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폭포여행 ③전남 구례군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물맞이 폭포’

구례군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산동면은 이른 봄 노랗게 피어나는 산수유로 유명하다. 산수유가 곱게 핀 산동면 일대에는 노란 봄의 색감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이 시작됨과 동시에 분주해지는 산동면의 명소도 있다. 바로 수락폭포다.

아픈 몸도 낫게 해주는 폭포의 효험
경외감마저 드는 거대한 물줄기

남원과 구례를 잇는 19번 국도 동편으로는 남원의 바래봉에서 시작해 세걸산과 정령치를 지나, 만복대와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능선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수락폭포가 자리 잡은 산동면 수기리는 면 소재지에서 4km 정도 들어가야 한다. 계곡을 따라가면 물소리가 크게 들리고, 1분도 안 돼 수락폭포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 사이로 높이 15m에서 폭포가 끊임없이 물을 토해낸다. 수락폭포는 날이 가물어도 일정한 수량을 유지할 정도로 물이 많아 물맞이 폭포로도 유명하다.

무더위 씻기는
물맞이 체험

물맞이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선조의 지혜가 담긴 풍습이다. 수락폭포는 근처 주민들이 모내기와 김매기를 마치고 농한기로 접어들 때 허리 통증, 신경통을 다스리기 위해 찾은 곳이다. 농부들은 1년 내내 육체노동에 시달린다. 특히 모내기와 김매기를 하면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는데, 한여름을 지나는 농한기에 시원한 폭포 아래서 아픈 몸도 다스리고 더위를 피했다. 허리 통증과 신경통, 산후 통증 등에 효험이 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수락폭포는 여름에 건강을 되찾으려는 사람은 물론, 폭포의 장관을 보려는 사람과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이 뒤엉켜 인산인해다.

수락폭포는 남원의 구룡폭포와 함께 국악인이 득음하는 장소로도 알려졌다. 동편제의 송만갑 선생과 소리꾼들이 폭포를 바라보며 피를 토할 정도로 소리를 갈고 닦았다.


이제 수락폭포의 장관을 만나보자. 폭포 앞에 서면 경외감이 든다. 15m 높이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와 우레 같은 굉음이 사방을 메우기 때문이다. 한여름에는 이른 시각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맨몸으로 폭포에 뛰어들기도 하고, 비옷을 입거나 비료 포대를 뒤집어쓴 사람도 있다. 서서 온전히 물을 맞는 사람, 앉거나 바위를 잡고 엎드려서 맞는 사람 등 물을 맞는 자세도 각양각색이다.

수락폭포에서 더위를 물리쳤다면 수락폭포 주변을 차례로 즐겨보자. 산동면 지리산 자락에서 발원한 서시천은 광의면에 이르러 넓은 호수로 변한다. 구만저수지로 불리는 호수에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호수와 목장이 어우러진 목가적인 풍경, 구만저수지를 이어놓은 구름다리까지 나무랄 데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초원목장에는 지리산치즈랜드가 있어 치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먼저 치즈 재료인 커드를 만든다. 초원목장에서 직접 생산한 원유에 유산균과 응유효소를 첨가하면 커드가 완성된다.

화엄사 입구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 운영하는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이 있다. 지리산은 반달가슴곰 종 복원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에 가면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종 복원 과정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종 복원 홍보 영상과 생태전시관 관람, 반달가슴곰을 직접 볼 수 있는 탐방해설로 생태 체험이 진행된다. 야생에서 돌아오거나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적응하는 야생 반달가슴곰을 만나고, 운이 좋으면 나무에 오르는 반달가슴곰을 볼 수 있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에 위치한 야생화전시관과 압화전시관에 가면 온실에서 각종 야생화를 보고, 압화 체험도 할 수 있다. 압화는 생화나 나뭇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으로, 지리산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간직한 구례는 우리나라 압화 1번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화를 이용해 컵 받침, 열쇠고리, 액자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꽃과 나뭇잎에 풀을 살짝 바르고 원하는 모습으로 붙이면 자기만의 작품이 된다. 국내외 압화 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을 만나보는 압화전시관, 잠자리 생태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잠자리생태관도 둘러보자.

