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하 손학규)이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서 문화예술계 지지자들이 주최한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 한마당’을 찾아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여러분께서 저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셨다. 그 용기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애써 에둘러 표현했지만 필자는 이 발언을 사실상 정계복귀 선언이라 판단한다. 또한 필자는 수차례에 걸쳐 손학규가 차기 대권의 주인이라 강변하면서 일찌감치 손학규의 정계복귀를 시사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김대중 노벨 평화상 기념관서 열린 ‘평화와 희망의 밤 콘서트’에서 만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이하 문재인)로부터 “빨리 당에 돌아오셔서 힘을 넣어주시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에 대해 손학규는 그저 웃기만 했다.
이와 관련해 이야기를 풀어보자. 만약 손학규가 문재인의 제안대로 더민주에 입당하게 되면 손학규는 다시 강진으로 내려가야 한다. 왜 그런지 손학규가 더민주에 입당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더민주는 문재인계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손학규가 입당할 경우 문재인 측은 국민의당과 통합 이전에 자당의 대권 후보를 선출할 것이다. 그래야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손학규는 문재인의 제안에 그저 미소로만 답할 뿐이고 결국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국민의당이어야 한다. 필자가 누누이 이야기한 바대로 호남과 손을 잡고 국민의당 후보로 자리매김하면 된다.
이 선에 이르면 정권탈환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연스럽게 킹메이커로 나선다. 즉 박 위원장은 더민주와 당 대 당 통합을 시도할 것이고 그 일이 성사되면 통합된 야당서 문재인과 경선을 치르면 된다.
문재인과 경선을 치르게 되면 손학규는 호남의 강력한 지지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물론 여타 지역에서도 문재인을 거부하는 세력들이 자연스럽게 손학규를 지원하게 될 터고 손학규는 무난하게 야당 후보로 당선될 수 있다.
잠시 수도권 표심에 대해 살펴보자. 지금 수도권 주민들은 굳이 이명박에 이은 박근혜정권의 실정을 떠나서라도 지긋지긋한 경상도 정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땅에서 지역주의를 몰아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고 손학규가 적임자라 판단하고 있다.
다음은 더민주가 상기 방식에 대한 두려움으로 통합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라도 손학규로서는 조금도 개의할 이유가 없다. 박지원 위원장이 대통합을 포기하는 대신 더민주를 초토화시키고 반 문재인 세력과 소통합을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혹자는 야당 세력분산으로 손학규의 당선이 불가능하다 판단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지난 17대 대선을 실례로 들어보자. 당시 여당 후보는 정동영 의원이었고 야당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리 두 사람이 나섰다.
외형상으로만 살피면 무조건 정동영이 당선돼야 했다. 그러나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그야말로 너끈하게 당선됐다. 바로 이 대목에서 차기 대선의 답을 찾으라는, 결국 금번 총선서도 나타났지만 이 나라 유권자들 현명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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