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재만 총무 비서관, 정호성 부속 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사표도 수리됐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신임 민정수석으로 최재경(54·경남 산청) 전 인천 지검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대구고·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최 수석은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사법연수원을 17기로 수료하고 검사로 임관했다.
권력 가운데로
‘특수통’으로 검찰 내부서 특별수사의 최고 실력자로 자리매김했던 그는 까다로운 사건들을 처리해왔다.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3차장, 대검 수사기획관·중수부장 등 특수통으로서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최 수석은 지난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으로 있으면서 이명박 대통령 연루 의혹을 받은 BBK사건을 수사, 관련자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때부터 정치검사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또한 대검수사기획관 당시인 2008년 고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을 맡아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현 정권 들어 최 수석의 행로는 순탄치 않았다. 사법연수원 17기 동기생 가운데 선두로 꼽혔으나 고검장 승진서 탈락했다. 2014년 7월 인천지검장 시절엔 세월호 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체포에 실패하면서 사표를 냈다.
야당은 최 수석 내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가 정치 검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최 수석 내정 역시 또 다른 비선실세의 작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당선 비선실세 작품 의혹?
검찰쪽에선 환영 분위기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기획수사를 지적하며 “짜맞추기식 시나리오조차도 외부서 진행된 의심이 강하고 지금 청와대 인사나 수습책조차도 또 다른 비선실세에 의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검사 출신인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도 ‘새로운 비선실세’ 등장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아마 그 사람이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도 민정수석으로 추천하지 않았나 싶다. 대통령이 과거에 판단을 의지했던 인물이 다시 현재의 공백을 치고 들어와 전체적인 조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출신을 민정수석으로 선임한 것은 수사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지 파악하고 그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과 달리 검찰에서는 최 수석 발탁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검찰 선후배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 주요 요직을 거치는 동안에도 인간적 면모를 잃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2014년 인천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날 당시 그의 퇴진을 안타까워하는 선후배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공직서 물러난 뒤에도 그의 행보는 검찰 조직의 귀감을 샀다. 지난해 4월부터 법률구조공단서 월 2회 법률상담 봉사활동을 해오는 한편, 그해 10월부터는 법무연수원 석좌교수로 검찰 후배들을 지도했다. 전관예우 같은 잡음을 전혀 만들지 않은 것이다.
검찰 장악할까
따라서 최 수석의 발탁은 다목적 카드로 설명된다. 선후배의 신망으로 검찰조직을 장악하는 데 수월하고, 특수통 수사 경험은 향후 정국의 난맥을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김수남 검찰총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min1330@ilyosisa.co.kr>
[최재경은?]
▲1962년 7월 경남 산청 출생
▲대구고, 서울대 법학과
▲사법시험 27회
▲대검 중수부 1과장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대검 중수부장
▲전주지검장
▲대구지검장
▲인천지검장
▲법무연수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