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고발>아웃백 빵에서 압정이 나왔다

“얼마야…얼마면 되겠냐구!?”


만일 당신이 음식을 먹던 중 압정을 발견했다면? 화가 난 당신은 해당 업체에 항의할 것이고 업체의 사과나 보상이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웃백은 그러지 않았다. “얼마를 원하냐”며 피해자를 매수하려드는가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다 피해자를 윽박지르는 것도 모자라 결국엔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더욱 괘씸하기만 하다.

당신이 이런 변을 당했다면? 아마도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작해야 해당 업체의 음식을 먹지 않는 정도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단 소리다. 먹는 음식에 장난 친 것으로 모자라 소비자를 우롱한 아웃백. 그 오만한 업태를 고발한다.


맛나게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피가 줄줄…
나왔는데 나올 수 없다니…발뺌·책임전가


김은희(가명)씨는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남자친구와 아웃백을 찾았다. 당시 매장은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결국 김씨와 남자친구는 빵과 음식을 포장해 매장을 나섰다. 이 빵은 주문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것으로 식사 중에 무한정 리필된다. 빵을 먹으려고 일부러 매장을 찾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 가기 위해 차에 오른 김씨는 빵을 꺼내 물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 허기가 몰려온 때문이다. 빵을 맛있게 먹던 중 날카로운 이물감에 빵을 뱉어보니 압정이 나왔다. 문방구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것으로 상당히 녹슬어 있는 상태였다.

식약청 “압정 나왔다”

섬뜩했다. 다행히 상처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압정을 삼킨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그 걱정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그길로 해당 음식점에 달려가 항의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아웃백 본사 직원이 찾아왔다. 직원은 김씨의 기대와는 달리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마를 원하냐”고 물어올 뿐이었다. 김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애써 감정을 추스른 그녀는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아웃백 직원은 알았노라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연락을 주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돌아섰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기다림에 못 이긴 그녀는 아웃백 본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아웃백 측 관계자는 오히려 피해자인 그녀에게 “왜 일을 크게 만들려 하느냐”며 다그쳤다. 적반하장이었다.

사건을 쉬쉬하려하는 아웃백 측의 태도에 화가 난 김씨는 직접 식품안전의약청에 문의했고, 조사결과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식약청 조사에 따르면 빵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나왔으며 이와 함께 빵 제조 과정 중 금속물질을 감별하는 공정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아웃백 측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빵 제조 공정에선 절대 압정이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와 함께 아웃백 측은 “재조사를 의뢰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남겼다. 나온 게 분명한데 나올 수 없다니, 황당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아웃백 측의 주장대로 빵 제조 공정에서 압정이 들어갈 수 없다면 압정이 들어갈 수 있는 경로는 하나, 그녀가 압정을 넣는 것뿐이다. 김씨는 사건을 그녀의 자작극으로 몰아가려는 아웃백의 태도에 울분이 치밀었다.

아웃백은 매번 식품사고가 터져 나올 때마다 각광받는 업계의 전형적 수법,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는 그동안 이물질 사태가 벌어지면 즉각 수습에 나서지 않고 뭉그적대다 달랑 사과문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아웃백 측은 사과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질이 나쁘다. 팔짱을 끼고 버티며 쉬쉬하다가 이젠 책임전가다.

이런 업체 측의 횡포에 소비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대응이라곤 해당제품을 먹지 않거나 ‘제발 나는 아니길’이라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아웃백 측은 ‘버티기’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자사의 불량품을 쉬쉬하다 한순간에 쪽박 찬 회사가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2000년 일부 차량의 결함을 알고도 소비자들의 리콜 요구와 클레임을 감춰오다 내부 고발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미쓰비시는 무려 76만여대 리콜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는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2000년 3천6백억 엔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도 40%나 폭락했다. 2004년 6월엔 주력 승용차와 트럭·버스 등의 차량 결함 은폐 사실이 들통 나기도 했다.

그 해에만 일본 내 판매가 40%나 줄어들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 셈이다. 미쓰비시의 부도덕한 위기관리는 기업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켰고, 고객의 신뢰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일본의 햄·소시지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했던 유키지루시식품회사는 2002년 문을 닫았다. 호주산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등을 돌리자 파산을 면치 못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해 잘못을 은폐하다 더 큰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일어난다”며 “이런 안이한 조치는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관계자의 말처럼 아웃백이 무너뜨린 믿음은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다. 그에 따라 엘리자베스 스미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지난 1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를 매각하려 했으나 그마저도 무산된 상태다.

깨진 신뢰 판매부진으로

매각의 표면적인 이유는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육류 소비를 기피하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값비싼 스테이크매장에는 발길을 돌리려 하지 않아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아웃백의 오만한 경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판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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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