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중소기업 끌어안기 프로젝트 엿보기

상생협력의 해답, 포스코에서 찾았다

지금 재계의 최대 이슈는 ‘상생협력’이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상생 경영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상생협력 방안을 찾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포스코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2005년부터 상생협력을 체질화시켜온 때문이다. “‘배제(or)’가 아닌 ‘공생(and)’의 정신을 추구한다”는 국민기업 포스코. 이들이 중소기업과 더불어 사는 법을 들여다봤다.

2005년 중소기업 지원 전담조직을 신설…상생협력 ‘골몰’
공급 안정성 보장·기술협력·마케팅 등 그룹차원 토털 지원


포스코에게 있어 상생협력은 이미 체질화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2005년부터 중소기업 지원 전담조직을 두고 상생협력에 골몰해온 때문이다. 이어 2008년 11월에는 상생협력 실천사무국으로 확대·개편하면서 포스코패밀리 차원의 일관된 상생협력 추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우수 중소기업 육성, 상생협력을 기업문화로 만든다는 기본방향을 설정했다.

상생협력 체질화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경영현안 해소를 위해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포스코패밀리 협력 네트워크의 건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2009년 5월 처음 개최된 ‘포스코그룹 상생협력협의회’는 그룹 차원으로 상생협력이 확산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분기 단위 상생협력임원협의회와 격월로 개최되는 실무협의회를 통해 패밀리 차원의 상생협력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추진방향과 목표를 재점검함으로써 상생협력 활동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상생협력 방안으로 포스코는 협력 중소기업의 자금 구득난 해소를 위해 총 73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08년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특별펀드를 조성하고 협력기업 지원 펀드를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어 2009년에는 신한·우리·기업 은행과 공동으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출연하는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금 200억원의 16.5배인 3300억원의 대출지원이 협력 중소기업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연구개발(R&D) 인력 수급이 어렵고 고가의 시험연구장비 보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향상 지원에도 양팔을 걷어붙였다.

이를 위해 2006년 9월 포스텍·RIST 등 7개 연구기관과 함께 660여 명의 기술자문단을 구성하여 기술컨설팅, 시험연구장비 무상이용 지원 등 맞춤형 중소기업 기술지원 프로그램인 테크노파트너십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모두 72개사. 연인원 4218명이 참여해 1763회의 기술자문과 733회의 시험분석을 지원했다. 2010년부터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포스코특수강·포스코강판 등 5개 계열사에서도 자체적으로 테크노파트너십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훈련에도 열심인 모습이다. 포항·광양 및 서울에서 보유중인 우수한 교육시설과 인력을 활용, 중소기업 임직원의 직무능력 향상과 우수인력의 양성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을 운영 중이다. 42개 과정의 집합교육과 46개 과정의 e러닝 교육을 통해 지난 2009년 2만8400명의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2010년에도 3만6800여 명의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 패밀리사 임원 및 부·실장급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실시되는 토요학습에 협력 중소기업 CEO가 참석토록 함으로써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한 이슈와 트렌드 변화, 리더십 이슈 및 교양문화 강좌 등 포스코패밀리로서의 일체감 조성은 물론 협력 중소기업의 경영 마인드 함양을 도모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베니핏 쉐어링(Benefit Sharing)’은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상생협력의 대표 브랜드다.

2004년 도입 이래 현재까지 548개사가 1062개 과제에 참여해 289개사에 532억원의 성과보상이 이루어졌다. 과제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성과발생 시 3년간 연간 절감금액의 최대 50%를 보상하고 장기계약권·물량확대·공동특허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은 수주물량 확보에 달려 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에 대한 발주물량 확대를 위해 사업타당성 단계에서 중소기업 구매가능 품목을 사전에 발굴, 분할 발주하고 있다. 또 전문공사 및 50억원 이하의 공사로서 전문 기술력과 조업 관련도가 낮은 공사는 중소기업 공사발주제도를 활용 중이다. 2009년 분할 발주를 통해 1922억원을, 중소기업 공사발주제도를 통해 4882억원어치의 물량을 중소기업에 발주했다.

또 포스코는 중소기업의 원자재 구득난 해소를 위해 자동차 부품사 등 기간산업 중소 고객사에 대한 판매량을 2009년 92만톤에서 2010년 134만톤으로 증량했다. 중소기업이 포스코재뿐만 아니라 국내외 타사재를 구매해 발생하는 가공문제 등에 대해서도 포스코의 품질 노하우를 활용하여 적극 해결해주는 ‘중소고객사(Solution Providing)’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태국과 인도의 해외 SCM기지에 중소기업 제품 홍보관을 개설해 운영 중이며, 중소 고객사의 2차 제품 수출 입찰 시 포스코가 소재 가격을 제시하여 중소기업의 해외판로 확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중소 주물선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물선 가격인상 적용 유예 및 가격할인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또 중소 고객사의 판매대금 현금입금에 대한 금융혜택 부여, 판매보증 수수료 지원, 운송대금의 전액 현금결제 등을 통해 중소 고객사의 자금부담 경감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상생협력 방안 발표

최근 포스코는 ‘포스코패밀리 상생 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하고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상생협력이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는 물론, 공정한 사회 질서 구축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소기업과의 ‘더부살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가 상생협력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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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