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관리하는 한전 사연

전력공사는 돈잔치,민자발전은 빚더미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황금알 낳는 거위’로 인식되던 민자발전사업이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민자발전소 운영업체들의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전력대란을 우려해 이들의 참여를 독려했던 한전은 역대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기’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있지만 양측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사상 최대인 10조원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3일 한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조6679억원으로 전년동기(4조9179억원)대비 76.3%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어설 게 확실시 된다.

계속 지으라더니…

한전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연탄, 석유, LNG 등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발전단가가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전 영업비용의 55%를 차지하는 발전변동비(발전연료비+구입전력비) 감소가 실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원화가치가 하락했지만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이 워낙 큰 폭으로 하락한 덕분에 발전 관련 비용도 덩달아 줄었다. 한전의 3분기 LNG 구입비용은 전년동기대비 40.7%(7718억원) 감소했으며 그만큼 발전단가는 낮아졌다. 반면 전기 소비량은 증가했다. 3분기 전력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5% 늘어났다. 이는 상반기 판매량 증가율(1.8%)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한전의 호실적은 업계 전반의 호황을 뜻하지 않는다. 한전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만 봐야 하는 곳들이 있다. 바로 민자발전사들이다. 현재 민간 LNG 발전소 10곳 중 6곳은 사실상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전력 공급량이 예상치를 초과한 탓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LNG발전소 가동률은 40% 초반에 불과하다. LNG 소비 또한 하락 추세다. 올해 초 가동한 포스코에너지 7·8·9호기와 지난해 포천파워, 안산S파워 등 대규모 LNG 발전설비가 세워졌지만 LNG 판매량은 전년대비 10% 가량 감소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민자발전사업자들이 특혜 의혹과 불편한 시선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2011년 발생했던 9·15 정전 대란 이후 원자력발전 가동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면서 LNG를 기반으로 하는 민자발전소를 쉴 새 없이 돌렸던 분위기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당시 정부는 앞장서서 민간 LNG 발전소 건설을 독려했다. 전력예비율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진 이후 언제 닥칠지 모를 전력난을 우려한 까닭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정부는 유독 민자발전사가 생산하는 전기에 대해서만은 적정이윤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비싼 전기값을 그대로 인정했다. 한전의 자회사인 남동·중부발전 등 5곳의 발전사에는 싼값에 전기를 팔도록 하면서, 민자발전사에는 원료값에 연동된 판매액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그사이 민자발전소를 운영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은 이명박정부 들어 해마다 영업이익률 15∼30%에 이르는 호황을 누렸다. 이들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도 이 무렵이다.

올해 사상 최대 10조대 영업익 전망
발전사는 수익률 악화…가동률 40%

하지만 민자발전사업은 불과 2년 사이에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민간 LNG발전소의 가동률이 낮은 이유는 전력 생산단가가 낮은 발전소부터 차례로 가동·공급되는 체제로 운영되는 국내 전력시장의 공급 구조에 있다.
 

현행 발전 기준은 원자력, 석탄, LNG 등 발전원별로 적정 생산량을 할당한 뒤 생산 효율이 높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가 우선 매입하는 방식이다. 원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소가 먼저 가동되고, 이들 전원을 모두 가동해도 수요를 충당할 수 없을 때 LNG 발전이 투입된다. 지금은 발전단가가 저렴한 발전소에서 전력을 우선 구매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LNG 발전소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


공급과잉은 가격마저 떨어뜨렸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은 지난 9월 평균 1㎾h당 95원으로 최고치였던 2012년 7월(193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kWh당 전력생산 원가는 원자력과 석탄화력이 45∼50원대인 반면 LNG복합발전은 130원대로 2배 이상 높다”며 “지금은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43억원으로 56.1% 감소했고, GS EPS와 SK E&S의 영업이익은 각각 478억원, 3086억원으로 전년대비 56.2%와 16.7%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민간 발전사의 경영난을 줄이기 위해선 ‘용량요금’(CP, Capacity Payment) 현실화가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CP는 전력 시장 입찰에 참여한 발전기에 대해 가동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지급하는 일종의 지원금이다. CP는 2001년 도입 당시 1㎾h당 7.46원이 책정된 이래 15년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의 현상이 이전부터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안이었다는 점이다. 2011년 9ㆍ15 정전 대란이 발생하자 국민들의 원성과 비판에 놀란 정부는 민간투자를 독려했다. 이후 포스코와 GS, SK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LNG발전설비를 늘려 나갔다. 그 결과 2013년 13개 등 최근 3년새 35개의 LNG발전소가 새로 가동됐다. 이들 발전설비 용량만 16GW에 이른다.

체계적인 계획없이 밀어붙인 정부의 민간발전투자 독려는 5년이 채 안 돼 탈이 났다. 전력수요가 정부 예측치에 미달하면서 민간발전소 발전용량의 절반이면 공급을 맞출 수 있게 됐다. 결국 발전용량의 절반은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른 것이다.

예견된 뒤탈

업계 관계자는 “4년 전 정전대란이 터진 후 민자발전을 장려했던 정부가 발전소를 대거 늘리면서 LNG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고,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급락했다”며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예견했기에 그릴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생에너지 사용률

온실가스 감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화석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5 재생에너지 정보’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차에너지 총 공급량(TPES)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1990년 재생에너지 비율이 1.1%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25년째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회원국 평균(9.2%)에도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의 비중에서도 한국은 1.6%로 최하위였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가 각각 100.0%와 97.7%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차에너지 총 공급량 가운데 석유(35.6%)와 석탄(30.5%)의 비중이 특히 높았으며 천연가스(16.3%), 원자력(15.4%), 재생에너지(1.1%), 기타(1.1%) 등의 순이었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는 바이오연료 및 폐기물에너지가 72.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수력(12.2%), 풍력(3.6%), 태양광·조력(7.4%), 지열(4.0%) 등의 순이었다.


이는 경제성 위주로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화력을 대폭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해상풍력, 조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수력, 조력, 지열, 바이오에너지 등을 일컫는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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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