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꽃 잔치 놀러오세요~ ①순천 선암사, 순천향매실마을

여린 꽃그늘 아래 매화 향기에 취하다

이른 봄, 글 읽는 선비들이 도포 자락을 날리며 매화를 찾아 나서는 여행을 ‘탐매(探梅)’라 했다. ‘매화를 탐하다’라는 뜻으로, 그저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애틋하고도 간절한 마음이 담긴 여행이다. 사군자 중에서도 매화를 맨 앞에 두었으니, 혹독한 겨울을 지나 도도하고 단아한 자태를 드러낸 매화 한 송이는 고매한 군자를 대하는 것과 같았으리라.

선비의 걸음으로 탐매하며 오르는 선암사 계곡
발걸음 멈추게 하는 수백 년 된 홍매화 돌담길

탐매에 나선 선비의 걸음을 떠올리며 전남 순천의 선암사 계곡에 오른다. 따스한 햇살이 녹아든 계곡물 소리가 다정하게 속삭이고, 고운 바람이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길이다. 아치가 아름다운 승선교와 신선이 오른다는 강선루의 그윽한 풍광도 이 계곡에서 만난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동백, 금식나무, 벚나무, 철쭉 등 꽃나무가 아담한 전각 사이로 합장하듯 서 있다. 선암사의 다양한 꽃나무 가운데 홍매화가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 대웅전 지나 각황전과 무우전이 있는 종정원 돌담을 따라 수백 년 된 홍매화 20여그루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이다.
원통전 돌담의 백매와 더불어 ‘선암매’라 불리는 고목은 지난 2007년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되었다. 매실을 수확하기 위해 들여온 외래종이 아니라 꽃을 보기 위한 토종 매화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정확한 수령은 알 수 없으나, 사찰에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천불전 와송과 함께 심긴 것으로 약 600년에 이른다고 한다.

천염기념물 지정
600년 토종 매화

선암사에는 수령 350∼600년 된 매화나무가 30여그루다. 세월의 무게를 제 몸에 간직한 고목이 피워내는 꽃은 그 향기가 더욱 짙어, 이른 봄 선암사에서는 화사한 꽃그늘에 한 번 취하고 매화 향에 다시 취한다.
선암사에서 내려서는 길은 왼편의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이정표를 따라 가보자. 짧지만 울창한 편백 숲을 만나는 길이다. 이곳에서는 한옥의 정취를 느끼며 다도 체험을 할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차 한잔 마시며 쉬기에도 좋다.
월등면 계월리의 순천향매실마을은 매실 향이 좋기로 유명하며, 선암사와는 또 다른 매화를 만나는 특별한 여행지다. 마을 길을 따라, 언덕을 따라 매화나무를 심어 봄마다 하얀 구름바다를 이룬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심기 시작한 매화나무로 그 면적이 75ha에 이른다. 80여 가구가 논농사 없이 매화 농사를 주로 짓는다. 마을 단위 재배 면적으로는 국내 최대를 자랑하며,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 3월 중순부터 한 달 남짓 그야말로 꽃 잔치가 열린다. 산자락에 있어 개화 시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늦지만, 고향 마을을 둘러보듯 느긋하게 매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매화가 만개하는 시기에 열리는 순천향매실마을 매화잔치는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마을 주민들이 만든 매실 음식을 선보이고 매화 꽃차 만들기, 압화 공예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실 농장 사이사이 멋진 한옥 민박이 들어서, 매화 향에 흠뻑 취하는 하룻밤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매화가 지고 매실을 수확하는 5∼6월에는 순천향매실마을 달빛축제가 열린다. 향이 짙은 매실을 맛보고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축제니 기억해두자.


향긋한 매실향 가득한 마을
봄을 반기는 순천만의 정원

선암사에서 가까운 금둔사도 특별한 매화를 만날 수 있는 사찰로 명성이 자자하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음력 12월을 불가에서는 납월이라 하는데, 이때 피어 ‘납월매’라 부른다. 양력으로 따지면 1월경에 피어 귀한 대접 받으며 전국의 여행자를 불러 모은다. 금둔사의 납월매는 홍매다. 엄동설한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대웅전 앞의 백매가 흰 꽃망울을 달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분홍빛으로 만개하는 것이다. 납월매가 모두 지고 홍매와 백매, 청매가 팝콘 같은 꽃망울을 톡톡 터뜨리며 작은 사찰에 봄이 가득 담긴다.

