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섹시미에 안 넘어 올 남자 있나요”
한예슬은 드라마 <타짜>에서 풋풋한 당구장 경리사원 난숙에서 섹시한 타짜 미나로 180도 바뀌는 인물을 연기한다. 극중 고니(장혁)와 영민(김민준)의 첫사랑으로 차가우면서도 신비한 매력을 지닌 난숙(미나)은 아귀(김갑수) 일당에게 팔려가 정마담(강성연)의 손에 키워지면서 낮에는 학교에 다니고, 밤에는 룸살롱에서 일하며 타짜 수업을 받는다.
“도박판에서 여자는 꽃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도박판에 직접 뛰어들기 보다는 메인 타짜들이 플레이를 잘 하게 도와주고 한편에서는 외모를 무기로 교란 작전도 펼칠 거예요. 아직은 대본에서 난숙 밖에 그려지지 않아 앞으로 미나의 모습으로 어떻게 바뀔지 기대돼요.”
‘환상의 커플’ 전까지는 미운 오리새끼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예슬은 <타짜>에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한다.
“원래는 서울서 전학온 설정이었는데 촬영 이틀 전 대본을 받아 보니 온통 사투리였어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자신이 없어서 못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게 됐어요.”(웃음)
“녹음기에 부산 사투리로 된 대사를 녹음해놓고 다니며 매순간 들으며 연습했어요. 처음에는 ‘이게 뭐야. 노래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꾸 듣다 보니 억양에 감이 좀 잡히더라고요. 지금은 부산 사투리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한예슬처럼 안티 없는 배우가 있을까. 티없이 맑고 순수한 한예슬의 모습에 남자는 물론 여자까지도 그녀의 매력에 빠져든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2001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줄리엣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한예슬은 2003년 MBC 청춘시트콤 <논스톱4>를 통해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KBS 2TV <구미호외전>과 SBS <그 여름의 태풍> 등으로 끊임없는 연기활동을 해 왔지만 그녀의 진면목을 확인했던 작품은 2006년 MBC <환상의 커플>이었다.
“‘환상의 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됐어요. 사실 그 전까지 저는 미운오리새끼였던 것 같아요. 사실 연기력 논란도 있었고 외국에서 온 것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많이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예슬의 작은 얼굴과 이기적인 몸매는 모든 여자 연예인들의 부러움의 대상.
“어머니가 얼굴이 작으세요. 하지만 어렸을 때는 얼굴 작은 게 싫었죠. 실제로 어머니가 내 얼굴이 작아서 별로라며 걱정했어요. 몸매는 고기를 먹고 성장했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요. 살이 안 찌는 스타일이에요. 일할 때 노동강도 생각하면 살찔 수가 없죠.”
한예슬의 외모는 화려하고 철없게 보이는 인상이다. CF에서 속옷을 입고 나와도, 드라마에서 몸뻬를 입어도 충분히 소화해 낸다. 귀여우면서도 섹시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귀여우면 섹시하기 어렵고 섹시하면 귀여운 티가 잘 안 나는 법인데 한예슬은 이 두 가지를 함께 갖춘 특이한 아가씨다.
한예슬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세리토스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미국에서 자란 탓에 미국시민권을 갖고 있던 한예슬은 미국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국적을 선택했다.
할리우드 진출이 꿈
“사실 한국 사람들이 국적에 대해 예민한 줄 몰랐어요. 제가 국적을 바꾸자 언론에서 많은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었거든요. 다만 저는 한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한국배우로 인정받고 싶었어요.”
영어 실력이 뛰어난 한예슬은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고 있다.
“저는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로 정말 많이 많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윤진 선배님이 미국에 진출하시긴 했지만 아직 더 많이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와호장룡’의 장쯔이가 중국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듯이 한국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한국 배우들이 진출하면 좋겠어요.”
한예슬은 “지금은 목표를 잡아야 할 때가 아니라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살피고 공부하는 시기다”고 말한다.
“앞으로 ‘한예슬이 나오는 작품이면 재미있겠네’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