군이 룸살롱 중독이다’ ‘남성 톱스타 B씨가 은밀한 부위의 질환으로 인해 비밀리에 병원을 찾았다. 중요 부위를 키우는 수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으로 심각한 염증을 앓고 있다’ ‘연기력에서 손꼽히는 톱스타 C양이 올해만 두 차례나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갔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D군이 중학생 시절 집단 성폭행에 가담했다’ ‘이혼녀 연기자 H씨가 나이 어린 로드매니저와 살림을 차렸다. 남자 밝힘증이 있는 H양의 매니저는 낮에는 매니저로, 밤에는 서방 노릇을 하느라 몸이 많이 축났다’ 등 자극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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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목줄 잡은 대법원 막전막후

이재명 목줄 잡은 대법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을 앞두고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대권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받는 후보가 또 한 번 판결대에 서야 할 상황에 놓인 것. 그 후보로서는 지난 대선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리스크를 떨칠 기회이면서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위기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대법원이 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오는 6월3일 조기 대선이 열린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각 당은 최종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컷오프를 거쳐 8명의 후보를 추린 후 1차 경선서 4명을 뽑았다. 2차 경선서 과반 득표자 여부에 따라 추가 경선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민주당은 3명의 후보가 4개 권역을 돌며 지난 27일,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압도적 1위 제동 걸리나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최악의 악재를 짊어진 상태다. 조기 대선의 책임 소재가 여당인 국민의힘에도 지워진 상황이라 내부가 혼란스럽다. 실제 후보 간에도 탄핵 찬성과 반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종 1인이 결정되는 다음 달 3일까지 후보 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1극 독주’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경선 지역마다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였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보다 높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경쟁자로 나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은 한 자릿수 득표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지난 27일 마지막 경선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다자 대결, 양자 대결서도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어떤 후보와 붙어도 15%~20%p 차이로 넉넉하게 앞선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재수 끝에 대권을 잡는 데 성공한 문재인 전 대통령 때와 오버랩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표현이 선거를 지배했듯, 이번 대선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 유권자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이냐, 아니냐’로 흘러가던 선거 구도에 대법원이라는 변수가 던져졌다.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처음 불거져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전 대표의 발목에 달려 있던 ‘사법 리스크’가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중에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다시 한번 판결대 위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선 과정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로 판결했다. 항소심 유죄, 무죄로 뒤집어 김명수 체제서 7대 5로 회생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지난달 26일에 나왔다. 이후 헌재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이 전 대표의 대선 행보를 막을 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1심은 기소 후 6개월, 2·3심은 3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6·3·3 규정에 따라 대법원 판결은 대선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전 대표의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에 회부하면서 상황이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오전,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오경미·권영준·엄상필·박영재 대법관으로 구성된 2부에 배당했다. 주심은 박영재 대법관이 맡았다. 그러나 곧이어 해당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전합은 ▲소부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기존 대법 판례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소부서 재판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의 상황에 올리게 된다. 사건이 전합에 회부되면서 조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재판 업무를 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 회피를 신청한 노태악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이 최종 판결 선고를 포함해 심리 및 판단을 하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노 대법관은 이해 충돌을 우려해 전합으로부터 빠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사건을 전합에 회부하고 첫 기일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도 기일을 잡았다. 대법원이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판결 선고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시에 이 전 대표 앞에도 몇 가지 경우의 수가 놓이게 됐다. 먼저 대법원이 상고 기각을 하는 경우다. 항소심 재판부가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대법원이 기각하면 공직선거법 사건은 그대로 마무리된다. 이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정말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어지는 셈이다. 변수 등장 경우의 수 반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는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한다고 해서 바로 형이 결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확정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대선 전에 최종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이 경우에는 이 전 대표의 대선후보 자격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파기자판’ 가능성도 나온다. 파기자판은 상급심 재판부가 하급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하면서 사건을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대법원이 판결을 하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보수 진영 등에서 대선 전까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두고 파기자판 가능성을 거론했던 바 있다. 대법원이 벌금 100만원 이상으로 유죄 판결을 내린다면 이 전 대표는 피선거권 박탈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에 대한 법리해석을 따지는 법률심에 해당하며, 징역 10년 이하의 형이 선고된 사건에 대해선 양형을 판단하지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파기자판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대법원이 심리를 서두르는 것과는 별개로 선고가 대선 이후에 나면 헌법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점화될 전망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5년 만에 평행이론? 여기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 ‘소추’에 대한 해석이다. 기소로 봐야 하는지, 기소와 재판을 합쳐서 봐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 또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판 정지 여부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행보를 경계하는 듯한 모양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 전 대표는 우리 당 대선 (경선) 후보기도 하지만 선고 결과에 따라 우리 당이 직접적 영향을 받는 사건이라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이 불가피하다”면서 “(대법원의)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대법원이 국민 참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전 대표의 운명이 또다시 대법원의 결정에 달렸다는 점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전 대법원의 판결로 ‘기사회생’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도 받았다. 1심과 2심 모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허위 사실 공표에 대해서는 판결이 엇갈렸다.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였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량으로 대법원서 확정되면 이 전 대표는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상황이었다. 경기도지사직은 물론 대선 가도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판이었다. 조희대 체제도 12명이 판결 이례적 속도전 대선 전에? 대법원은 이 전 대표의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 판결에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12명 대법관의 의견은 7(무죄) 대 5(유죄)로 갈렸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7명의 대법관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상대 후보자의 공격적 질문에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 또는 일부 부정확하거나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이라고 봤다.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전체 진술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반면 박상옥 전 대법관 등 5명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할 정도로 왜곡됐다면서 유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상대방 후보의 질문이 즉흥적인 것도 아니었고 이 전 대표도 답변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당시 판결이 낳은 후폭풍이다. 7대 5 판결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재판 거래 의혹으로 번졌다. 특히 화천대유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만배씨가 대법원 선고를 전후해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의 집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여기에 권 전 대법관은 퇴직 이후 2020년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등록 없이 변호사로 활동한 혐의도 받았다. 이 기간 그는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또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6명 가운데 1명이기도 하다. 2표 차로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이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임기를 마치고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결국 2022년 대선서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지긴 했지만 대법원 판결이 없었다면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할 뻔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5년 뒤 이 전 대표는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고비마다 또 한 번? 문제는 이 전 대표의 발목에 달린 모래주머니다. 이 전 대표는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에서 공직선거법 사건만 확정 판결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이번에 대법원이라는 산만 넘으면 이 전 대표 앞에는 ‘꽃길’만 깔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건 대법원에 달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