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류영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국민과 이간질해 멀쩡한 공무원 ‘세금도둑’ 만드는 정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90일이라는 수명을 다하고 사라졌다. 매번 그렇듯 이번에도 소문만 무성했지 특별한 성과 없이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제 바통은 공무원 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실무기구국회특위로 넘어갔다.
 
 
서로 간의 입장차만 보였던 대타협기구. 누군가에겐 밥그릇이 달린 생계의 문제였지만 누군가에겐 선거를 위한 노림수에 불과했던 것일까? 공무원연금개혁이 사회적 화두인 요즘 류영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 위원장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쌓여만 가는 국민들의 오해와 국회에서 벌어지는 다툼에 대해 류 위원장은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다음은 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이 종료됐다. 활동에 만족하는가?
대타협기구가 활동기간이 90일로 정해져 있었다.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너무 짧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다행이 실무기구가 만들어 졌지만 지금과 같이 여야가 정치싸움으로 일관할까 우려스럽다.
 
- ‘공무원 연금 개혁이 정쟁의 아이템으로 변질됐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본질이 많이 흐려진 것 같아 안타깝다. 정치권에서 이번 문제를 4·29 재보선 승리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 갑갑하다. 새정치연합의 경우 실무기구 기한을 두지 말자고 한다. 새누리당도 성과를 내놓고 재보선에 돌입하고 싶어 서두르는 것 같이 보인다.
 
 
- 일부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논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생각한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이해당사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린 공무원 연금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적연금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몇몇 분들은 공무원들이 공적연금을 강조하는 것이 질타를 받지 않기 위함이라 오해하는데 우리는 대타협기구를 들어가는 선제조건으로 공적연금 강화를 내걸었을 만큼 진실하다. 반면 새누리당과 정부는 바로 연금개혁을 성과로 만들기 위해 공무원 연금 분과만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린 바로 거절했고 대신 대한민국 국민의 노년 생활을 책임질 노후소득보장분과를 만드는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우리 것을 보호하려고 국민 공적 연금을 들먹이지 않는 게 절대 아니다.
 
- 억울한 면은 없는가?
당연히 많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대정부교섭사항이다. 정부가 먼저 안을 내놔야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대신 입법발의를 했다. 또한 몇몇 민감한 숫자만 부각시켜 국민과 공무원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 2014년에 공무원연금 적자보전을 위해 19000억원의 예산부담이 있었다고 발표했는데 GDP대비 0.7%밖에 지출이 되지 않았다. OECD 가입국 평균은 1.5%.
이미 5번에 걸친 연금 개혁이 있었다. 2009년에는 67%를 삭감했다. 새누리당에서 내놓은 개혁안대로라면 33년 근무해 140만원 받는 사람의 연금이 80만원대로 내려간다. 1인당 최저생계비가 136만원이다. 이것은 고통분담이 아니라 죽으라는 말이다.
 
- 현재까지 나온 안은 5가지다. 공노총 입장에서는 어느 쪽 안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혹은 어떤 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제일 염려했던 것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말하면서 다른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연금학회에서 내놓은 안을 받아들였다. 연금학회는 후원회원들이 사금융보험회사들인 조직이다. 연금학회는 300여건의 토론과 자료를 발표했는데 그중 70%가 사금융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다. 공적연금학회가 사금융보험 활성화를 위해 이용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최근 김용하 교수의 안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전향적으로 바뀐 것은 긍정적이나 연금지급률을 1.65%로 낮추는 것은 우리 공무원들이 큰 부담이 된다. 결국은 재정 수지를 맞추기 위한 고통 분담인데 더 내는 것은 관계없으나 지급률을 깎는 것은 반대다. 연금을 연금답게 살리고 고통 분담을 하겠다는 말이다.

“2009년에 이어 또연금, 개혁 아닌 개악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공적연금 강화에 앞장

- 공무원 사기가 많이 저하됐을 것 같은데.
공무원을 세금도둑이라 칭하고 국민과 이간질을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국민의 공복이다. 공복에게 세금도둑으로 몰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는 몇몇 언론이 공무원을 관피아로 호도했다. 우리 같은 하위직 공무원이 관피아와 무슨 상관이 있겠나. 공무원 대표로서, 조합원 대표로서 99.9%가 정말로 국민을 위해서 공무원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우리는 고통분담 안 한다고 말한 적 없다. 물어보지도 않고 이제 와서 몰아가니 그게 억울한 것이다. 도둑으로만 만들지 말아 달라.
 
- 공무원 연금을 정부가 방만하게 경영한 결과 지금의 사태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있는데.
본래 공무원 연금 재정은 건전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부가 막 쓰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의 동의를 얻은 적이 있는가? 지금 정부가 인정한 것만 14조원이다. 연금공단 측에서 연 4% 수익률이 나온다고 했다. 만약 정부가 방만 경영으로 14조원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면 연금공단에서 약속한 4% 수익률로 적자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잘못을 정부가 해놓고 잘못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
 
 
- 공노총 입장에서 시위도 하고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앞으로 실무기구가 구성된다. 우리는 참여할 예정이다. 대화와 타협과 투쟁을 병행하기로 지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의견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으면 파업을 하기로 중앙위원회에서 의결을 해놓았다. 결의가 되면 준법 투쟁부터 할 것이다.
또한 이번 논의에 대해 공무원 노조 쪽에서 언론에 충분히 알리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기자 설명회를 통해 진솔하게 얘기해보려 한다. 대학 교수 중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99%는 선량한 국민이다. 그러한 국민의 가려운 곳을 정책적으로 긁어주는 사람이 공무원이다. 공무원 노조라고 하면 기득권을 지키는 조직이란 선입견을 가진다. 우린 공무원이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청렴함을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한다. 연금도 마찬가지다. 연금이라는 것은 직업 공무원제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다. 연금을 받기 때문에 부정을 저지를 경우 문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공무원이 청렴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류영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프로필>
 
전북 고창 출생
고창군공무원노동조합 3, 4대 위원장
전북공무원노동조합연맹 6대 위원장
전국기초자치단체공무원 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

공무원연금운영위원회 운영위원
다민족문화예술교류협회 공동대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통합 3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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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