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 '한국대표 A팀 우승' 명장 강정필 감독

빠른 야구, 힘의 야구를 제압하다!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과 구의야구장, 신월야구장 등에서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가 열렸다. 6전 전승으로 우승한 한국대표 A팀은 35년 만에 한국팀으론 처음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A팀의 수장 강정필 감독(청량중 감독)은 3년 전인 지난 2013년 현재의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이 해당연령(U15)이었던 시절 본 대회에 감독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나가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력이 있다. 당시 성적과 경험 등이 이번 A팀의 감독 선임에 많은 역할을 했다. 다음은 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축하한다. 소감은?

▲감사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대회 역사상으로는 35년 만에, 그리고 대회 참가한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하게 됐다. 이번 대회 주최를 위해 예산지원은 물론 인력과 여려가지 장비의 지원 등을 아끼지 않았던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문상모 서울특별시의회 의원과 대회 주관자인 서울특별시야구협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이 대회에 참가를 해오면서 미국과 일본 등 야구선진국들로부터 해마다 개최를 종용 받아왔었는데, 이번에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면목이 서게 됐다. 또 그동안 출전경비를 선수 본인이 부담해 오던 관례에서 벗어나 서울특별시체육회 등의 예산지원을 받게 돼 선수선발에서도 최정예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할 수 있었기에 무난히 우승할 수 있었다.

-A팀은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탭진 구성도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월 서울특별시야구협회의 기술위원회로부터 대표A팀의 감독으로 선임된 직후 코칭스탭의 인선에 착수했다. 여러 국제대회에 참가해 오면서 쌓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코치진의 구성에 착수했다. 우선 나와 함께 전체적인 선수들의 운용과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수석코치의 역할로 자양중의 추성건 감독을 선임했고, 투수들의 상태를 전문적으로 체크해줄 투수코치로 휘문중의 박만채 감독을, 그리고 야수진들의 훈련은 물론 선수단에서의 총무 역할을 같이 해줄 야수코치로 잠신중의 조연제 감독을 선임했다.


대회 35년만에 첫 쾌거
우승 이끈 리더십 주목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구성이었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시기라서 본인들이 감독을 맡고 있는 팀들의 훈련과 시합에도 신경을 쓰기에도 바빴을 텐데 대표팀의 관리도 성공적으로 잘 수행해줬다. 특히 박만채 감독은 대회기간 직전 부산에서 치루어진 전국중학교야구대회에서도 준우승이란 좋은 성적을 거두며 동시에 대표팀을 관리해줬다.

-코칭스탭진에 선수들의 몸 상태를 관리해준 피지컬트레이너도 포함돼 있었다.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거의 모든 선수들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선수들이고, 이들은 올 시즌 소속팀의 경기에 대부분 기용되지를 않아 선발 당시부터 거의 전원의 컨디션과 몸 상태가 엉망인 수준이었다.
 

대표팀 소집 후 대회시작까지 남았던 2주 정도의 시간에서 이들의 컨디션을 대회 기간에 맞춰 최상의 상태로 끌어 올리는데 피지컬트레이너가 기여한 공이 너무 크다. 앞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연령대의 국가대표팀들뿐만 아니라, 학교별 야구팀들도 전문적인 피지컬트레이너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선수 선발에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모든 포지션을 망라해서 선수선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은 ‘스피드’다. 기량이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가급적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을 선발하려고 애를 썼다. 사실 선발 대상이었던 상비군의 선수들 대부분이 올 시즌 소속팀의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하는 고등학교 1학년의 선수들이었고, 훈련부족으로 인한 컨디션과 몸 상태가 좋지 않으리라는 것은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컨디션 조절은 대표팀 소집 이후의 훈련과 관리로 충분히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선수들 본인이 가지고 있는 타고 난 스피드는 대표팀의 관리로 갑자기 향상될 수 있는 요건이 아니다. 그래서 상비군 소집 후 선발테스트 첫날부터 각자의 스피드를 체크했다.

