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 ‘용호상박’ 우상호·박지원 맞불 인터뷰

“정치 바꾸고 반드시 정권교체”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각 당 원내대표들의 협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절대 다수당이 없어진 만큼 원내 3당 원내대표들 간 역학관계가 중요하게 됐다. 창간 20주년이 된 <일요시사>는 20대 국회 개원을 맞아 두 야권 원내대표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당초 3당 원내대표 인터뷰가 예정됐으나 새누리당 원내대표 측은 반복된 요청에도 인터뷰에 응할 수 없음을 밝혀왔다. 최근 ‘분당’ 우려를 낳고 있는 당내 갈등 상황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는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철퇴였다. 이에 제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은 앞으로 정국을 주도하게 됐다. 원내 수장으로 올라선 우상호·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의의 경쟁 상대’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지난 9일, 이미 한 차례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대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치권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두 사람의 공조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어느 때보다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세월호특별법개정안’ 등 지난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쟁점 법안들은 물론 ‘옥시 파동’ ‘누리과정예상’ ‘김영란법 시행령 입법예고’ 등 민감한 현안들까지 두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됐다. 이들 사안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정당지지율은 요동칠 것이고 이는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각 정당의 ‘키맨’으로 올라선 두 사람의 얘기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더민주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우: 당선 발표 직후 여러 언론을 통해 말씀드렸던 대로 더민주를 20대 국회 원내 1당으로 만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원내대표로서 더민주가 통합과 혁신,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수권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민주의 1기 원내대표로서 민생 국회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박: 이번에 세 번째 원내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우선 국민의당이 신생 정당으로서 원내 제3당 교섭단체를 만들어 주시고 특히 전국적인 지지율 면에서는 제1야당을 만들어 주신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20대 국회를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경제를 생각하는 국회로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터에 머물지 않고 리딩 파티, 선도 정당으로 오직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고 노력하겠습니다.

- 많은 국민들이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보십니까?

우: 먼저 저 또한 19대 국회 임기를 지낸 의원으로서 ‘역대 최악’이라는 국민의 평가에 대해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19대 국회를 시작할 당시인 지난 2012년 또한 지금처럼 민생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대표적인 민생 현안으로 꼽힌 등록금 인하와 영·유아 보육료 정부 지원 문제(현재 누리과정), 전월세가 안정화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민생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채 여야 각 당이 내부갈등과 반목으로 국민을 실망시켰습니다. 국민들은 20대 총선을 통해 19대 국회의 모습을 심판하셨습니다. 그리고 여소야대 3당 체제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16년만의 여소야대 국회인 20대 국회에서는 민생 국회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박: 19대 국회는 한마디로 국회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국회를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박 대통령께서도 국회와 소통하지 않았고 여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아서 양당제 하에서 거대 여당과 거대 야당은 극한적 대립만을 반복해 왔습니다.

국민의 아픈 곳을 어루 만져주지 못한 국회에 대해서 결국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3당 체제를 만들어 협치와 소통을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국회가 생산적이고 일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 상임위원회 조정은 물론, 그 동안 국회 운영 과정에서 보여 준 양당제의 폐해 극복을 위해 19대 국회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 이번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출사표를 밝히신다면?

우: 3당 체제로 개원하는 20대 국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원내대표의 역할과 임무가 막중합니다. 원내 1당으로서 국민께서 원하시는 1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입니다. 정부여당 견제를 위한 강력한 야권 전선을 구축하겠습니다.


국민의당·정의당과 철저히 협력하고 여당인 새누리당과도 사안에 따라 국민을 위한 올바론 현안에는 시원하게 협조하겠습니다. 무조건 대립하고 갈등하는 국회 문화를 바꾸겠습니다. 정쟁이 아니라 국민 삶의 불안과 고통을 덜어드리는 뜨거운 경쟁을 하겠습니다. 국민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더민주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박: 지금 우리 정치와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국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3당 원내대표 중 제가 맨 처음 제안한 바와 같이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5월 중으로 마무리해서 6월부터는 바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거듭 제안합니다.

그리고 산적한 국내외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은 오직 국가와 국민만 생각하면서 이리저리 붙지 않고 거래하지 않고 타협할 때는 타협하고 야당으로서 투쟁할 때는 투쟁해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이 있는 감동의 정치를 선사하겠습니다.

‘여소야대’ 중요해진 원내대표 협상력 주목
박근혜정부 치적 질문에 두 사람 “글쎄…”


- 많은 국민들이 이번 국회가 ‘정쟁’이 아닌 ‘정책’을 논하는 국회로 거듭나길 원합니다. 각 당에서 생각하는 전반기 핵심 정책 공약이 있다면?

우: 이른바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정책적인 사안들을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 최우선 전략을 실행하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안전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책 재협상을 추진하는 민주주의 회복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올해 안으로 꼭 성과를 내고자 하는 현안으로는 가계 부채 문제, 가계통신비 인하와 사교육비 절감을 꼽아 말씀드렸습니다. 우선 중앙당에서 구성한 가습기살균제특위를 지원해 가습기살균제 피해 진상규명부터 철저히 하겠습니다.

