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꽃잔치 놀러오세요 ③전남 장흥군

정남진 바닷가에서 보내온 동백꽃 편지

장흥에서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것은 빨간 동백꽃이다. 장흥 곳곳에서 동백나무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넓게 숲을 이룬 곳은 묵촌리(행정구역 접정리) 동백림과 천관산 동백생태숲 두 군데다. 묵촌리 동백림은 용산면 묵촌을 적시는 하천을 따라 약 2000㎡에 140여그루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수령 250~300년에 이르는 동백나무는 붉은 꽃잎이 5장 달리는 토종 동백이다. 꽃송이가 작아서 화려하진 않지만, 한국 여인네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닮았다.

한국 여인네의 단아함 닮은 토종 동백
4월 초까지 즐기는 묵촌리 동백꽃·낙화

동백림은 풍수적인 이유로 조성했다. 마을을 감싸는 산자락이 청룡의 등에 해당하는데, 그 길이가 짧아 마을에 액운이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동백나무와 소나무, 대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지금은 동백나무만 남았다. 꽃은 3월 중순에 만개하며, 3월 초부터 4월 초까지 꽃과 낙화를 즐길 수 있다. 나뭇가지에 달린 동백꽃도 좋지만, 송이째 떨어져 붉은 융단이 깔릴 때 더욱 볼 만하다.
묵촌리는 동학농민운동 당시 접주 이방언이 태어난 곳이다. 동백림 입구에 이방언을 기리는 비석과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소설가 송기숙의 <녹두장군> 관련 안내판이 있다.

호남 5대 명산
천관산 동백숲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묵촌리 동백림이라면, 천관산 동백생태숲은 등산을 좋아하거나 조용히 동백꽃을 감상하려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목 팔각정 주변에 자리한 약 20만㎡ 숲으로, 다른 나무가 거의 섞이지 않은 동백나무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수령 20~60년 동백나무 2만여 그루가 계곡을 중심으로 양 경사면에 퍼져 있다. 전망대에서 굽어보면 빼곡하게 들어찬 동백나무가 푸른 카펫을 펼친 듯하며, 계곡 아래로 내려가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도로에서 계곡까지 내려가는 탐방로와 계단이 있다. 산 중턱에 자리한 만큼 묵촌리에 비해 만개 시점이 다소 늦다. 천관산은 호남 5대 명산의 하나로 정상 능선을 따라 기암괴석이 줄을 잇고, 억새 평원이 넓게 자리 잡아 가을철에 특히 등산객이 많다.

동백꽃과 함께 장흥의 봄을 일깨우는 것은 한창 맛이 들어가는 장흥 키조개다. 청정 바다가 키운 키조개는 고소하면서도 달콤해 봄철 나른한 입맛을 사로잡는다. 키조개는 회, 구이, 탕, 무침 등 요리법이 다양하지만 장흥 특산 표고버섯, 한우와 구워 먹는 장흥삼합이 최고의 조합이다. 각각의 맛도 뛰어나지만 셋이 어우러져 맛을 더한다. 좋아하는 한우 부위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볼거리·먹거리 있는 장흥토요시장
향긋한 차 향기 맡으며 걷는 청태전 티로드

토요일과 오일장(끝자리 2·7일)이 서는 날 열리는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상설 시장과 한우 판매장, 식당은 매일 영업)에 가면 장흥의 땅과 바다가 키운 농수산물을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다. 향긋한 표고버섯, 탱탱한 키조개, 마블링이 좋은 한우, 싱싱한 파프리카, 바다의 향이 살아 있는 매생이, 장흥 한라봉인 천관봉 등 장흥 특산물이 모인다. 장흥의 각 지역이 참가하는 특산물 코너, 할머니들이 직접 생산한 농수산물을 들고 나오는 할머니 장터,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가 마련되는 특설 무대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드라마 〈대물〉 촬영 세트를 식당으로 활용한 3대곰탕집, 베트남과 일본 등 이국의 맛을 선보이는 다문화전통음식거리도 흥미롭다. 