스피드를 가장 우선시 했던 것은 그동안 국제대회에 여러 차례 참가해왔던 나의 경험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힘이 강한 미국이나 호주, 그리고 독일, 그리고 중국 등을 제압하려면 스피드에서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변중섭(덕수고 1학년)은 대표팀 선발 당시 마지막까지 고심했다고 하던데?

▲변중섭은 중학교(청량중) 시절 나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이기에 그의 기량과 스피드, 그리고 멘탈 상태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문제는 그의 수비 위치인 외야에서의 송구능력과 너무나도 현저히 떨어졌던 컨디션이었는데, 이 두 가지의 문제점은 그의 스피드와 대표팀의 훈련, 관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될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대회 기간 동안의 팀 운영에 대한 계획은?

▲솔직히 대회 첫날 개막전에서 일본대표 A팀을 16대 6, 콜드게임으로 이긴 후 우승을 직감했다. 지난 2013년 참가해 준우승을 했을 당시와 비교하자면 일본대표팀은 그 때와 비슷한 전력으로 판단됐는데, 사실 우리 A팀의 전력이 정말 강했기 때문이다. 야구는 물론 변수가 많은 스포츠이지만, 이번 대표팀은 그런 변수마저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전력이 강했다.

-특별히 고비라고 느꼈던 순간은?

▲8강 토너멘트의 첫 경기였던 중국전에서 중국팀 선발의 왼손투수의 구위에 우리 타자들이 약간 까다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수비의 포메이션에 약한 중국팀의 약점을 간파했고, 그래서 김병휘(홍은중 3학년)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기습번트로 중국팀 투수와 내야진을 흔들도록 지시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작전을 잘 수행해줬고,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는 중국팀을 잘 공략해 이길 수 있었다. 중국팀은 우리의 번트 두 방에 무너졌던 것이다.

코치진 구성 완벽 평가
선수 선발 스피드 중점

-결승전은 조금 싱겁게도 한국 B팀과 맞대결이었다. 투수진을 이교훈(서울고 1학년), 최현일(서울고 1학년), 손동현(성남고 1학년)으로 가져갔는데, 전날의 준결승 경기에서 선발 투입했던 대표팀 최고의 강속구 투수라 평가받는 김대한(휘문고 1학년)의 투입 계획은 없었나.

▲이교훈·최현일·손동현, 이 세 투수만으로 충분히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 선수 모두 각자의 특징과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다. 만약 김대한이 투수로 투입될 정도라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뒤지고 있을 상황에서만 이었을 것이다. 1회 김도환의 만루홈련으로 4득점한 이후, 3실점하며 4대 3까지 따라 붙혔을 때도 우리가 리드만 뺏기지 않는다면 이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후 추가로 2점을 득점해 무난하게 우승할 수 있었다.

-특별히 칭찬해 주고 싶은 선수가 있나?


▲모든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으로 대표팀에 탑승하여 본인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줬다. 덕분에 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선수단 모두와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선수, 특히 팀의 분위기를 잘 조성해준 김세영(충암고 1학년)과 안방을 책임져준 포수 김도환(신일고 1학년), 그리고 중학생으로 대표A팀에 합류해 선배들의 모든 궂은일들을 감당해준 김병휘(홍은중 3학년)와 허찬민(선린중 3학년), 불펜포수로 투수들의 뒷받침은 물론 선배들의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준 김경현(청량중 3학년) 등을 칭찬해주고 싶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이제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팀의 성적향상과 선수들의 지도에 힘쓰겠다. 소속팀(청량중 야구부)은 주말부터 또한 동해안 지역으로 하계훈련을 떠난다.


<www.baseballschool.co.kr>
 

[강정필 감독은?]

▲강원도 동해 태생
▲북평고 졸
▲연세대 졸
▲실업야구 포항제철 투수(전)
▲서울 청량중 코치(전)
▲서울 청량중 감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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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