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펀드 안 내는’ 간큰 회장님 막전막후

낼 돈 없다고?…대통령이 지켜본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 여부는 어느덧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야심차게 출발한 청년희망펀드의 취지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단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순조롭게 모금이 이뤄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재벌의 참여를 강요한 까닭이다. 다만 몇몇 재벌 총수는 자발적 참여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인상이 짙다. 눈치가 없는 걸까, 아니면 간이 큰 걸까.

재벌 총수들이 릴레이식 동참에 나선 청년희망펀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9월 조성된 펀드다. 청년층 취업 기회 확대를 도모한다는 취지에 맞게 펀드기금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쓰일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제안하고 직접 기부를 한 이후 민·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기부를 받고 있다.

버티는 대기업
안한 곳 상당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가세한 후 재벌총수들의 참여가 가속화됐다. 출범 초기 삼성그룹이 이 회장 명의로 200억원,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사재를 털어 20억원을 내놓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0억원 기부 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0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 70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70억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30억원을 각각 기부했다. 이후에도 재벌 총수 및 대기업의 기부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기부금 액수에 일정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재계 서열 순이다. 그 사이 청년희망펀드 기부금 액수는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좋든 싫든 간에 기부금을 낸 기업들은 청년희망펀드를 기업 이미지 쇄신용으로 적극 활용하는 양상이다. 특히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던 롯데, SK, 신세계, 두산은 비슷한 시기에 모두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기부금을 낸 기업들은 앞다투어 기부금 액수와 자신들의 사회공헌사업을 연일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기왕 내야 할 돈이라면 최대한 생색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기부금을 안낸 기업도 다수 눈에 띈다. 10대 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8위)이 기부금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고 50대기업까지 범위를 넓히면 약 2/3가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자발적 참여라는 점에서 어물쩍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마당에 기금을 내지 않는다는 건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꼴이다. 다만 그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VIP 기부 이어 재벌 총수들 릴레이식 동참
재계 서열 따라 금액 책정…할당제 논란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금을 내지 않은 회사 가운데 일부는 정황상 기부금 액수를 제대로 책정하지 못하거나 내기 애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물론 이들 상당수가 조만간 기부 대열에 동참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KT(11위)는 조만간 청년희망펀드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재원 마련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액은 기업 규모에 걸맞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금껏 이어진 청년희망펀드 기부는 재벌 총수가 솔선수범해 사재를 내놓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KT를 골치 아프게 만든다. KT는 한 해 2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이지만 사주가 따로 없다. 황창규 회장은 자사주를 5000주밖에 보유하지 않은 전문 경영인이다. 올해 3분기까지 10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지만 재벌 총수에 비하면 재산이 현저히 적다.

만약 황 회장이 다른 재벌 총수처럼 혼자서 수십억원을 기부하려면 올해 연봉을 전부 내놔도 부족하다. 결국 KT가 회사 규모에 걸맞게 기부액을 책정한다면 임원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내놓을 액수
눈치전 팽팽

기부금은 둘째 문제고 재벌 총수를 둘러싼 각종 악재를 처리하는 것만 해도 정신없는 기업도 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회사 자금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된 상태다. 매주 금요일마다 검찰과 장 회장 측 변호인이 위법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는 것만 해도 바빴다.
 

물론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이재현 CJ그룹(14위)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24위) 회장은 이미 기부금을 내놨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과 임원진의 이름으로 청년희망펀드에 25억원을 책정했고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 및 임원진의 이름으로 2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600억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고 조석래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 등의 혐으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구형받은 상태다. 다만 동국제강은 이들보다 회사 사정이 더 나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극도로 나빠진 회사 사정상 기부금을 선뜻 내기 힘든 총수와 기업들도 제법 보인다. 대우조선해양(16위)은 얼마전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이 결정되고 나서야 겨우 기사회생했고 대우그룹 공중분해 이후 수차례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25위) 역시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17위)은 박삼구 회장이 이제야 회사를 수습하고 나선 상황이고 동부그룹(20위)은 최근 5년간 10개 기업을 인수합병 했지만 이 중 8곳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는 등 한창 그룹 재편에 바쁜데다 김준기 회장은 자금 한 푼이 아쉬운 처지다.