자연과 함께하는
순천 민속 체험

약 1.4km에 이르는 성곽을 한 바퀴 걸으며 시간 여행을 떠나는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봄 햇살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정겨운 초가를 품고 있는 골목을 걸으며 다양한 민속 체험도 하고, 조선 시대 모습 그대로 보존된 동헌과 객사, 저잣거리를 둘러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초가 민박 체험도 특별한 추억 만들기가 되겠다.

순천만정원의 봄은 어떨까? 제라늄과 제비꽃, 마거리트 등 원예용 화초가 다양하게 식재된 초봄의 정원이 화사하다. 정원 곳곳에 색감이 고운 초화가 인사를 건네고, 물오른 나뭇가지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호수정원을 지나 세계정원 곳곳을 산책하며 봄날을 만끽해보자.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부드럽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을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가슴까지 열리는 산책이 약 2km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한 갈대밭을 감싸 도는 순천만 물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백반을 내는 식당에 가도 웬만한 한정식 상차림 수준의 반찬이 오르는 곳이 순천이다. 지리산이 지척이고 너른 들에 남해를 끼고 있으니, 넉넉한 인심에 손맛까지 느끼며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정식도 가격 대비 다양하고 푸짐한 상차림으로 유명하다. ‘예향’은 순천 시민이 즐겨 찾는 한정식집이다. 메뉴 선택의 폭이 넓어 부담 없고, 다양한 제철 음식이 상에 올라 입안 가득 남도의 봄을 느껴보기에 충분하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선암사→금둔사→낙안읍성 민속마을→순천향매실마을


1박2일 코스
· 첫째 날 : 순천향매실마을→순천만정원→순천만자연생태공원→순천만 에코촌유스호스텔(숙박)
· 둘째 날 : 낙안읍성 민속마을→금둔사→선암사

관련 웹사이트
· 선암사  www.seonamsa.net
· 낙안읍성 민속마을   http://nagan.suncheon.go.kr
· 금둔사   www.geumdunsa.org
· 송광사   www.songgwangsa.org
· 순천만정원   www.scgardens.or.kr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www.suncheonbay.go.kr

문의 전화
· 선암사 종무소  061-754-5247
· 낙안읍성 민속마을  061-749-8831
· 금둔사   061-755-3809
· 송광사   061-755-0107
· 순천향매실마을  010-3648-8751
· 순천만정원  1577-2013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061-749-6052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순천역 : KTX 하루 9회(05:20∼21:15) 운행, 약 3시간 15분 소요. 순천역 앞에서 1, 16번 버스 타고 선암사 정류장 하차, 약 2시간 소요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순천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6회(06:10∼다음날 00:40) 운행, 약 3시간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순천종합버스터미널 인근 남문파출소정류장에서 1, 16번 버스 타고 선암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50분 소요.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승주 IC→승주 방면 우회전→서평삼거리에서 낙안·낙안읍성·선암사 방면 우회전→선암사길 따라 이동→우회전

숙박
·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 : 해룡면 대안마산길, 061-722-0800, http://ecochon.suncheon.go.kr
· 노을한옥펜션 : 해룡면 와온2길, 061-723-8404
· 국립낙안민속자연휴양림 : 낙안면 민속마을길, 061-754-4400, www.huyang.go.kr

식당
· 예향 : 한정식, 순천시 남신월1길, 061-725-0780, www.예향한정식.kr
· 선비촌 : 선비촌자연정식, 낙안면 삼일로, 061-754-2525
· 대대선창집 : 짱뚱어탕·민물장어,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3157
· 순천만가든 : 꼬막정식,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4489
· 길상식당 : 산채정식, 승주읍 승암교길, 061-754-5599

축제와 행사
· 순천향매실마을 매화잔치 : 2015년 3월28∼29일(예정)
                                        월등면 계월리 일원, 010-3648-8751 (순천향매실마을 행복마을 위원장 김선일)
· 선암사 매화축제 : 2015년 3월 28일 13시∼16시(예정)
                           선암사 일원, 061-754-5247(선암사 종무소)

주변 볼거리
순천드라마촬영장,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순천시립 뿌리깊은나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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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