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2011 연예인 X파일 & X파일 변천사

미확인 정보 수두룩…사실이든 아니든 가슴엔 ‘피멍’


최근 ‘연예인 X파일’ 4탄이 무차별 유포되고 있어 연예계가 비상에 걸렸다. 지난 2005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인 X파일’ 사건 이후 2008년, 2010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연예인에 대한 사적인 정보를 폭로하고 있는 ‘연예인 X파일’ 4탄은 이니셜로 처리했으나 글의 말미에 실명을 거론해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루머의 수준을 넘어 갈수록 위험천만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는 ‘연예인 X파일’의 변천사를 들춰보았다. 

2005년 1탄  리포터 인터뷰 토대로 광고회사가 제작
2008년 2탄  1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용 허술


2005년 ‘연예인 X파일’ 1탄

‘연예인 X파일’의 원조 격으로 2005년 1월 한 광고회사 측이 리포터 8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국내 정상급 연예인 99명에 대한 사적인 정보와 그들을 둘러싼 소문에 관한 문건을 만들었다.‘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전문가 Depth Interview 결과 보고서’라는 이 문건은 113페이지 분량의 파워포인트 문서다.

이 문서는 다시 PDF로 변환돼 있다. 각 모델별로 사진 이름, 현재 위치, 비전, 매력·재능, 자기 관리, 소문 등 총 7개 항목으로 분류, 각 항목별로 별점 형태의 점수를 매기고 있다. 이 자료는 “광고 모델에 관한 자료 수집을 통해 모델로서의 가치를 파악하고, 모델 계약 이후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연에 관리하여 광고주의 Risk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음”이라고 조사 목적을 밝히고 있다.

또 심층 인터뷰를 자료 수집 방법으로 사용하고, 통신사 기자와 스포츠지, 유명 TV연예 프로그램 리포터 등 총 10명·응답 대상자로 참여했다고 게재돼 있다. 이 자료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풍문 등이 여과 없이 담겨 있다. ‘마약 사건 연루 시 XXX씨와 XX기업에서 돈을 들여 구명해 줬다는 설’ ‘모 기획사 사장과 연인 관계’‘레즈비언 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나열했다. 또 매력·재능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 작성자의 신체적 결함, 연기력 등에 관한 주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2008년‘연예인 X파일’ 2탄

‘연예인 X파일’ 1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해 아마추어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X파일 상단에 ‘Y뉴스 기자들의 개인 비밀 노트를 무단 복사한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다.‘연예인 X파일’ 2탄의 내용을 보면, 일부 톱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남성 편력, 연예인 부부들의 뒷얘기와 곧 결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연예인 커플들, 연예인 커플들의 파경설과 드라마에서의 연기가 실제 생활로 이어져 동거설이 나돌고 있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특히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여자 톱스타 A양의 경우 그녀의 사생활과 그간 그녀와 염문에 휩싸였던 남자 연예인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 눈길을 끈다. A양은 평소 술자리에서 술버릇이 고약하고, 일단 술에 취하면 앞뒤를 안 가리고 ‘가는’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운동선수를 ‘잡아먹는’ 킬러라는 것. 지난 99년 12월 모 호텔에서 있었던 패션쇼가 끝난 뒤 당시 모델로 출연했던 A양과 운동선수 B씨가 호텔 17층으로 동시에 올라가는 것이 목격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당시 A양을 인터뷰하기로 한 방송사의 PD는 A양이 갑자기 사라져 AD와 FD를 시켜 찾게 했는데, 당시 FD가 17층으로 올라갔고 옆에 B씨도 같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A양의 소속사 대표는 “못 본 것으로 해달라”며 담당 PD에게 애걸복걸.  B씨도 당시 소속팀 단장에게 “처신에 조심하라”며 따끔하게 주의를 받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탤런트 D씨는 몸 팔고 CF를 따낸 것으로 나와 있다. 모 그룹 C회장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호색가로 유명. C회장을 거쳐간 연예인들은 주로 그룹 계열사의 광고 주인공으로 등장한 여자 연예인들이 대부분. 특히 유명한 사건은 지난 99년 모 광고사건. 당시 모 그룹 광고 계열사인 H사는 다른 여자 연예인을 염두에 두고 스토리 보드까지 완성한 상태에서 갑자기 그룹 회장의 지시로 탤런트 D씨를 광고 주인공으로 발탁. D씨는 최고급을 지향하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당시 작업을 했던 AE와 감독 등이 엄청 애를 먹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C회장의 채홍사 역할을 하는 사람은 H사의 국장으로 일하는 P씨인데 지난해 10월 H사의 대규모 감원 때도 P국장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 고래심줄을 과시했다고. 특히 P국장은 C회장 말고도 그룹의 회장단에게도 골고루 여자를 분배해, C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사장단에게도 엄청 총애를 받고 있다고 함. 이외에도 ‘최근 A양과 B군이 헤어진 진상은?’ ‘C양의 낙태설’ 등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2010년‘연예인 X파일’ 3탄

