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고 야구부 김경섭 감독

“감독이 욕심을 내면 선수들이 희생됩니다”

배명고 야구부의 전통을 되살리고 있는 김경섭 감독은 부임 당시 표출됐던 중압감서 벗어나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올 시즌 고교야구의 일정이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3학년 선수들의 대학 진학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김 감독을 만나봤다.

-부임 당시의 느낌과 소감은?

20년 이상 재직했던 배명중 야구부의 감독을 그만두었을 때 당시 배명고의 상황도 그리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걱정 반 기대 반이랄까, 지도자의 인생에서 갈림길 비슷한 느낌이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도전해보고 싶은 그런 생각들이 계속 번갈아 겹쳐지곤 했었다.

-부임 후 취했던 조치들은?

작년 11월 서울시 고교야구 추계리그를 목전에 두고 부임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코칭스탭진 구성이었다. 팀 내부의 불화를 사전 방지하고 화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우선 조치였다. 그리고 선수들과의 개별 혹은 단체 면담에 들어갔다. 나는 우리 선수들의 기량 자체가 여타 다른 학교 팀들의 모든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거나 뒤진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고, 문제가 있다면 멘탈, 즉 정신적인 측면에 있다고 봤다.

-정신적인 문제라면?


현재의 입시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래에 들어 대학입시제도가 많이 바뀌고 그것에 따라 선수들이 본인 자신의 개인 기록에 상당히 민감하게 됐다. 사실 야구는 개인의 성적이 기록되는 단체경기다. 선수 개인과 단체로의 팀으로 두 가지 양면성을 보여주는 스포츠다.

그런데 내 경험상 팀 성적을 우선시한 경기를 치르다 보면 선수 개인의 집중력과 선수들간의 응집력이 계속 늘어나고 이것이 팀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팀의 성적이 향상되면 반드시 선수 개인의 성적 또한 향상되도록 돼 있다.

중요한 또 한 가지는 감독이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감독이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선수 또한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감독으로서의 실적보다는 매 경기 한 경기씩을 이기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다. 1승이 쌓여 가면 팀의 성적이 향상되고 그러는 가운데 선수 개인의 성적도 향상이 된다. 이런 내 생각을 선수들과 면담하며 공유하고 싶었다.

-훈련 프로그램에서도 변화가 있었나?

지난 1월 포항에 갔었다. 올 시즌은 나를 비롯한 코칭스탭진과 선수들의 부담감을 제거하는 것에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대화를 계속하면서 시간 때우기식의 훈련을 고치려 했다. 낮 동안의 4시간에 걸친 단체훈련이 끝나면 야간 훈련은 자율적으로 진행케 했다. 야간단체훈련은 금지했다. 그리고 선수들의 포지션에 대한 평가와 재배치 등을 시도했다. 지도자는 선수들과 수시로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유해야 한다.

-경기력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청룡기 4강 상황은?

나는 평소에도 선수들에게 자유스러운 상황을 자주 부여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지켜야 할 규칙과 서로 간의 약속은 또한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명중 감독 시절 전국대회인 대통령배 중학교 야구대회서 우승을 했었는데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포철중과 우연히 같은 숙소에서 체류했었다. 결승전 전날 나는 선수들에게 휴식과 자유시간을 부여했는데 상대방은 우리와 정반대로 야간훈련까지 강행했었다.

솔직히 당시엔 지도자로서 만약 결승전서 패배할 경우의 비난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를 했었는데 다음날의 결승에서 우리가 무난히 우승하게 되었고 그때 나 역시도 깨닫고 배운 바가 있었다. 올시즌을 거쳐 오며 나름대로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지도자 경험을 통해 익혔던 것은, 선수들의 부담을 완화시켜 집중력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코치진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것은 본인들의 선수 시절 우리 선수들의 연령대에서 본인들은 어떻게 야구를 대했고 무엇을 생각했었는지를 먼저 생각하며 선수들을 지도하라고 얘기한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노력들이 계속 수반되며 선수단 분위기가 변했고 팀의 컬러와 스타일이 바뀌면서 계속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4강 준결승서 덕수고를 만나 패하긴 했지만, 사실 덕수고가 버거운 상대는 아니었다. 패배 원인은 우리에게 있었고 선수들의 집중력과 멘탈이 많이 풀어진 것이 그 이유였다.

-내년 시즌 목표와 팀의 운영에 관한 계획은?

근래 임의배정 형식으로 입학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문제는 임의배정을 통해 입학한 선수들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들어오는 것이다. 야구의 기술적인 훈련에 앞서 이들의 마음을 우선 치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훈련 방식에서 보다 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저학년 대회나 리그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의 대회 제도로는 선수들이 3학년이 돼도 시합에 출전할까 말까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저학년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게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이들의 실력과 경기력은 계속 향상될 것이다.

수년 동안 시행되고 있는 주말리그도 경기 일정이 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시합 정도는 주중에 방과 후 야간경기의 형태로 진행하고 주말 이틀 중 일요일 정도는 예비일로 남겨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내년 시즌 우리의 목표 또한 올해와 다르지 않다. 매 경기마다 한 경기씩을 이기도록 노력할 뿐이다.

-구체적으로 고교야구 주말리그의 문제점들은?

내년에 3학년이 되는 우리 선수들 중 투수는 11명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대학입시에 따른 요강을 보면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입학지원자의 최소 자격이 투수의 경우에는 주말리그 전체 경기서 30% 이상을 출전한 선수들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16개 팀들이 2개의 조로 나뉘어 8팀이 각팀 별로 전반기 7경기 후반기 7경기 총 14경기 정도를 하는데, 11명의 투수들이 모두 이러한 자격을 갖추게 하려면 팀 성적을 생각하기 이전 이들의 기용에 관한 계획을 코칭스태프들은 생각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팀의 성적과 실적을 기대하는 학교와 동문, 선수들의 원활한 대학진학을 기대하는 선수 본인들과 부모님들 사이에서 모든 고등학교 야구부의 지도자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같은 문제들을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에서의 자격에 관한 변화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시합의 횟수라도 하루 빨리 늘려야 한다. 서울 지역이 이 정도인데, 고교 팀이 몇 개 정도인 강원도 같은 지역은 경기횟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경기횟수에 관한 시급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도철학이랄까, 선수들을 지도하는 평소의 생각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훌륭한 선수를 육성해내는 지도자들을 명장이라 한다면, 그 명장의 명칭 또한 선수들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선수들 개인의 성격과 장·단점 등을 파악하려 노력해 왔고, 선수들의 성향에 맞게 지도하며 자율적인 상황에서 서로 격려하며 즐겁게 야구를 하려고 하고 있다. 나의 가장 근본적인 지도방식은 바로 자율 속의 규율이다.

팀플레이에 어긋나는 선수들의 생각과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특히 선수들끼리 어떠한 실수나 과오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서로 지적하며 비난하는 행위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이 같은 원칙 아래서 우리 배명고 야구부의 이미지와 팀 컬러가 밝고 즐겁고 재미있는 야구를 하는 그러한 팀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기를 바라며 나 또한 그러한 팀과 선수들에게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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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