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특집 7>연예계 ★들의 ‘별별’ 유흥문화 훔쳐보기

“텍가라오케에서 ‘무한 일탈’꿈꾼다”

많은 사람들은 연예인을 좋아하고 동경하며, 그 중 일부 사람들은 스스로 연예인이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 시대에 연예인이란 새로운 ‘영웅’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행보가 TV에 중계되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예인들이라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비록 대중들의 눈을 피해서 놀기는 하지만 그들도 어디선가는 유흥과 화류계의 쾌락을 즐기고 있다. 때로는 불법 도박으로 여가를 즐기기도 하지만 자칫 그것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과연 연예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놀까. 유흥가 관계자들을 통해서 ‘그들만의 노는 법’을 집중 취재했다.

연예인들, 대중의 눈 피해 유흥과 화류계 쾌락 즐겨
텍가라오케와 룸살롱 연예인 출입 업소 인기 1순위


연예인들의 유흥 방식은 일반인들과는 비교적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른바 ‘끼’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한번 놀아도 더 화끈하고 질펀하게 노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그러한 끼를 아무 곳에서나, 그리고 아무하고나 발산하기는 힘들다. 그저 편하게 농담을 하면서 놀고 싶지만, 그 모습이 외부에 비춰지면 오해를 살 여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때로는 일탈감과 해방감 속에서 마음껏 놀고 싶은 욕구도 강렬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끼 마음껏 펼쳐…

유흥가에서 그들이 노는 곳으로 선호하는 1순위는 단연 텍가라오케와 룸살롱이다. 텍가라오케는 ‘테크노’와 ‘가라오케’의 합성어이다. 나이트클럽이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일반인들이 함께 노는 장소라면 텍가라오케는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그들만의 파티가 벌어지는 곳이다.

이 텍가라오케는 연예인들이 딱 좋아할 만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단 폐쇄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거기다가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심지어 텍가라오케에 룸살롱 ‘나가요 아가씨’까지 부를 수 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자신의 지명인 아가씨를 불러서 놀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자신들이 원하는 노래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텍가라오케 DJ들이 바로 현장에서 노래를 틀어주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무한대의 일탈’을 추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 텍가라오케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요즘에 젊은 연예인들 사이에는 텍가라오케가 1순위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남녀 연예인들이 함께 모여서 놀 때에는 텍가라오케 아니면 가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그 모습을 봤을 때 소문이 퍼지는 것은 한순간인데다가 곧바로 다음 날이면 ‘스캔들’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밀폐된 곳에서 자신들만의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을 무척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곳에서 이른바 ‘2차’라고 불리는 것도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2차’까지 염두에 두면서 이런 곳에 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저 ‘신나고 가볍게 놀고 간다’는 개념에 불과하다는 것. 하지만 때로 연예인의 성향에 따라서 ‘하드코어’하게 노는 경우도 많다. 특히 ‘유흥의 끼’가 강하다는 영화배우들은 한바탕 ‘난리’를 치면서 텍가라오케를 제대로 즐긴다는 것. 관계자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자.

“연예인들은 워낙 끼가 많아서 그런지 정말 그들이 노는 걸 보고 있노라면 배꼽 잡을 때가 많다. 거기다가 술을 먹고 미친 듯이 놀기 때문에 그 자리가 다 끝나면 거의 탈진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제대로 놀고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만큼 함께 자리에 들어가는 DJ들이나 나가요 아가씨들도 정말 재미있고 신나게 놀 뿐만 아니라 다음에도 또 그런 자리를 기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하룻밤 질펀하게 노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 정도나 될까. 물론 이곳에서도 맥주를 먹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값비싼 양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한 병에 백만원 단위가 넘어가는 비싼 양주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찾는 연예인들은 물론 이곳에 출입하는 일반인들 역시 상당한 부유층의 자녀들이 많아 그만큼 ‘노는 물’이 다르다는 것.

이러한 텍가라오케의 경우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연예 기획자 관계자들, 영화사 관계자들, 그리고 방송사 PD나 작가들도 자주 오는 곳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러니까 연예 비즈니스의 상당수가 이곳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지명아가씨와 놀 때는…‘2차’보다 ‘하드코어’가 대세
나이대 있는 연예인들 룸살롱에서 ‘도박’판 벌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연예인들이 전부 다 텍가라오케만 가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나이가 든 연예인들의 경우 텍가라오케의 분위기는 낯설고 생경할 따름이다. 따라서 그들이 주로 가는 곳은 바로 룸살롱. 가장 전통적이지만, 또한 밀폐된 공간이 제공되기 때문에 여전히 연예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종종 들린다는 강남의 한 룸살롱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곳에 연예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사람들인지는 절대로 밝힐 수 없다. TV에서 보기만 해도 바로 아는 얼굴들이기 때문에 룸살롱 측에서도 특별히 보안에 주의하고 있으며 나가요 아가씨들에게도 입단속을 철저하게 시키고 있다. 특히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연예인들이 한번 오면 보통 질펀하게 노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TV에서는 가정적으로 보이는 유부남들도 한번 젊은 아가씨들을 앉혀주고 술을 주면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연예인들은 주변에 젊은 여성들도 많을 것 같은데, 룸살롱 아가씨들에게 더 ‘환장’을 하는 것 같다. 어쨌든 연예인들도 사람인지라 일반 남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이 팁도 후하게 주고 술도 비싼 것을 먹기 때문에 아가씨들도 그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씩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진상을 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손님’인데, 진상을 부린다고 뭐라고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그러나 연예인들이 룸살롱에서 술만 마시는 것은 아니다. 일부 룸살롱 관계자들은 ‘연예인들이 종종 룸살롱에서 불법 도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룸살롱만큼 불법 도박을 하기에 좋은 곳도 없다. 완벽한 밀폐와 보안유지, 그리고 한정된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는 그 공간에서는 사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잘 알 수가 없는 이유에서다. 연예인들의 도박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는 웨이터 최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일반적인 술 손님인줄 알고 서빙을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테이블에 만원짜리랑 오만원짜리가 수북하게 쌓여있고 정신없이 카드를 돌리고 있었다. 나에게 팁을 주기는 했는데, 얼굴도 안쳐다보더라. 얼굴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금방 연예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업소 측에서는 그런 걸 제재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술값이랑 아가씨 팁만 받으면 그만이지 룸 안에서 무슨 짓을 어떻게 하는지 무슨 상관이겠는가. 어쨌든 그때 처음으로 연예인들이 룸에서 도박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뒤에 주변의 웨이터들이랑 이야기를 해보니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룸살롱을 도박장소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꼭 연예인들만은 아니다. 사채업자, 부동자 업자들, 부유층들도 가장 안전한 도박장의 하나로 룸살롱을 꼽고 있는 것. 실제 룸살롱에서 도박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는 사실은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룸살롱이 도박을 하기에는 안전한 장소라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룸살롱이 가장
안전한 도박장소?

물론 연예인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즐기는 유흥과 가벼운 도박을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은 연예인이 일반인들과는 사뭇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 좀 더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공인’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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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