토지면 오미리에 위치한 운조루 앞 연지에는 분홍빛 배롱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8월에는 배롱나무꽃의 분홍빛이 더욱 짙어진다. 행랑채부터 사랑채, 안채에 이르기까지 운조루에 깊이 새겨진 이야기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유이주 선생의 뜻을 배울 수 있다. 운조루 인근에는 오미은하수행복마을이 있다. 전통 한옥 20여채가 밀집되어 고택 체험이 가능하다.

구례의 다양한
먹거리 즐길거리

산동면과 토지면 곳곳을 돌아본 뒤에는 구례의 맛을 즐겨보자. 운조루 옆에 있는 ‘들녘밥상’은 산뽕나무 잎으로 밥을 짓고,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한 상을 차려 낸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만든 장류로 맛을 내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구례 읍내에 위치한 ‘서울회관’은 실속 있는 한정식집이다. 반찬이 40가지가 넘는데 저렴하고, 둥근 쟁반에 층층이 쌓아 올린 반찬을 내오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동아식당’은 가오리찜을 잘하는 집이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가오리를 20여분 쪄서 데친 부추를 얹어 낸다. 양념간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는 가오리가 고소하고 담백하다.

하동에 재첩이 있다면 구례에는 다슬기가 있다. 섬진강에서 채취한 다슬기를 넣고 수제비를 끓이는데,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다슬기수제비는 지리산 일대 7개 지자체의 대표 음식인 7미 가운데 구례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토지면의 ‘섬진강’, 구례 읍내의 ‘부부식당’이 유명하다.

------------------------<여행 정보>------------------------
당일코스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화엄사→지리산치즈랜드→구만저수지 산책(구름다리-지리산치즈랜드 목장 전망대)→수락폭포

1박2일 코스
첫째 날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야생화전시관, 압화전시관)→구만저수지 산책(구름다리-지리산치즈랜드 목장 전망대)→지리산치즈랜드→수락폭포
둘째 날 사성암→섬진강어류생태관→운조루, 오미은하수행복마을→화엄사→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

관련 웹사이트
· 구례여행(구례군 문화관광) http://tour.gurye.go.kr/jcms/guryetours
· 지리산치즈랜드 www.jcheeseland.com
· 운조루 www.unjoru.net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www.omiri.net
·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http://bear.knps.or.kr

문의 전화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390
· 수락폭포 061-780-2450
· 지리산치즈랜드 061-782-2587
· 지리산호수공원 061-780-2450
· 운조루 010-9305-7705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061-781-5225
· 야생화압화전시관(구례군 농업기술센터) 061-781-7117
·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061-783-9120

대중교통
버스> 서울-구례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30~22: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구례공용버스터미널 061-780-2731
기차> 용산역-구례구역 : 용산역에서 KTX·새마을호·무궁화호 하루 15회(05:20~22:45) 운행, 약 2시간30분~4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구례화엄사 IC→용방교차로에서 지리산온천 방면 좌회전→원촌교차로에서 산동 방면 우측→삼성교 건너 직진→수락폭포

숙박
· 운조루 : 토지면 운조루길, 010-9305-7705, www.unjoru.net
· 금환락지곡전재 : 토지면 곡전재길, 010-5625-8444, www.gokjeonjae.com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5225, www.omiri.net

식당
· 들녘밥상 : 뽕잎백반,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8881
· 동아식당 : 가오리찜, 구례읍 봉동길, 061-782-5474
· 부부식당 : 다슬기수제비, 구례읍 북교길, 061-782-9113

주변 볼거리
지리산둘레길, 구례 자연드림파크, 문수골, 연곡사, 천은사, 문수사, 사성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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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