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매력녀 김태희

“결혼요? 30대에는 할 거예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배우 김태희. 그녀는 불필요한 신비주의에 스스로를 가두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끄집어낼 줄 아는 배우다.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전천후 여배우로 성장한 그녀가 영화 <그랑프리>를 통해 기존에 보여줬던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털털하고 당찬 기수 서주희로 변신을 선언했다. 첫 단독 주연으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 김태희가 한가위를 맞아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영화 <그랑프리> 여자 기수역…말 타고 달리기 고역
양동근과 ‘취중키스’ 이병헌과 ‘사탕키스’ 보다 더 짜릿


영화 <그랑프리>는 사고로 말과 자신감까지 잃은 기수 서주희가 새로운 경주마 탐라와 자신을 이해하는 이우석(양동근)과 함께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하는 감동 드라마다.

“드라마 <아이리스> 성공 이후 차기작을 놓고 심사숙고를 거듭했죠. 생각이 너무 많아져 스트레스에 시달리더라고요. 공백을 두고 싶지 않아 곧바로 <그랑프리>를 택했어요.”

말과 기수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 때문에 2006년 임수정이 주연했던 <각설탕>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김태희는 “다르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말과 여자 기수가 나온다는 이야기의 소재는 동일하지만 모든 점이 달라요. <각설탕>은 말과 임수정씨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였던 것에 반해 <그랑프리>는 양동근 선배와 저의 독특한 멜로도 있고, 말과의 우정도 약간 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마 경주신도 있어요. 여기에 경마 경주 중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하면서 겪는 아픔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내는 성장 스토리가 교훈도 주게 돼 다양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랑프리>를 찍으면서 가장 큰 문제는 말 타기였다. 한 번도 말을 타 본 적이 없어서 말이 무서웠다. 말에 물려 코와 귀가 없어진 여기수도 있다고 겁을 줬다. 김태희는 실제로 팔과 다리 등을 물렸다. 순간 놀랐지만, 약간 멍이 드는 정도에 그쳤다. 친근함의 표현이란 사실을 알고 말과 더욱 가까워졌다.

“말 타고 달리는 것도 고역이었죠. 말 등과 엉덩이의 박자를 맞춰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가요? 엉덩이에 피멍이 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극중 서주희와 이우석의 달콤한 분위기는 이미 예고편을 통해 ‘빗속키스’ ‘취중키스’ ‘흡입키스’ 등의 검색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아이리스>에서 ‘사탕키스’ 붐을 만들어냈던 그녀가 말하는 이번 영화의 키스는 어떨까.

“화제가 된 키스신은 서로 술에 취한 상황에서 저질러지는 키스신이었어요. 그런 느낌을 살려 하다 보니 좀 느낌이 달랐던 것 같은데요. ‘사탕키스’ 이상의 장면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미모에서는 당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울 그녀이지만, 연기력에서는 의문점을 남기는 대중들도 많다. 데뷔 이래 김태희를 따라다니는 연기력 논란은 전작에 비해 발전했다는 평을 들었던 <아이리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그런 얘기를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저도 몇몇 작품을 통해 아픔도 많이 겪어봤고요, 예전에는 작품을 고를 때 머리도 많이 썼어요. 그런데 안 되는 건 안 되더라고요. 이제는 좀더 부딪히고 깨져보려고 해요. 욕도 많이 먹어 봤으니 이제는 두려움도 안 생겨요.”

사실 김태희는 그동안 영화 성적표가 신통치 않았다. 영화 <중천> <싸움>에서 자신을 내던졌지만 대중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그에 비해 “CF에서는 승승장구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대중에게 CF스타 이미지가 각인된 것만은 사실. 영화 속 캐릭터에 몰두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두 가지를 양립하는 것은 여배우들의 숙제일 터.

“예전에는 CF가 너무 너무 재미있었어요.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즐거웠고요. 제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CF 촬영장에서 스트레스를 풀 정도였죠. 하지만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어요. 힘든 게 더 매력으로 다가와요. 다양하고 풍부한 걸 보여드리고 싶고요. 제가 알고 보면 똑같은 걸 지루해하는 성격이거든요,”(웃음)

다음 작품은 송승헌과 호흡을 맞추는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다. 10월부터 촬영에 돌입한다. 앙큼하고 발랄한 짠순이 여대생에서 하루아침에 공주가 돼 좌충우돌 사건을 터뜨리는 캐릭터를 맡았다.

“<마이 프린세스> 역시 도전이죠.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 중이에요. 영화 찍는다고 친한 친구들과 휴가를 못 갔어요. 시간을 내서 꼭 휴가를 가고 싶어요.”

김태희는 올해 서른을 맞았다. 1980년생이니 친구들도 슬슬 하나 둘 시집을 갔다. 결혼한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자고 와 어머니께 타박을 받기도 한단다. 천하의 김태희의 사랑과 결혼은 어떨까.

“글쎄요, 막막하네요. 궁금하기도 하고요. 일찍 하고 싶은 마음은 원래 없었지만 30대에는 해야겠죠. 40대가 되기 전엔 하고 싶지만 인력으로 안 되니까요.”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