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대담> 여야 수장 맞장인터뷰 ①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즉생 각오로 보수혁신 반드시 이루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2014년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단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7·14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오른 이후 잇단 파격 행보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것은 높아진 김 대표의 위상과 인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2014년 한 해를 어떻게 되돌아보고, 또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2014년은 있을 수 없는 한 해다. 과반이 넘는 국회의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의 수장이 됐고, 유력한 미래권력으로도 자리 잡았다. 여당에 불리한 세월호 참사 정국에 당대표로 취임했음에도 불구하고 7·30재보선 압승 등 지난 5개월간 이룬 성과도 적지 않다.

물론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거침없는 발언과 일부 행동으로 구설에 올라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짧은 기간 온탕과 냉탕을 오간 김 대표의 지난 1년에 대한 소회와 신년 구상을 <일요시사>가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7·14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되신 후 2014년 하반기 새누리당을 이끌며 어떤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하십니까?
▲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부터 매일 전국의 재보선 현장을 돌았습니다. 다행히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과(전국 15개 재보선 지역구 가운데 11개서 승리)도 얻었습니다. 최근에는 12년 만에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통과시키기도 했고요. 무척 당연한 일인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 보수우파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혁신'을 수차례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최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안이 당 의총을 통과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지엽적인 부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 지금은 3단계 중 1단계 혁신의 과정입니다. 1단계가 바로 '정치인의 특권 포기'입니다. 정치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명령이라는 각오로 2단계 '정당개혁'과제와 3단계 '정치제도개혁'도 계속해서 잘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1단계 혁신도 논의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2·3단계 혁신은 추진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제가 그 동안 당에서 나왔던 혁신안들을 모두 살펴보니까 '이대로만 되었다면 유토피아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혁신안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상당 부분 구호에만 그쳤지요. 혁신이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낸다는 뜻인데, 사즉생의 각오로 변화해서 보수혁신을 이뤄내고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공천개혁 위해 스스로 공천권 내려놓을 것"
"복지논쟁…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 필요"

- 공천개혁도 핵심 추진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당 혁신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공천개혁은 제 신념입니다. 당대표로 있는 동안 딱 한 가지를 이룰 수 있다고 하면 저는 '정당민주화'를 꼽겠습니다. 그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가 바로 공천권을 소수 권력자들로부터 빼앗아 국민께 돌려드리는 공천개혁입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권불오년도 긴 세상 아닙니까?
 

그런데 서푼어치 권력을 잠시 잡았다고 이것을 쥐고 흔드는 사이에 당은 사당화되고 여기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합니다. 국민의 대표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공천개혁의 핵심입니다. 그것도 당대표인 제가 먼저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겁니다. 반드시 바꿀 테니 지켜봐 주십시오.

- 혁신안 중에서도 공천개혁에 대한 의지가 특히 강하신 것 같습니다.
▲ 우리 정치가 왜 이렇게 국민들께 욕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결국 권력자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다보니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권력만 바라보는 문제가 제일 심각했습니다. 선출직이 되고자 하면 지역에 가서 주민들께 봉사해야지 왜 선거를 앞두고 권력자에게 가서 충성맹세를 합니까? 정치인 한 분 한 분을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인데 이 공천권 때문에 개인의 소신과 철학을 드러내지 못하는 폐단이 크다고 봅니다.

- 복지논란과 관련해 "복지수준을 올리려면 돈이 필요한데 증세가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에 반대하는 기류가 뚜렷합니다.
▲ 증세에 찬성하고 반대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성장을 통한 선택적 복지 기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OECD 국가 중 낮은 편이어서 복지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복지의 비가역적 특성상 한번 실행하고 나면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복지를 늘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더 내서라도 '고부담 고복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저부담 저복지'를 할 것인지를 국민들께 솔직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그리스나 포르투갈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물려줘서야 되겠습니까? 반드시 '지속가능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해야 합니다.

- 연말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문제입니다. 중간 수사 발표를 보면 문건 자체는 허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어찌 되었건 최종 수사 결과를 보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헌재의 판결을 존중합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정치가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피땀으로 이뤄낸 대한민국과 그 구성원들이 지켜온 소중한 가치를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세력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집권을 위해서 통진당과 연대했던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낡은 종북세력과 절연하기를 기대합니다.

"정윤회 문건, 고칠 것 있다면 고쳐야"
"새정치연합도 종북세력과 절연해야"

- 최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관련해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해내지 못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정치인으로서 표만을 생각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이 역사적인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우리나라 근대화의 주역인 공무원분들께서 언젠가는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박봉에 고생하고 있는 공무원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 크게 열겠습니다.
 

- 얼마 전 최전방 군부대 위문을 다녀오셨습니다.
▲ 추운 날씨에 최전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자 강원도 인제에 있는 육군 12사단 을지전망대에 다녀왔습니다. 칼바람이 부는데 다들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습니다. 제 아들도 육군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쳤는데,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최근에 군에서 각종 예기치 않은 사건·사고들이 많았는데 다 잘 극복해서 장병들 모두 건강하게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관심을 많이 갖겠습니다.

- 끝으로 2014년을 마무리하며 아쉬웠던 점과 2015년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신다면?
▲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고 경제도 크게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저 스스로 국민 앞에 겸허히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희망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해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예산안이 제때 통과하는 등 개선된 점도 있지만 여야의 견해가 대립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국회 일정을 올 스톱 시키거나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는 구태는 이제 국민들께서 간과하지 않으실 겁니다.

또 집권 3년차에 들어서는 정권이 순항해서 반드시 성공스토리로 남을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든 열정을 다 바치겠습니다. 2015년 을미년이 희망복원의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carpediem@ilyosisa.co.kr>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프로필>

▲ 청와대 민정·사정 비서관
▲ 제48대 내부무 차관
▲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장
▲ 한나라당 사무총장
▲ 한나라당 최고위원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제18대 대선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
▲ 5선 국회의원(15·16·17·18·19대)
▲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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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