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새수장' 김병원 공약 대해부

지금부터 개혁이 시작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김병원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의 공식 취임이 이뤄졌다. 삼수 끝에 이룬 결실이지만 마냥 기뻐하긴 이르다. 곳곳에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 일단 김 회장이 공약으로 내건 내용들조차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공수표로 치부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힘들다.

지난 1월12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는 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승자는 삼수를 선택했던 김병원 후보였다. 농협에 몸담은 지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룬 성과였다. 14일 취임식을 거치며 김 회장은 공식적으로 농협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으로 거듭났다. 회장이라는 직함은 또 다른 의미의 시작에 불과하다. 그에게는 많은 숙제가 남겨져 있다.

농협 뒤흔드는
경제지주 폐지

1978년 농협과 인연을 맺은 김 회장은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농협중앙회의 맨 꼭대기 자리를 꿰찬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오르내린 건 약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라남도 나주의 남평농협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김 회장은 2007년 중앙무대로 눈길을 돌렸다. 제4대 민선 농협중앙회 회장선거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올린 것이다. 첫 시험대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던 김 회장은 2차 투표에서 최원병 후보의 당선을 지켜봐야만 했다.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던 최덕규 후보가 범영남권이었던 최원병 후보를 지지한 게 결정타였다.


절치부심 끝에 2012년 농협중앙회 회장선거에 재도전했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최종 투표일 전날 이뤄진 최덕규 후보의 사퇴가 영남권 표 단일화로 이어진 까닭이다. 결국 최원병 후보는 연임에 성공했고 김 회장에게는 4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더해졌다.

아쉬움이 짙게 베인 탓일까. 김 회장은 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 회장선거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인 289명이 참석한 이번 선거는 낙생농협 조합장을 역임했던 이성희 후보와 김병원 회장의 2파전 양상이었다. 다만 이 후보가 최 전 회장의 측근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김 회장의 당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최덕규 후보까지 3인이 경합한 1차 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10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상위 득표자 2인으로 압축된 2차 결선 투표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 건 당연했다.

허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전체 유효 투표수 289표 중 56.4%인 163표를 획득한 김 회장이 126표를 얻은 이 후보를 제치고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2007년부터 세번째 도전 ‘집념의 사나이’
호남사람…지역주의 극복 우선과제 제시

김 회장의 당선은 사상 첫 호남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금껏 영남권에서 회장 지위를 독식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이례적이다. 김 회장 역시 앞선 두 차례의 선거에서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투표 행태로 눈물을 삼켰던 전례가 있다. 영남출신 인사를 배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선거법 논란은 오점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특정 후보가 김 회장 지지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점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또한 선거 당일 1차 투표 결과 발표 직후 특정 후보가 김 후보의 손을 들어 올린 뒤 투표 장소인 농협중앙회 대강당을 돌아다닌 것을 위반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특정 후보는 투표장에 있던 선관위 직원들의 제지를 받고 난 뒤에야 투표장을 돌아다니는 행위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 김 회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달리 말하자면 곳곳에 산재한 난제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김 회장이 내건 개혁적인 성향의 몇몇 공약은 이 같은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물론 농협이라는 거대 조직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김 회장이 내건 청사진에 기대를 걸어봄 직하다.

4년 임기의 비상근 명예직임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장이 지닌 권한은 실로 막강하다. 235만명에 이르는 농민 조합원을 대표하는 동시에 농협임직원 8만명의 인사권을 책임진다. 대외업무 집행권, 총회·대의원회·이사회 의장, 직원임면권 등을 모두 포함한다. 43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자산과 30곳이 넘는 계열사도 명목상 통솔하는 위치다. 괜히 ‘농민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다.

개혁적 성향
과연 통할까

김 회장의 공약에서 화두가 되는 사안은 단연 ‘경제지주 해체’다. 그는 선거에 돌입한 순간부터 농협경제지주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경제지주가 탄생하면 중앙회와 지역 농협의 업무경합이 이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20년까지 경제지주 폐지를 완료한다던 일본의 사례는 그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한다.