세월호특별법 개정으로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밝힐 것이며 앞으로 유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대책을 꼼꼼히 세우는 일 또한 병행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테러방지법이나 국정교과서 문제를 정부여당과 다시 협의해 민주적 절차가 누락된 채 진행된 된 점들을 메꿔 나갈 나가겠습니다.

박: 국민의당은 우선적으로 처리할 법안으로 낙하산방지법, 공정거래법, 청년고용촉진법 등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여기에 현안이 되고 있는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 등을 19대 국회에서 당장 처리하기를 강력하게 두 당에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20대 국회가 짐을 덜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만, 만약 이러한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 방안 등에 대해서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할 것이며,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문제, 박승춘 보훈처장 해임 촉구 결의안,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위한 국회 차원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 ‘여소야대’로 여야 가릴 것 없이 소통이 중요해졌습니다. 서로 간에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 새누리당에도 여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섰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는 오랜 시간 호흡을 같이 맞춰온 사이입니다. 3당 원내지도부는 원내대표단 체제 발족과 동시에 여야 협력 체계 구성을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3당 원내 지도부와 청와대 회동으로 여야 협력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았지만, 박근혜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인해 협력의 틀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 문제로 인해 행정부와 입법부의 갈등 양상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더민주의 원내대표로서 3당 원내지도부와 더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엇나간 국정운영을 바로잡겠습니다.

박: 아직은 원내대표들 간의 원 구성 협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만, 두 원내대표와 개인적인 인연은 매우 가깝습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제가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를 할 때 대변인으로 같은 당에서 8년 동안 함께 했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도 약 30년 가까운 우정이 있기 때문에 소통은 잘 될 것으로 믿습니다.


- 최근 ‘연립정부론’(이하 연정)이 화제가 됐습니다. 연정에 대한 입장은?

우: 총선 민의는 추락하고 있는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것입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연정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총선 민의에 충실하지 못한 정치공학적 접근입니다. 생산적인 국회와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협력이 가능하지만, 대선을 염두에 둔 연정론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3당 체제가 대선 국면까지 간다는 걸 전제로 더민주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릴 것입니다.

박: 제가 말씀드린 연정은 호남이 참여하고 호남의 가치를 실현해 호남을 발전시키는 연정으로 선거 이전부터 주창을 했던 것입니다. 당 대 당, 세력 대 세력, 이념 대 이념의 연정문제가 아니라 호남 발전을 담보하자는 데 방점을 찍은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과 당내에서는 그 연정이 더민주와 함께 할 것인가, 새누리당과 함께 할 것인가의 문제로 변질되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호남 발전 호남 참여 연정과는 무관한 것이고 지금은 선거의 민의를 받드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연정과 관련한 일체의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데 당내 의견이 모아져 현재 당내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18일 안철수 대표도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없다, 다만 새누리당에서도 합리적인 보수로서 우리의 이념과 정체성에 동의하시는 분들이라면 우리는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박근혜정부가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그간 잘한 점과 아쉬웠던 점을 꼽아주신다면?


우: 박근혜정부 3년이 지난 현재 총체적 민생 불안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민생경제, 민주주의, 남북관계 모두 후퇴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민생 공약을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습니다. 쉬운 해고를 위한 노동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세계 언론지수 순위 평가기관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에 의하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OECD 34개 국가 중 30위를 머무르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 또한 일방적이고 억압적인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와 남북경협 중단으로 남북관계가 파탄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함과 동시에 한반도 평화 경제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더민주는 청년일자리 문제, 서민주거 문제, 가계부채 문제, 사교육비 문제 등 시급한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일에 우선적으로 앞장설 것입니다.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국정 운영 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박근혜정부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박: 지난 3년 동안 박근혜정부가 잘한 점을 꼽으라면 선뜻 꼽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박 대통령 취임 초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외교에 대해서 높이 평가를 했습니다만, 이제는 이러한 분야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는 총체적인 위기입니다. 이명박정부 5년, 박근혜정부 3년 동안 정부는 국민에게 경제가 좋다, 또는 좋아질 것이라고만 했지 이렇게까지 총체적인 난국이 되도록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 것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IMF 외환위기에서 겪었듯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가 성공하고 국민이 행복해집니다.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어렵고 국민이 불행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박 대통령께서 경제 실패, 남북관계, 외교 등의 어려움과 잘못을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과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면 얼마든지 협력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할 때 우리 앞에 놓인 난제들이 풀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 3당 모두 계파 청산을 지상과제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잠잠하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란 말들이 많은데?

우: 국민이 더민주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더민주의 원내대표로서 의원 개개인을 비롯한 당내 제 세력과의 대화와 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 야당이 보여주었던 싸우는 정당의 모습, 반목하는 모습을 극복하겠습니다.

