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밝은 미소가 있어 더욱 매력적인 신인배우 박가희. 큰 눈과 오똑한 콧날, 그리고 매력적인 몸매까지 두루 섭렵한 그녀는 지난해 <여고괴담5>로 데뷔, 외모만큼이나 매력 넘치는 연기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정으로 “2010년 하반기를 빛내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힌 박가희를 만나 연기관에 대해 들어보았다.
<여고괴담5> 조연 데뷔→<걸파이브> 주연 캐스팅
100번 넘게 오디션 탈락 ‘쓴맛’…롤모델은 ‘하지원’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연기자로서의 첫 걸음이 순탄치 않은데 반해, 박가희의 첫 걸음은 너무나 순탄했다. 학자가 꿈이었기에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차분히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다 고3때 갑자기 연기가 하고 싶어 독학으로 연기 공부를 해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선, 경험 삼아 응시한 <여고괴담5> 오디션이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엔딩크레딧’ 이름 보며 눈물
“고3때 갑자기 연기가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아버님도 연주를 하셨던 분이라 반대는 안 하셨어요. <여고괴담5> 오디션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처음으로 본 오디션이었어요. 오디션을 볼 당시만 해도 소속사도 없었어요. 그래서 프로필 사진도 혼자 찍고, 혼자서 응시하고, 혼자서 준비하고. 정말 운이 좋았어요. 연기도 학교에서 배운 게 다였거든요.”
그리고 <여고괴담5> 황주연 역을 맡게 됐다. 황주연 역은 <여고괴담5>에서 다섯의 주요배역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실제로 제작사에서는 크랭크인 전 주요 배역을 다섯 명으로 가느냐 여섯 명으로 확장하느냐를 두고 논의하기도 했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었어요. 사실 최종 오디션까지 붙을 줄은 몰랐거든요. 더 솔직히 말하면 욕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하겠다고 했죠.”(웃음)
그렇게 황주연 역에 캐스팅 된 박가희는 신인이라면 누구나 갖게 마련인 첫 촬영에 대한 두려움이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황주연 역은 박가희의 역할이었고, 그녀가 배우가 될 요량이었나 보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을 때 제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설레었어요. 즐기면서 촬영했어요.”
힘든 촬영이 끝나고 첫 영화 상영 날, 신인배우라면 첫 출연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느낄 것이다. 아마 그녀도 그런 감정을 느꼈을 터.
“엔딩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랐을 때 감정이 복받쳐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울었어요. 나도 해낼 수 있구나, 이런 것을 느꼈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여고괴담5>에 출연한 박가희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좋았다. 혼자 활동했던 그녀에게 지금의 소속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 것도 이 때. 기분 좋게 소속사에 들어갔고, 영화, 드라마, CF 등 오디션 제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연예계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었을까. 100번 넘게 본 오디션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계속 먹었고, 몸무게가 연예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었다.
“큰 고생 없이 첫 오디션에서 캐스팅 된 게 저에게는 독이었나 봐요. 연예계를 쉽게 생각도 했고요. 오디션 탈락이 계속 될수록 실의에 빠져들었어요. 친구들 만나서 스트레스 풀기 위해 무조건 먹었죠. 그러던 어느 날 ‘난 연기 아니면 하고 싶은 게 없는데, 연기가 좋은데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심기일전하던 박가희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제작자 겸 가수 이주노가 출연하는 영화 <걸파이브> 오디션에 응시했고, 당당히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춤과 노래 연습에 매진
“방황하는 1진 소녀 5명이 걸그룹을 결성해 꿈을 이룬다는 내용이에요. 제가 짱으로 나와요. 리더 맏언니로 말수가 적고, 묵직한 캐릭터죠. 연기 뿐 아니라 춤과 노래 연습에 매진하느라 하루 하루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요.”
욕심 많고 열정 많고 끼 많은 신인배우 박가희. 그녀는 경험을 통한 연기, 즉 여러 가지 역할을 다 해보고 싶단다.
“아직은 뭐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모르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 마음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매 작품을 통해 질타도 받고 단점도 파악하고 많은 것을 배워나가려 노력하는 신인이거든요. 하지원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캐릭터를 흡수한 상태에서 작품에 어우러지게 연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볼 때마다 감동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