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②전남 진도군 김영숙 명인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을 만들다

­­진도 지산면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 53호 김영숙 선생을 만났다.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인상이다. 그가 명인이 된 것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복령으로 만든 ‘복령조화고’ 덕분이다. 복령조화고는 조선 시대에 가정 살림 전반에 관해 기술한 <규합총서>에도 나올 만큼 조상 대대로 즐겨 먹던 전통 떡이다. 백설기와 비슷한데 멥쌀과 복령을 주재료로 만들어 복령조화고라 한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쉽게 복령떡이라고 부른다.

 

시간과 정성으로 빚어낸 전통 떡 ‘복령조화고’
직접 재배·생산한 재료 사용해 만족감 두 배

김영숙 명인은 춘궁기에 복령을 캐서 덥석덥석 베어 먹기도 하고, 설을 쇠기 위해 복령 가루를 넣어 조청을 고았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때는 복령이 귀한 약재인 줄도 몰랐다. 명인이 복령조화고를 안 것은 1966년 지산면으로 시집오고 나서다. 시할머니에게 떡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시댁에서는 손이 많이 가도 큰일이 있을 때마다 복령조화고를 냈다.
복령은 벌채한 소나무나 죽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버섯으로, 땅속 30cm 깊이에서 자란다.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김영숙 명인은 문중 산에서 캔 복령을 바로 냉동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가루를 내서 쓴다. 울퉁불퉁하고 못생겼지만 달고 심심한 맛이 떡 재료에 적당하다. 멥쌀에 복령, 산약(마), 검인(가시연밥), 연자육(연꽃 씨앗)을 넣고 사탕가루로 맛을 내는 것이 전통적인 조리법이다.
우리네 전통 떡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든다. 복령조화고도 손이 많이 가는 떡이다. 먼저 불린 멥쌀을 가루 내고 복령, 산약, 검인, 연자육도 곱게 가루를 낸다. 사탕가루 대신 꿀을 넣고 체에 여러 번 내린다. 체에 내리는 작업은 두 번 정도 기계를 쓰지만, 손으로 두어 번 더 내려야 한다. 예전에는 전 과정을 손으로 하느라 힘들었다. 고운 가루를 내려야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좋은 떡이 완성되므로 절대 게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곱게 내린 가루는 물에 적신 면포를 덮어 숙성시킨다.

건강과 맛 담은
명인의 떡

숙성된 가루는 시루에 찌는데, 김영숙 명인은 직접 짜 맞춘 나무 시루를 쓴다. 옛날에는 질시루를 사용했으나, 찌는 동안 물방울이 맺혀 떡에 스며드는 걸 보고 여러 재질을 시험해본 결과 나무 시루가 가장 좋았다. 시루에 면포를 깔고 떡가루를 평평하게 올린 뒤 두꺼운 면포를 덮어 20분간 찐다.
김이 하얗게 오른 떡은 보기에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생김새는 백설기와 비슷한데, 복령조화고는 황토색이 살짝 도는 아이보리색이다. 떡이 두꺼우면 찌는 시간이 길어지고, 가루 무게에 눌리기 때문에 손가락 한 마디 두께로 만든다.
복령을 비롯해 여러 가지 약재를 넣지만, 약 냄새나 쓴맛이 없다. 또 백설기는 먹다 보면 목이 메는데, 복령조화고는 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넘어간다. 씹을수록 침이 나와 부드럽게 넘어가고 소화도 잘된다. 사탕가루 대신 꿀을 넣어 그런지 달지 않으면서도 자꾸 손이 간다. 아이들도 맛있다며 연신 집어 먹는다.
명인의 떡은 건강과 맛을 고루 담아낸다. 단맛이 강하거나 수입 쌀과 저렴한 재료를 쓴 떡을 파는 곳이 많은 요즘도 명인은 직접 재배하거나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를 고집한다. 전통적인 비율에 따라 만든 복령조화고도 약재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아이들이나 한약재를 싫어하는 이들을 위해 복령의 비율을 낮추고 하트 모양으로 포인트를 준 떡도 있다. 소화력이 약해진 환자들에게 약떡으로 알려져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주로 판매되고, 선물용으로도 사랑받는다. 진도 특산물인 검정쌀과 구기자로 만든 검정쌀떡, 구기자한과도 명인의 자랑거리다. 바쁜 아침에 빵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명인이 만든 떡 한 조각이면 거뜬하겠다.