‘연예인 X파일’ 1탄에 이어 ‘연예인 X파일’ 2탄의 후속 판으로 불리고 있다. 2009년 말 “인터넷에 ‘연예인 X파일’ 3탄이 돌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했던 괴문서가 급기야 2010년 2월 초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버젓이 게시됐다. 게시물은 연예인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낭패를 보고도 남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일부 떠도는 소문과 함께 소문의 주인공인 연예인들의 실명이 병기돼 그 심각성을 더한다. 문서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해당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펄쩍 뛰고도 남을 만한 허위 내용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괴문서에 올라온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열애 기사가 터졌지만 극구 부인한 가수 A양과 탤런트 B군은 아직도 교제를 하고 있다. 홍대 근처에서 자주 목격된다. 개그맨 C군과 방송인 D양은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기로 유명하며 최근 D양이 C군의 소속사로 옮겼다. C군이 D양을 방송에 많이 꽂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3탄  소문으로 떠도는 허위 내용들 담겨
2011년 4탄  과거와 달리 무시무시한 확산 문제

평소 어린 연예인들에게 들이대기로 유명한 가수 E군은 연예인 F양에게도 들이댔다. 일부러 가수들만 참석하는 파티를 만들고 F양과 같은 기획사 연예인들을 시켜 F양도 참석하게 한 다음 파티 내내 F양을 옆에 앉혀놓고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사귀지 못했다. 가수 I양은 걸그룹에 들어온 것 자체가 부모의 힘이 컸다. 아빠가 연예 투자자여서 소속사와도 친분이 두터워 소개로 오디션도 없이 바로 합격했다. 집이 부자여서 성격이 좀 제멋대로인 편이다. 물론 소속사 교육 아래 현재 말썽부리는 일은 없다.

가수 J군은 소문처럼 걸그룹 멤버 K양과 사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연상 일반인 여자 친구가 있다. 가수 M양은 화장품 모델 발탁 언론 발표 훨씬 이전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면 촬영에 맞춰서 성형하고 조용히 묻으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닌 데다 생방송으로 이미 알려지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성형 사실을 밝혔다.  방송에 얼굴 상태가 나가고 네티즌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 소속사와도 마찰이 심했고 본인이 방송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했다. 이외에도 ‘가수 H양 방광염’ ‘다수 연예인들 수면 마취제 중독’ 등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2011년‘연예인 X파일’ 4탄

과거 ‘연예인 X파일’이 사이버 상에서 확산됐다면 이번 ‘연예인 X파일’ 4탄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퍼졌다. 수많은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스마트 기기의 특성상 ‘연예인 X파일’ 4탄은 빠르게 전파됐다. ‘연예인 X파일’ 4탄에는 입이 쩍 벌어질 만한 톱스타들의 이름이 수두룩하게 등장한다. ‘카더라’ 통신을 짜깁기한 수준이라 신빙성은 없지만 톱스타들의 은밀한 사생활이라 뜨거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자극적인 내용들이다.

탤런트 B양과 C군은 해외 촬영장에서 같은 호텔방을 사용했다. 이들과 함께 촬영차 해외에 다녀온 제보자에 따르면 B양과 C군이 같은 방에서 나오는 것을 여러 번 목도했지만 처음엔 단순히 대본 연습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이내 눈치채게 됐다. 호텔 로비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모이기로 한 날, 벌건 대낮에 B양이 젖은 머리를 한 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5분 후 똑같이 머리가 젖은 C군이 모습을 드러냈고, 마치 B양을 그날 처음 본 사람인 듯 대하며 눈에 띄게 과장된 ‘발연기’로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살인 눈웃음과 폭풍 비주얼로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H양의 실제 성격은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 빵빵한 소속사 백을 믿어서인지 선배 앞에서 목에 깁스하는 센스는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통수에 대놓고 욕하는 대담한 스킬까지 콤보로 겸비했다. 최근엔 소속사 오라버님들에게 배운 ‘구름과자’의 세계에 푹 빠져 줄담배 신공도 펼친다. 여자 선배들에게는 이처럼 무서운(?) 후배지만 남자 선배들에게는 또 이처럼 달콤한 후배도 없다.

이외에도 ‘참한 이미지의 꽃미남 아이돌 A군이 룸살롱 중독이다’ ‘남성 톱스타 B씨가 은밀한 부위의 질환으로 인해 비밀리에 병원을 찾았다. 중요 부위를 키우는 수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으로 심각한 염증을 앓고 있다’ ‘연기력에서 손꼽히는 톱스타 C양이 올해만 두 차례나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갔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D군이 중학생 시절 집단 성폭행에 가담했다’ ‘이혼녀 연기자 H씨가 나이 어린 로드매니저와 살림을 차렸다. 남자 밝힘증이 있는 H양의 매니저는 낮에는 매니저로, 밤에는 서방 노릇을 하느라 몸이 많이 축났다’ 등 자극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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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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