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이성권 대표

“교육이 정치에 종속되면 미래에 죄 짓는 것”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정교과서에 대한 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르익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국정교과서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정부가 밝힌 가운데 여당까지 지원사격에 나선 모습이다. 반면 학계와 교육계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정교과서 문제가 국정감사를 강타했다. 지난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교육부에 대한 국감은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정회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의원들은 황우여 교육부장관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교문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전국역사교사모임 내 현직 역사교사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98.6%의 교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사회 곳곳에서 반대 입장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외치는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눈길이 간다. 27년 동안 교직에 몸담고 있는 이성권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는 “정가가 교육을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일침을 날렸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이하 정책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정책연대는 2013년 10월에 만들어졌다. 학교,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학·진로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줄 세우기식 교육이 현장에 많은 폐단을 가져오고 있다. 설사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이라도 자기 한 분야를 찾을 수 있게 정책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주로 수능시험의 자격고사화, 문·예체 교육의 활성화, 줄 세우기 교육의 폐지와 같은 것들을 주장하고 있다.


- 국정교과서 문제가 화두다. 현직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대부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역사교사모임에서 2255명의 교사가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지난 8일 기준).

- 국정교과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사 교과서가 단일 종으로 통일되면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과거 1974년도에 만들어진 국정교과서처럼 역사가 권력자의 구미에 맞게 재단이 된다면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에게 옳지 못한 일이다. 검정된 여러 교과서가 출판되는 것이 권력에 의한 재단 가능성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라고 본다.

- 국정교과서를 찬성하는 곳에서는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을 우려하고 있다.
▲여당에 속해있는 사람들, 여당의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견과 다를 경우 ‘좌익이다’ ‘좌편향이다’ ‘좌클릭이다’ 이런 용어들을 쓴다. 교과서 내용 중 사실관계에 관한 기술이 잘못됐다든지 어떤 부분들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와 같이 구체적 의견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지, 모든 것을 싸잡아서 진영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정쟁에 이용당하는 것이고, 교육이 정치에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것은 비생산적인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 국정교과서를 두고 새로운 유신시대의 도래라는 말이 있다. 동의하는가?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를 한다. 저 또한 일부 동의한다. 국정교과서 체제라는 것이 정부에서 발행하는 것이고 정부의 논리와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2015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근·현대사 부분을 축소하고 고대사 부분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은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이나 정서발달·인성교육에도 좋지 못하다 생각한다. 우리 시대와 가까이 있는 근현대사가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지 않겠나.

따라서 국정교과서가 여러 가지 경우에 편향된, 여기서 편향은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말이 아니라 집필자와 집필을 주도하는 사람들에 의해 역사가 기울어지게 이해·해석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경고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유신시대로의 회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 본다.

현직 역사교사 98.6% 국정화 반대
“권력자 구미에 따라 만들어질 우려”


- 뉴라이트 운동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나?
▲확인한 바가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힘주어 말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교육만을 생각하고 교육에만 몸담아왔던 사람들은 ‘교과서가 어떤 체제여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냐’ 단지 이 생각뿐이다. 현재의 교과서 논쟁의 패러다임이 이념논쟁이나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저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 정쟁의 도구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 의미하나?
▲여당 대표나 교육부 장관이 국정화 방침을 발표했을 때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을 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 정기 국회 기간이고 국정감사에 들어갔는데 교문위 국정감사는 공전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당 대표나 교육부 장관에 의해 의도적으로 국회의 기능이 정지될 수 있다고 본다.

- 국정교과서가 된다면 교사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나?
▲사기 저하와 관계있다. 그동안 선생님들은 자기들의 문제임에도 논의에서 소외돼 왔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교사인데 의견이 묵살되고 반영이 되지 않는 현실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교사의 자존감은 법률이나 제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부분으로 구축가능하다. 교원지위향상법을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 여당과 정부는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
▲그것이 자신들을 지켜내는 중요한 울타리라 생각하는 것 같다. 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교과서에 신경을 쓸까. 교과서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현재 우리의 정치·경제·사회 구조를 결정짓는 많은 부분에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여당이 자신의 입장을 공고히 하려는 도구로 교육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한다.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로 그러면 안 된다.

- 추가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나?
▲현재 인터넷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3400명 정도가 서명을 했고 서명이 완료되면 적절한 시점에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다른 역사관련 단체와 연대해 같이 주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한국교총에 회원 자격으로 ‘교총의 입장을 밝혀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린 적 있다. 교총이 대한민국 최고의 교원조직으로서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교원으로서 품위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라 생각한다. 하루빨리 교총에서도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바란다. 침묵이 계속된다면 항의방문이나 다른 행동으로 입장을 촉구할 예정이다.

교총이 지금까지 친 정부적인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학생을 위하는 단 하나의 자세로 움직였으면 좋겠다.

<chm@ilyosisa.co.kr>


[이성권 대표는 누구?]

▲ 대진고등학교 교사
▲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
▲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고문
▲ 서울진학지도협의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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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