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챌, 외모 차별 채용 논란 엿보기

“예쁜 애만 뽑는 더러운 세상!”


최근 재기를 선언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프리챌이 구설에 올랐다.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경력직 승무원, 미인대회 출전·수상 등을 지원자격으로 내세워 외모 차별 논란을 빚고 있는 것. 이 공고를 접한 취업 준비생들은 어이를 상실, 할 말을 잃은 상태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재기 첫발부터 비틀거리는 행보를 보이는 프리챌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략기획실 직원 채용 자격에 ‘미인대회 경력’
“대외홍보, 기획업무에도 뛰어날 것이라 판단”


최근 인터넷 취업 사이트인 인크루트에 ‘경력직 승무원을 모집한다’는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지원 가능 자격으로는 승무원을 비롯해 스튜어디스, 미인대회 출전자, 모델, 탤런트, 영화배우, MC, 아나운서 경력 등이 포함됐다. 1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일종의 역발상”

이것만으로는 당최 어떤 직장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이 채용 공고를 낸 곳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프리챌. 프리챌은 동영상이나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승무원과는 합일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더 황당한 것은 신입 사원들이 배치될 부서가 전략기획실이라는 것. 담당 업무는 마케팅과 대외협력 부문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전략기획 부문의 인재상으로 ‘광고대행사 경험자 및 마케팅·경영학 전공자’를 제시하고 있다.

이 공고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프리챌 전략기획실 측 관계자는 “승무원이나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자격 조건을 둔 것은 일종의 역발상”이라며 “그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에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키운 인재들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대외 홍보나 기획 업무에도 뛰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승무원이나 모델 경력이 없어도 지원은 가능하며, 실제로 해당 경력은 없지만 기획 업무에 관심이 많은 남자 지원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챌의 슬로건인 ‘다른 시각, 다른 생각’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이런 해명에도 취업 준비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에는 채용 시 외모를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넓게 형성된 때문이다. 결국 분위기 파악 못했단 얘기다.

뿐만 아니라 이 채용공고는 법에도 어긋난다. 현행법(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법)에 따르면 모집·채용 시에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외모나 키, 결혼 여부 등의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측 관계자는 “승무원이나 모델 경력을 지원 자격으로 내걸었다면 간접적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차별이 인정되는 경우는 여자 기숙사에 여자 사감이 필요하거나, 연극의 특정한 배역에 남자가 필요한 경우 등 특수한 상황이 인정될 때 뿐”이라고 말했다.

이 공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아나운서나 모델 경력이 기획 업무에 얼마나 관련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기준을 제시한 진짜 목적이 뭐냐” “그렇게 예쁜 사원들 데리고 일하고 싶었냐” “취업도 안 돼 죽겠는데 사람 놀리는 거냐”라는 등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 광고로 외모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프리챌은 지금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과거엔 야후코리아, 다음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포털 사이트였다.

당시 프리챌은 막강한 커뮤니티서비스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의 가도를 달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정모를 위한 카페를 보유한 것도 프리챌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리챌에 암운이 드리워진 것은 2002년 10월, ‘위험한 도전’에 나서면서다. 100만 개가 넘는 커뮤니티의 주인들에게 ‘커뮤니티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더 이상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며 유료화를 선언한 것. 포털업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포털서비스에는 돈이 될 만한 모델이 없어 ‘서비스 유료화’는 포털업계의 최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프리챌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커뮤니티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고 추가 이탈이 이어지면서 이용자 수는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전제완 대표가 횡령을 저지르면서 프리챌은 점차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재기 첫발부터 ‘비틀’

이런 프리챌이 최근 재기를 선언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인력 채용 공고도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리챌의 재기도전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안쓰럽기만 하다. 재기 첫 발부터 황당한 모집공고로 비틀거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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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