4월부터 꽃게가 넘쳐나는 진도 서망항
6월 산란기에 볼 수 있는 다양한 꽃게 요리


진도의 4월은 꽃게를 몰고 온다. 진도 남쪽 서망항은 4월부터 5월까지 꽃게가 넘쳐난다. 진도 일대에서 잡은 꽃게는 모두 서망항으로 하역해 경매를 마친 뒤 전국으로 팔려 나간다. 그물을 사용하는 타 지역과 달리 진도는 통발을 던져 꽃게를 잡는다. 덕분에 살아 있는 시간이 길고, 살이 더 꽉 찼다.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서망항을 찾는 이유다.
꽃게잡이 어선은 바다에 정박해 있고, 운반선이 항구와 어선을 오가며 꽃게를 나른다. 오전 11시에 경매를 시작하고, 물량이 많을 때는 오후 1시에도 열린다. 운반선에서 내린 꽃게는 크기별로 분류 작업을 거쳐 수조에 넣으면 다시 헤엄친다. 진도 앞바다는 6월부터 산란기를 맞아 꽃게 금어기가 시작되는데, 산란 전인 지금이 살도 많이 오르고 알도 꽉 차 맛이 좋다. 꽃게찜, 꽃게탕, 꽃게살비빔밥, 간장게장 등 다양하게 요리한 꽃게가 달다. 

진도의 새로운 명소로 접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의신면 남쪽에 있는 접도는 연륙교가 놓여 접근하기 쉽다. 섬이 대부분 원시적인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되었으며, 섬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접도웰빙등산로가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능선과 계곡,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안내 표시, 일부 구간의 계단과 목책, 밧줄 정도를 제외하면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데다, 등반 중에는 인가나 건물이 전혀 없다. 

1코스는 수품항과 아홉봉을 잇는 3.5km 구간으로 왕복 1시간 걸리고, 2코스는 여미주차장-쥐바위-거북바위-병풍바위-부부느티나무-여미사거리-작은여미(동백계곡)-솔섬해안-작은여미-말똥바위-여미사거리-여미주차장으로 돌아오는 9km 구간으로 4시간 정도 걸린다. 2코스가 훨씬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 바다와 해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작은여미와 솔섬해안이 특히 인상적이다. 솔섬바위 끝 조망대에 서면 등산로 출발점부터 능선과 동백계곡, 작은여미 등 접도웰빙등산로가 한눈에 펼쳐진다.

자연 그대로의
접도 웰빙등산로

고개를 들면 활짝 핀 동백꽃이 머리 위를 비추고, 고개를 숙이면 수풀에 숨어 있던 들꽃이 수줍게 인사를 한다. 남산제비꽃, 산자고, 노루귀, 현호색 등 봄꽃이 등산로 곳곳에 피었다. 5m가 넘는 모새나무와 이팝나무, 제주도와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지네발난 같은 희귀 식물도 눈에 띈다. 봄부터 가을까지 들꽃이 피고 지며, 상록활엽수가 많아 겨울에도 싱그러운 초록이 가득하다.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초등학생은 물론 70대 어르신도 도전해볼 만하다.
진도의 상징인 진돗개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진도개테마파크를 찾으면 흥미진진한 경주와 공연을 볼 수 있다. 평일에는 진돗개 공연이 세 차례 있고, 주말에는 공연 외에도 진돗개 경주와 어질리티(장애물 경기)까지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진도 남서쪽 바다의 조도 일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산면 급치산전망대에 오르면 그림처럼 펼쳐진 풍광을 조망하기 좋다. 세방낙조전망대 주변으로 분위기 좋은 펜션이 많은데, 방 안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다. 남종화를 대표하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머물며 그림을 그린 운림산방, 운림산방 바로 아래 새롭게 문을 연 운림삼별초공원, 울돌목의 세찬 물살과 어우러진 진도대교를 굽어보는 진도타워(녹진전망대)도 진도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진도타워(녹진전망대)→진도전통식품(복령조화고 제조)→서망항→급치산전망대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진도전통식품(복령조화고 제조)→진도향토문화회관(토요민속여행 공연 관람)→서망항→급치산전망대→세방낙조
· 둘째 날 : 접도웰빙등산로→운림산방→운림삼별초공원→진도개테마공원→진도타워(녹진전망대)

관련 웹사이트
· 진도군 관광문화 http://tour.jindo.go.kr
· 진도군 진돗개(진돗개테마파크) http://dog.jindo.go.kr

문의 전화
· 진도군청 홍보계  061-540-3033
· 진도군 관광안내소  061-542-0088
· 진도전통식품          061-542-0011
· 진돗개테마파크  061-540-6331
· 운림산방  061-540-6286
· 운림삼별초공원  061-543-2002

대중교통
버스> 서울-진도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7:35, 09:00, 15:30, 17:35) 운행, 약 5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진도공용터미널  061-544-2121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목포 IC→목포대교→고하대로→대불로→우수영교차로→진도대교→진도읍→지산면

숙박
· 지중해펜션 :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2-9600, www.jdjijoonghae.com
· 태평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7000
·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2251

식당
· 신호등회관 : 꽃게비빔밥·간장게장, 진도읍 남동1길, 061-544-4449
· 나주곰탕 : 곰탕, 진도읍 남동1길, 061-542-7179
· 옥천횟집 : 회정식, 진도읍 철마길, 061-543-5664
· 다도해관광회센타 : 생선회,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3-7227

주변 볼거리
신비의 바닷길, 남도석성, 용장산성, 관매도, 국립남도국악원, 가계해수욕장, 진도해양생태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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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