경영진이 외국 인사거나 혹은 외국계인 기업들도 청년희망펀드에 무반응이다. 국내 기업문화가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는 핑계가 그나마 먹힐만하다. S-OIL(26위), 한국GM(36위) 등 외국계 회사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기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얼마전 사모펀드에 인수된 홈플러스(37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총수와 기업이 한 몸으로 움직이는 일반적인 국내 재벌기업 형태와 조금 차이가 있다.

대림산업(18위), 부영그룹(19위)은 기부금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그간 활동이 일종의 가림막이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준용 명예회장이 얼마 전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 전 재산 20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사회공헌사업에 힘쓰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 때도 피해 복구와 유가족 성금으로 당시 재계에서 가장 많은 20억원을 기탁 한 바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역시 연세대학교 기숙사 기증을 비롯해 지난 8월 건국대에 80억원 기부 등 사회공헌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청년희망펀드에 아직 기금을 내놓지 않고도 나름의 이유로 이리저리 빠져 나갈 구멍을 마련해놓은 기업과 총수들이 상당수다. 별다른 이유 없이 기부금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기업도 여럿 된다.

자발적 아닌
사실상 반강제

흥미로운 점은 범현대가에 뿌리를 둔 기업들의 참여가 유독 저조하다는 사실이다. 펀드 설립 초기에 기부금을 내놓은 현대자동차그룹과 30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현대백화점그룹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그룹(8위), 현대그룹(21위), KCC그룹(28위), 한라그룹(33위), 현대산업개발(41위) 등 50위권에 포함된 범현대가 기업 상다수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그나마 현대중공업은 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이 경영에서 손을 뗐다는 이유라도 있지만 다른 곳들은 총수가 직간접적으로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외에도 OCI(23위)를 비롯해 30위 내 몇몇 기업들도 청년희망펀드 기부에 동참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술 더 떠 50위까지 규모를 넓히면 참여한 기업의 비율은 더욱 줄어든다. 어쩌면 자신들 앞선에서 기부금을 내지 않은 곳 많은 만큼 일종의 면죄부가 쥐어졌다고 볼 수 도 있다. 물론 자발적인 참여인 만큼 표면상 기부금을 내지 않아도 뭐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이건 겉보기에 국한될 뿐이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청년희망펀드가 재벌기업 사이에 할당제쯤으로 비춰진다는 점이다.

‘얼마?’아직 고민 중인 회장
‘강제로 못내’무시한 회장도


펀드 출범 초기엔 사회 지도층, 공직자, 일반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기금을 마련한다는 취지였다. 지난 9월 황교안 국무총리는 “삼성에 2000억원을 내라고 하고 마찬가지로 다른 기업에 돈을 내라고 하면 1조원을 모을 수 있겠지만 기업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력에 제한이 된다”며 기업 기부는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지금은 준강제적인 모금으로 변질된 모습마저 보여준다. 좋은 취지와 별개로 청년희망펀드는 기업의 입장에서 얼핏 ‘울며 겨자 먹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청년희망펀드 기부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에 기부액 규모와 참여 시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청년희망펀드는 이런 배경 탓에 진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 총수의 기부행렬이 청년들의 실업의 아픔을 헤아린 기부가 아닌 마지못해 하는 기부 아니냐는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돈을 내고도 찜찜한 상황이 됐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2000만원과 매달 월급의 20%씩 기부하는 청년희망펀드의 ‘1호 가입자’이지만 이달 중순까지 재벌총수의 참여가 있기 전까지 기부액은 60억원에 그쳤다.

이렇게 되자 청년층을 위한 기부가 아닌 정부의 눈치보기에 불과하다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대통령이 앞장선 상황에서 눈치껏 기부금을 내는 게 차라리 속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 아무리 재벌 총수라도 약자에 속한다. 일부 기업들은 정부 인허가 사업이 걸려 있거나 총수와 기업 핵심 인사들이 수사 명단에 포함된 상황이다.

“낼까? 말까?
내는 게 속편해”


결국 알면서도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는 재벌기업 총수들이 시기를 봐서 기부 행렬에 동참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눈치 없는 총수 혹은 기업으로 비춰지는 것보다 차라리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이는 게 속편한 일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껏 자발적으로 사회공헌사업에 충실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추가로 좋은 일에 동참한다고 봐야지 별수 있겠나”며 “청년희망펀드가 어떤 식으로 쓰일지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냥 있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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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