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황천우의 시사펀치> 용산발 봉창 두드리기
문재인정권이 들어서고 집권 중반 정도의 일이다. 당시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보수단체 사람들이 문 대통령 퇴진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중이었다. 한 사람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이동하는 필자에게 다가와 서명에 동참을 요구했다. 그 사람에게 “문 대통령이 퇴진하면 이야깃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하니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하여 필자가 “시사 칼럼을 쓰는데 문 대통령은 좋은 소재기에 곤란하다”는 부연설명을 곁들이자 그 사람은 어리둥절해하며 물러섰다. 최근에 지인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어김없이 윤석열 대통령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말미에 ‘저거 끝까지 가겠느냐’며 우려를 표한다. 그들에게 농담조로 이야기한다. 나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가줘야 한다고. 각설하고, 우리말에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표현이 있다. 봉창은 과거에 흙으로 벽을 세운 집에 채광과 통풍을 위해 벽을 뚫어서 작은 구멍을 내고 창틀 없이 안쪽으로 종이를 발라서 봉한 창이다. 아울러 자다가 봉창을 두드린다는 건 한참 단잠 자는 새벽에 남의 집 봉창을 두들겨 놀라 깨게 한다는 뜻으로, 뜻밖의 일이나 말을 갑자기 불쑥 내미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마디로 어처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