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포구여행 ①충남 보령시

맛도 영양도 최고 ‘바다의 인삼’

살아온 하루가, 지나온 한 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지만, 시간은 어느덧 2015년의 마지막을 향해 내달린다. 저물어 가는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겨울바다만큼 좋을 곳이 없다. 짠 내 가득한 포구에서 제철 맞은 굴을 구워 먹으며 바다 너머로 잠기는 석양을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한다.

굴 따던 아낙들 입맛 사로잡은 구이
키조개 생산지로 유명해진 오천항

잠시라도 도시에서 몸을 빼내 여유로운 겨울의 한 자락을 만나러 천북 굴단지로 떠난다. 그곳에는 제철 맞은 굴과 향긋한 바다 내음이 우리를 유혹한다.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 위치한 굴단지는 ‘굴 구이’의 원조격이다. 보통 굴 하면 경남 통영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굴 구이하면 천북 굴단지가 먼저 생각난다. 천북면 장은리와 사호리 일대 해변에서 채취한 굴이 맛 좋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일조량도 많고,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개펄에 미네랄이 풍부해 양질의 자연산 굴이 지천이었다. 굴을 따던 아낙들이 겨울 한기를 달래고자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장작불에 손을 녹이며 굴을 껍질째 구워 먹었다. 의외로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이 갯일 하는 아낙들의 입맛을 매료시켰고, 굴 구이는 지역의 토속음식이 되었다.

‘굴 구이’ 원조
천북 굴단지

홍성방조제 끝자락 바닷가를 배경으로 100여 곳의 굴 구이전문점 간판이 줄 지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천북 굴단지는 겨울에만 운영된다. 식당을 운영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천북면에 거주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를 짓고, 겨울철에만 굴 구이를 판매한다. 굴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이기 때문이다. 8월에 산란을 마친 굴은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겨울에 최상의 상태가 된다. 안타까운 것은 홍성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바닷길이 막혀 굴 생산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현재 굴 구이에 사용되는 굴은 통영, 여수 등지에서 양식한 것을 가져온다.


천북 굴단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굴 구이다. 소쿠리에 가득 담긴 굴을 불판 위에 소북이 올리고 익기를 기다리면 요리 끝. 굴이 익는 동안 양손에는 장갑을 끼고 먹을 준비를 한다. 3분도 채 되지 않아 탁탁 소리를 내며 굴이 뽀얀 속살을 드러낸다. 입이 벌어지지 않은 굴은 작은 칼로 벌리면 된다. 탱글탱글한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가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굴은 너무 구우면 펑 소리를 내며 굴 껍데기가 사방으로 튀어 먹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서양에서는 굴을 ‘바다의 우유’라 하여 강장제로 여긴다. 우유보다 무려 200배나 많은 요오드 성분이 들었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을 만드는 데 쓰이는 아미노산과 아연이 많이 함유되었다. ‘배타는 어부의 딸 얼굴은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 얼굴은 하얗다’는 속담이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굴 구이 외에 굴 찜도 인기가 좋다. 굴 향기가 가득한 굴밥, 굴 탕수육, 굴전 등 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천북에 굴이 있다면 오천항에는 키조개가 있다. 키조개는 생긴 모습이 곡식의 검불을 까부르는 키와 비슷하다. 전남 장흥 등 남해에서 채취해 일본에 수출했으나, 1970년대 들어서 서해 오천항 근처에 많이 서식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천항이 키조개 주 생산지역으로 유명해졌다.

키조개는 바다 속 20~50m의 깊은 모래흙에 수직으로 박혀 있다. 머구리라 불리는 잠수부가 들어가 하나하나 손으로 건져 올린다. 키조개 속에는 연한 요구르트 빛의 패주(키조개 관자)가 박혀 있다. 조개 크기가 크다보니 여느 조개처럼 살을 모두 먹는 게 아니라 패주와 날개 부분을 먹는다. 패주라 해도 웬만한 조갯살 보다 훨씬 크다. 맛은 달짝지근하면서도 보드랍다. 쫄깃한 식감도 일품이다. 회로도 먹고, 쇠고기 등심과 짝을 이뤄 불판구이로도 먹는다. 밥과 함께 먹는다면 버섯, 미나리 등 야채를 곁들여 매콤한 양념장에 볶는 키조개버섯볶음이 제격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버터에 살짝 구워 주면 좋다.