지금 더민주에는 제가 원내대표가 된 이후 이미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임기 문제도 30분 만에 만장일치로 결론 냈습니다. 원내대표 선거도 당내 갈등 없이 잘 치렀습니다. 당선자 워크숍을 통해 생생한 호남 민심을 경청했습니다. 새롭게 발족한 원내대표단이 더민주의 모든 의원들과 긴밀한 소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발족하는 ‘오직민생특별위원회’를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 등의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일에 이미 착수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소통을 통해 서로의 의사가 충분히 전달되고, 특정 세력이나 인물의 의견이 소외되지 않도록 원내대표로서 뒷받침할 것입니다. 전당대회 또한 보다 의미 있는 비전경쟁으로 우리 당의 역동성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박: 국민의당은 계파가 없습니다. 신생 소수 정당으로 서로 협력하고 단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당직 인선에서도 원외 인사를 배려하고 원내 인사도 지역적 안배와 전문성을 고려한 인선을 하고 있고 이는 언론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38명의 정당에서 계파가 생긴다면 우리는 공멸한다는 인식이 매우 강합니다.

제가 타당의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정치는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정세력이 모든 것을 독점하면 야당은 물론 여당도 결국 분열하고 분열하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늘 목격해 왔습니다.

우 “민생국회 만드는 데 주력”
박 “일하는 국회부터 만든다”

- ‘옥시 파동’은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정치권의 늑장 대응이 화를 더 키웠다는 게 보편적인 시각인데요.

우: 정치권 일반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년간 더민주 장하나 의원님, 은수미 의원님, 이언주 의원님께서 피해자 간담회나 토론회 개최,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굉장히 집요하게 노력해왔습니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외면했습니다. 이제 와서 문제가 불거지니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는 유체이탈적 책임회피에 나서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는 국민 생활 안전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박: 저는 청와대 회동에서 박대통령께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 및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고 가습기 피해자 여러분들에 대한 선도적인 지원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20대 국회가 시작하면 관련 피해자 단체 및 가족들을 만나 그분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법률안 마련, 청문회 실시 등 국회 차원의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 ‘김영란법’ 시행령이 입법예고에 들어갔습니다. 찬반이 엇갈리는데요.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 ‘김영란법’의 취지에는 여야 막론하고 당내에서도 모두 동의합니다. 시행령을 두고 ‘과잉규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시행한 후 국민이 개정 필요성을 용인한다면 그 때 개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입법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저희 당 김기식 의원님께서 언급되어온 문제점들을 충분히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꼭 통과시켜야 하는 법이라고 해서 여야가 통과시킨 법안인데, 시행도 하기 전에 개정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섣부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박: 국민들은 엄격한 법 집행을 원하고, 또 한편에서는 법이 시행되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또 실효성을 의심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9월말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 여부도 결정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의당도 그때까지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대응할 것입니다.

-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19대 대선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금 계신 원내대표들이 ‘킹메이커’로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옵니다.

우: 원내대표단 인선의 특징이 있습니다. 당내 제 세력과 지역, 전문성을 골고루 안배했습니다. 이러한 인선이 가능했던 당내의 모든 세력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란 당내 평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세력에 속하지 않고 당을 수권 대안 정당으로 만드는 것은 더민주의 최우선의 과제이자 정권교체를 위한 첫 걸음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과제를 앞에 두고 특정 인물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한 킹메이커 역할론은 더민주의 현실에도 맞지 않으며 통합을 저해하는 오해의 소지로만 작동할 뿐입니다. 저는 오직 당의 통합과 민생 국회 운영에 집중하는 원내대표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박: 정권교체는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이기 때문에 저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를 늘 하고 있습니다. 킹메이커 여부를 떠나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문지기가 되어도 좋고 벽돌 한 장이라도 놓겠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입니다. 저는 지금도 그러한 관점에서 정치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어떠한 역할이든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20대 국회에 충실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그것이 정권교체를 위한 ‘정도(正道)’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이 국회에서 잘 한다면 국민들께서는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저렇게 정치를 하겠구나’ ‘국민의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저렇게 국정운영을 하겠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우선 원내대표로서 국회에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 창간 20주년을 맞은 <일요시사>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 먼저 <일요시사>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임직원 및 기자 여러분께 또한 감사드립니다. 변화하는 언론 환경에서 끝까지 진실만을 추구하고 정치와 국민을 연결하는 소통 창구로서의 소임과 역할을 다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정론지 <일요시사>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박: <일요시사>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날카로운 비판과 다양한 소식으로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어 주신 <일요시사>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일요시사>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잊지 않기를 당부 드리며 여러분의 무궁한 건승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chm@ilyosisa.co.kr>


[우상호 원내대표는?]

▲강원도 철원 출생
▲전 이한열추모사업회 사무국장
▲전 민주당 대변인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17·19대 국회의원
▲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라남도 진도 출생
▲제25대 대통령비서실 실장
▲김대중 평화센터 부이사장
▲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
▲14·18·19대 국회의원
▲현 국민의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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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