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2년 만에 1억원 정도 상승해, 도저히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경제적으로 더 이상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전세 아파트를 찾으러 다니는데요. 얼마 전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괜찮은 아파트를 중개 받았습니다.
그런데 소개해 준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아파트 매매가에 80%가 넘었습니다. 이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도 괜찮은가요? 제가 아는 분은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 보증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걱정을 하시는 분이 있어서 고민입니다. 전세 계약이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을 못 받을 경우에 저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A] 요즘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80% 이상인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단지 가운데, 2013년 1월을 기준으로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집을 포함한 곳의 비율은 3년 사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심지어 전세금액이 매매가를 역전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아파트는 속칭 ‘깡통전세’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아파트 값이 상승 국면에 있을 경우에는 전세가격도 통상적으로 같이 상승하기 때문에 소유자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에, 아파트 값이 하강국면에 있을 경우에는 전세가격도 통상적이 같이 하락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소유자는 신규세입자로부터 현재 세입자보다 더 적게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유자는 하락분 만큼의 전세보증금을 자신의 돈으로 지급해 줘야 하는데, 만약 소유자에게 여윳돈이 없으면 소유자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합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09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에 많이 있었습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게 되자, 아파트 소유자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죠.
질문자의 지인 분께서 알려 준 바와 같이, 아파트 값이 계속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보증금을 반환받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하락국면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아파트 소유자가 여유 돈이 없을 경우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약이 만료가 되었는데 세입자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부득이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에는 ①임차권등기명령 또는 ②아파트에 대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 ‘전세금반환보증제도’라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제도를 활용하시면 깡통전세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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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서울대 법학과 석사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