선거 당시 김 회장은 “중앙회장 임기 4년을 중앙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데, 회원 농협의 균형발전을 이루는데, 교육개혁을 이루는데, 국민의 농협을 만드는데 각각 1년씩을 쓰겠다”며 “경제지주는 반드시 사라져야할 것”이라고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제지주 해체는 그리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 우선 농협법 개정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대를 무릎써야 한다.

농협은 2012년에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만들었다. 기본 취지는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키고자 함이다. 농협이 농업인이 원하는 농축산물 유통과 판매 등을 소홀히 한 채 돈 되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방침이었다.

현재까지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유통, 남해화학 등 농협중앙회 소속 13개 경제 자회사를 이관받았다. 농협중앙회의 판매·유통사업도 지난해 2월 넘겨 받았다. 농협중앙회는 마무리로 내년 2월까지 유통, 제조 등 나머지 경제 사업을 경제지주에 넘겨야 한다.

구조 개편 의지
험난한 가시밭길

문제는 농협 경제지주 신설을 위해 농협법을 개정한 게 불과 4년전의 일이라는 사실이다. 2011년 3월 개정된 농협법에 따라 농협은 ‘1중앙회-2지주사(농협경제, 농협금융)’ 체제로 전환이 필수다. 농협금융지주가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됐고 경제지주도 내년 2월까지 분리해야 한다. 게다가 농협법 개정 주체가 국회라는 점에서 쉽사리 해결될 일이 아니다. 농협경제지주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부담요소다.
 

농협 홍보실 관계자는 “이제 막 김 회장님의 취임식이 이뤄졌을 뿐 아직까지 별다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내부적인 지원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면밀한 내용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공약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따르긴 마찬가지다. 김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농협중앙회의 상호금융 부서를 분리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오래 전부터 농민단체 및 회원조합들의 독립법인화 요구가 빗발친 만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만약 상호금융 부문이 독립법인화되면 기존 새마을금고나 신협 같은 개별 단위법인의 연합회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지주나 경제지주처럼 중앙회 산하의 별도 지주회사 형태로 가거나 아예 별도 출자과정 밟아 새 법인형태로 출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회장은 “상호금융이 돈을 벌면 이것을 지역농협에 줘야 하는데 중앙회에 정체돼 있다”면서 “상호금융을 별도의 중앙은행으로 독립시켜서 5% 이상의 수익을 회원농협에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독립법인화를 추진한다던 김 회장의 의중만 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밑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물론 국회와 업무 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지 장담하기 힘들다.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전임이 남긴 미제도 산적

일각에서는 상호금융 분리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공약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다. 최원병 전 회장 시절부터 상호금융 부문을 별도로 분리해달라고 제기됐던 것을 회장 선거에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달리 말하자면 전임 회장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표심 공약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독립법인화 추진 방침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역시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에는 동의하는 만큼 농민과 농협중앙회 측의 적극적인 요청과 구체적 방안이 나오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1961년 이후 농협중앙회장은 대통령이 임명했다. 1988년 이후 직선제 요구 농민운동으로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000여명의 조합장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변모했다. 그러나 부정과 비리 문제가 거듭 드러나자 2009년부터 전국 291명의 대의원 조합장과 1명의 현직 농협중앙회장 등 292명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바뀌었다.

물론 간선제로 치러지는 농협 중앙회장 선거의 직선제 전환 필요성은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안이다. 회장 선거에 뛰어든 6명의 후보 중 5명이 내걸 정도였다. 다만 간선제가 시행된 지 5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정부가 직선제 회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단순 공약에 그칠 수 있다.
 

어쩌면 공약 실천 여부는 둘째일지도 모른다. 당장 김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널려 있다. 이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선거 과정에서 내건 개혁적 시도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일단 상대적으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농협중앙회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을 위한 부족자본금 12조원 중 현물출자를 제외한 4조5000억원이 차입금이다. 2017년 2월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첩첩산중…
현안 처리는?

농협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7788억원에서 2014년 5227억원으로 32.8% 가량 급감했다. 자기자본대비 당기순이익률도 2014년 1.7%로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안정적이지 않다. 농협 공제 수수료와 카드수수료가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농협중앙회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농협의 부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다고 들었다”며 “다만 개혁적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임회장과 별반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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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