최상의 굴
겨울만 운영

오천항 옆 야트막한 언덕에 충청수영성이 있다. 조선 시대에 서해를 통해 침입하는 적을 감시하고 물리치기 위해 축조한 성이다. 축성 당시에는 많은 건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진휼청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삼문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 절경을 자랑하던 영보정이란 정자가 있던 터에 새롭게 영보정을 복원중이다. 충청수영성에서는 천수만을 비롯해 오천 일대 먼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순교성지 갈매못은 천주교 박해의 슬픈 역사가 담긴 곳이다. 1866년 3월30일 병인박해 때 체포된 프랑스 선교사인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등 5명이 이곳에서 군문효수형을 당했다. 바닷가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이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조선 헌종 12년(1846) 6월 프랑스 군함 3척이 보령시에 속해 있는 섬들 중 가장 멀리 있는 외연도에 정박했다. 그리고는 기해박해(1839) 때 앵베르, 모방, 샤스탕 신부 등 3명의 프랑스 선교사들을 살해한 책임을 묻는 편지를 상자에 남겨 놓고 돌아갔다.


이 사건을 조정에서는 조선 영해 침입 사건으로 간주했다. 당시 옥중에 있던 김대건 신부의 처형이 앞당겼고, 1866년 3월30일에는 흥선대원군이 서양 오랑캐를 내친다는 의미에서 프랑스 군함이 침범했던 외연도에서 가까운 오천의 수영을 택해 다블뤼 주교를 비롯한 5명의 신부를 끌고 와 외연도를 바라보고 목을 쳐서 처형한 것이다. 지금은 성직자들이 처형당한 장소에 순교성인비가 서 있다.

도미부인사당은 정절의 표상으로 칭송 받는 도미부인을 기리기 위한 장소다. 도미부인은 백제 평민으로 개루왕의 갖은 유혹과 겁박에도 불구하고 절개를 지킨 여인이다. 보령 오천에 ‘미인도’ ‘도미항’ 등 도미부인관 관련된 전설과 지명이 전해 1994년 정절사를 건립해 도미부인의 영정을 봉안하였다. 사당 옆에는 2003년 경남 진해의 도미총을 이장해 도미부부 합장묘를 조성하였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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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오천항→충청수영성→도미부인사당→천북 굴단지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오천항→충청수영성→도미부인사당→팔색보령수필전망대→천북 굴단지
· 둘째 날: 순교성지 갈매못→보령에너지월드→보령석탄박물관→성주사지
관련 웹사이트
· 보령 문화관광 www.brcn.go.kr/tour.do
· 순교성지 갈매못 www.galmaemot.kr
문의 전화
·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542
· 보령관광안내소 041-932-2023
· 천북면사무소 041-641-8816
· 순교성지 갈매못 041-932-1311
대중교통
· 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9회(06:00~21:50) 운행, 2시간 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3회(09:20, 10:50, 18:40) 운행, 2시간 5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서울남부터미널 02-521-8550, www.nambuterminal.com
          보령종합터미널 041-936-5757
· 기차: 하루 15회(05:35~20:35) 운행, 2시간 4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광천 IC(우회전)→천광로(광천 방면)→낙동초등학교→천북면사무소→천북 굴단지
숙박
· 서해돌꽃펜션: 천북면 홍보로, 041-641-0702, www.stoneflower.co.kr
· 펜션앤호텔뷰: 천북면 홍보로, 041-641-7890, www.hotel-view.co.kr
식당
· 돌꽃먹거리 석화정: 굴 요리, 천북면 홍보로, 041-641-9344
· 하니쌈밥: 키조개, 오천면 충청수영로, 041-933-9333
· 깐돌네굴집: 굴 요리, 천북면 홍보로, 041-641-8816
· 오천항 수산물센터 4호점: 키조개, 오천면 오천해안로, 041-933-8883
축제와 행사 정보
· 2015 천북굴축제: 2015년 12월 중순, 천북 굴단지, 041-641-8816(천북면사무소)
주변 볼거리
외연도, 보령석탄박물관, 개화예술공원, 성주사지, 성주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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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