신라 헌안왕(860년경) 때 창건된 보림사는 절 안팎에 볼거리가 많다. 대적광전 앞 남·북 삼층석탑과 석등(국보 제44호), 대적광전 안에 모신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17호), 보조선사탑비(보물 158호) 등 국보와 보물이 10점에 이른다. 절 마당에 자리한 약수는 한국 10대 명수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맑은 물속에 다슬기와 물고기가 살아 이채롭다.
보림사를 포근하게 감싼 뒷산에는 야생 차밭이 넓게 펼쳐지고, 아름드리 비자나무가 차밭 곳곳에 있다. 최근 차밭을 통과하는 ‘청태전 티로드’가 조성돼 비자나무 아래로 차 향기를 맡으며 걷기 좋다. 15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짧은 구간이지만, 절 마당을 내려다보며 한 바퀴 도는 길이라 저절로 명상에 잠긴다.
광화문에서 정남 방향으로 쭉 내려오면 장흥군 관산읍 바닷가에 이른다. 그곳에 세운 정남진전망대는 10층 높이로 장흥 앞바다는 물론, 보성과 고흥, 완도의 섬까지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장흥의 봄
깨우는 키조개

수문해변은 장흥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이자, 키조개가 많이 나는 어촌 체험 마을이 자리한 곳이다. 해변 동쪽에 있는 스파리조트 안단테는 해수탕으로 인기다. 짭조름한 바닷물을 가득 채운 해수탕에 앉아 창밖으로 수문 앞바다를 내다보노라면 여행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린다.
정남진 천문과학관은 장흥 읍내가 내려다보이는 억불산 능선에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일등성 15개 가운데 가장 밝은 시리우스를 포함해 8개가 겨울철 밤하늘을 수놓는다. 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다음 목성, 시리우스, 플레이아데스성단 등을 직접 관측하는데, 아이나 어른 모두 우주의 신비를 엿보며 즐거워한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명소 탐방 코스 : 보림사→정남진 장흥토요시장→묵촌리 동백림→정남진전망대→정남진 천문과학관
봄꽃 탐방 코스 : 보림사→정남진 장흥토요시장→천관산 동백생태숲→장천재→정남진전망대→스파리조트 안단테 해수탕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보림사→정남진 장흥토요시장→묵촌리 동백림→정남진전망대→정남진 천문과학관→스파리조트 안단테 해수탕(숙박)
둘째 날 : 천관산 등반·동백생태숲→장천재→편백숲 우드랜드

관련 웹사이트
· 장흥여행(장흥군청 문화관광) http://travel.jangheung.go.kr
· 정남진 천문과학관 www.jhstar.kr
· 보림사 www.borimsa.org
· 편백숲 우드랜드 www.jhwoodland.co.kr
· 스파리조트 안단테 www.andanteresort.com

문의 전화
·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야간·주말 061-863-7071)
· 보림사 061-864-2055
· 정남진 천문과학관 061-860-0651
· 편백숲 우드랜드 061-864-0063
· 정남진전망대 061-867-0399
· 스파리조트 안단테 061-862-2100~3

대중교통
버스> 서울-장흥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8:00~16:50)운행, 5시간 소요.
         광주-장흥 :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8회(06:05~21:05)운행, 1시간 5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www.usquare.co.kr
여객선> 제주-장흥 : 성산포항여객터미널에서 하루 1~2회(17:00/12:10,18:50) 운행, 약 2시간 20분 소요.
* 문의 : 제이에이치페리 1544-8884, www.jhferry.com

자가운전
· 서해안고속도로 죽림 JCT →남해고속도로 장흥 IC→장흥 IC 교차로 좌회전→장흥대로→용산면 소재지→묵촌리
· 순천완주고속도로 동순천 IC→신대 교차로→남해고속도로 장흥 IC→장흥대로→묵촌리

숙박
· 스파리조트 안단테 : 안양면 수문용곡로, 061-862-2100~3, www.andanteresort.com (굿스테이)
· 편백숲 우드랜드 : 장흥읍 우드랜드길, 061-864-0063, www.jhwoodland.com
· 천관산자연휴양림 : 관산읍 칠관로, 061-867-6974, www.huyang.go.kr
· 유치자연휴양림 : 유치면 휴양림길, 061-863-6350, www.yuchi.or.kr

식당
· 만나숯불구이 : 장흥삼합, 장흥읍 장흥대로, 061-864-1818
· 명희네음식점 : 매생이탕, 장흥읍 토요시장2길, 061-862-3369, www.myunghee.net
· 바다하우스 : 바지락회, 안양면 수문용곡로, 061-862-1021, www.061-862-1021.kti114.net

이색 체험 정보
신리어촌체험마을 : 갯벌 참꼬막 잡기 체험(1~12월), 개막이 체험(5~9월)

주변 볼거리
유치자연휴양림, 사인정, 천관산문학공원, 방촌유물전시관, 해산토굴(한승원 작가 집필실), 영화 〈축제〉 촬영지 남포마을, 영화 〈천년학〉 촬영지 선학동 유채마을, 정남진해양낚시공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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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