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경희궁자이' 끝나지 않은 논란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대단위 아파트 단지 조성 공사에 신뢰할 만한 메이저 건설사가 참여했다. 당연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잡음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처음엔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몇몇 사람들이 억울함을 성토하더니 지금은 인근 주민들마저 연신 손가락질하는 양상이다. 분명한 건 이 모든 갈등이 ‘경희궁자이’조성 과정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 경희궁자이는 2533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도심권 마지막 대단위 아파트 단지라는 특징을 부각시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최고청약률 49:1, 평균청약률 3.5:1은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고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직주근접형 단지라는 장점마저 입소문을 탔다.

단체행동 준비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을 양 옆에 둔 더블역세권도 후한 평가를 이끌어냈다. 비록 3.3㎡ 당 평균 분양가는 약 2300만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이마저도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분양과 함께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는 “대형 랜드마크 단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충분히 수긍할만하다”며 “강북권에 직장을 둔 실수요자 위주로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첫 삽을 뜨기 전부터 생각지 못한 잡음에 휩싸이게 된 경희궁자이는 1년이 다 되도록 구설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시작은 철거민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경희궁자이 견본주택 개관일은 공교롭게도 철거민들이 본격적으로 단체행동에 나선 시발점이기도 하다. 당시 돈의문 1구역 상가세입자들이 주축이 된 전국철거민협의회는 권리금 보장 및 대체 상가 마련 등을 요구하며 견본주택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에 이른다. 조합의 충분치 못한 보상금액과 쫒기듯 내몰린 철거민의 현실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고자 나선 것이다.

당시 박순이 대책위원장은 “개발악법에 의해 개발지역 지주나 세입자는 물론이고 지정 구역 내 대다수 상가 세입자들은 세입자간에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상가 권리금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겨우 이사비용 정도의 보상금을 지불받고 강제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철거민 신세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합과 시공사는 철거로 인한 피해 금액과 향후 손실 등을 공사 시작 전부터 명확히 처리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GS건설은 조합이 의뢰한 공사를 자신들은 대행 할 뿐이기에 철거민 문제는 재개발조합과 세입자들 간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거듭 표명하고 있다.

해를 넘기도록 계속된 양측의 갈등은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수차례에 걸쳐 철거민, 서울시, 종로구, GS건설은 4자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방도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첫삽 뜨기 전부터 철거민들과 마찰
지금도…공해문제로 주민들과 갈등

더욱이 재개발로 강제 철거된 기존 대로변 상가 세입자들은 현행 개발 관련법 자체를 악법으로 규정하고 오는 20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어서 사태 해결은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철거민 문제로 충분히 머리 아픈 판국에 최근에는 철거민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이 시공사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이다.

최근 종로구 교남동 일대 경희궁자이 공사 현장 주변은 GS건설과 인근 주민 간 마찰로 한창 시끄럽다. 주민들은 얼마 전부터 아찔한 장면을 연이어 목격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잇단 균열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진동이 자신들의 보금자리에 중차대한 균열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은 “피해대책위원회에서 나온 말에 따르면 교남동 일대는 지반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공사 현장의 충격이 다른 곳까지 전이된다더라”며 “지금껏 살고 있는 곳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공사가 진행된 이후 균열이 발생했다. 충분히 의심할만 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경희궁자이 공사현장이 진동규제기준법 위반으로 이미 해당구청으로부터 두 번에 걸쳐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전례는 주민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한다. 현행 진동규제법은 각종 공사장의 진동범위를 주간(오전 7시∼오후 6시)은 65dB 이하, 야간(오후 10시∼오전 5시)은 50dB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시공사 역시 이 문제를 인지하긴 마찬가지다. GS건설 관계자는 “진동에 따른 주민 피해 정도는 정밀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균열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해선 공감한다”며 “문제가 발생한 부분은 언제든지 보수하겠다”고 밝혔다.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교남동 ‘동아아파트’의 경우 길가를 제외한 나머지 면이 사실상 공사 현장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소음과 분진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발 더 나아가 과도한 분진은 동아아파트 뿐만 아니라 서대문역 부근에 위치한 강북삼성병원과 적십자병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의 가족이 소음 및 분진 문제로 민원을 제기한 것만 해도 상당수에 이른다.
 

적십자병원 관계자는 “내의병실에는 중증 장애인 환자들이 많은데 경희궁자이 공사로 병실에 벽파 진동 무너지는 소리가 날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가 들어올까봐 여간 걱정되는게 아니다”라며 “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환자들 건강이 더 나빠질까봐 염려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공사 현장에서 초래된 갖가지 불편사항이 수면위로 부각되는 사이 주민들도 서서히 단체 행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경희궁자이 피해대책위원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치고자 하는 모습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아직까지 주민들과 시공사 사이에는 피해보상액 기준에 대한 좁히기 힘든 간극이 존재한다. 만약 피해보상액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 대책위는 피해사례를 모아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할 생각도 하고 있다. 이 경우 법적공방은 불가피하다.

골치아픈 GS건설

한편 경희궁자이를 둘러싼 골치 아픈 일들과 별개로 오는 2017년 2월로 예정된 입주는 별 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잔여세대가 남아있지만 프리미엄은 여전하고 인접한 마포구 서대문구의 아파트시세가 평당 2400만원대로 치솟고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마저 돋보이기 때문이다. 10월 중 견본주택 폐관이 예상되는 수순이다.

경희궁 자이 조성과정에서 야기된 여러 문제들의 엉킨 실타래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쪽이 부러져야만 끝나는 대결로 치닫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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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