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지역경제진흥원 조대원 원장

“나는 매일 쿠데타를 꿈꾼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조대원 지역경제진흥원 원장은 매일 쿠데타를 꿈꾼다. 자칫 위험한 발상일 수 있지만, 육사 출신인 조 원장을 생각하면 실로 그답다. 조 원장은 내년 총선에 초선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살벌한 정치판에 들어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싶다고 한다. 그가 꿈꾸는 쿠데타는 어떤 것일까.

 
조대원 원장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육군 장교로 근무하다 대위로 예편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 원장은 지난 2011년 출간된 <나는 매일 쿠데타를 꿈꾼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의 장르는 스스로가 재미없다고 인정하는 정치 에세이다. 이 책은 2쇄 발행까지 하고 있다. 
 
주변서 “미쳤어?”
 
조 원장은 “요즘 책을 출간해도 500권 이상 팔리는 비율이 20%정도이고, 1쇄가 다 나가는 경우는 1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종이책 시장이 어렵다”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정치비평 에세이가 900권 가까이 팔린 것은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책 판매에 8할은 제목 때문일 것이다. 매일 쿠데타를 꿈꾼다는 게 어디 흔한 발상인가. 독자들은 이 제목에 끌려 조 원장의 책을 집어 들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편집인도 제목을 본 순간 한눈에 끌렸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이 제목 때문에 조 원장 주변에서는 말이 많았다. 특히 조 원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기에 더욱 민감한 문제였다. 조 원장 육사 동기나 선배들은 하나같이 ‘미쳤다’ ‘위험 단어를 쓰는 게 아닌가’ ‘제목을 바꿔라’ 등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쿠데타'란 지배자 교체를 목적으로 하며, 군대를 동원해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프랑스 말이다. 다시 말해 군사 반란이다. 학계에서는 쿠데타를 반민주주의 행위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도 쿠데타는 존재했다. 그 중심에 육군사관학교출신들이 있었다. 이런 탓에 쿠데타라는 단어는 육사 출신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나 마찬가지였다. 조 원장의 동기나 선배들이 책 제목을 두고 쓴소리를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육사 출신…김덕룡 인연으로 여의도행
원희룡 특보 등 맡아 ‘정치시야’ 넓혀
 
조 원장이 ‘쿠데타’라는 단어를 쓴 것은 그가 한국 정치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술자리에서는 늘 나라 걱정과 정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며 “특히 서민들이 느끼는 심각한 삶의 무게와 절망감이 내게는 ‘이런 세상 한번 뒤집어져야 한다’는 현대판 민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기존 체제와 질서에 반하는 것이라면, 그들에게는 이런 민란이 쿠데타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정치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그는 민초를 대변할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2005년 고향인 경북 영천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그는 정치판에 첫발을 디뎠다. 조 원장은 “당시 뉴욕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했다”며 “재보궐선거가 결정된 게 2004년 가을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기회다 싶어 무작정 귀국해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당시 그의 나이 37살로 7명의 후보 중 가장 젊었다. 젊다는 게 고배를 마신 원인은 아니지만, 5년 만에 귀국해 단 몇 달 선거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 한 마디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당시 선거 준비 과정 경험과 인연은 조 원장의 큰 재산이 됐다. 조 원장은 이후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김덕룡 의원을 만나 2007년까지 국회에서 상근 정책보좌관을 했다. 그 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에 뛰어든 원희룡 제주지사 의원 밑에서 전략기획특보를 맡아 선거 전략을 지휘했다.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1기 청와대 구성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이때의 경험이 너무 소중하다. 빨리 정치판에 뛰어들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지만, 잘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고 한다. 바로 보좌관이 소속당에 눈도장이 찍혀 공천을 받는 방법이다. 19대 현역 국회의원 중에도 보좌진 출신이 20여명에 이른다. 과거에도 이름을 날린 보좌관 출신 의원들이 많다. 대부분 국회 보좌관을 거쳐 청와대, 행정부 등에서 경력을 쌓고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조 원장도 이들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지금까지 조 원장이 국회에서 활동했다면, 올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 누구보다 유리했을 것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영건으로 조 원장을 점치고 있다. 
 
“이젠 내 정치하고 싶다”
민초 대변 정치인이 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 2012년 정치판에서 삶의 현장으로 나왔다. 조 원장은 “지금까지 운이 좋게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을 모셨다. 하지만 이들 정치인이 하고자 하는 정치는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며 “내 정치를 배우고 실천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2012년 이례로 3년이란 시간 동안 조 원장은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특히 그가 현재 살고 있는 고양시에서 ‘일산포럼’이라는 시민단체에서 사무총장을 하며, 지역 발전에 힘썼다. 하지만 조 원장은 이 활동을 하면서 많은 부조리를 목격했다고 고백했다.
 
현재 그는 고양시청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조 원장은 지난 2012년 논란이 됐던 고양시 와이시티(Y-CITY) 특혜 의혹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조 원장은 “시민들이 아직 이 부분에 의문을 갖고 있다. 고양시는 시민이 납득할 수 있을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조심스럽게 내년 총선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자신의 도전이 무모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하려면 돈과 줄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나와 거리가 멀다”며 “하지만 잘 준비해온 사람에게는 반드시 일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 보통사람이 내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도전 중
 
조 원장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가 2008년 미국에서 방광암 선고를 받고 병원비가 없어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돌리며 계좌번호까지 적어가며 도움을 요청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2016년 총선 때 보통 사람이라는 줄 하나 잡고 다시 무한도전을 시작했다. 조 원장은 “이 무모한 도전이 쿠데타를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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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