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백세로닷컴’ 오픈한 이형일 대표

“우수한 제품 정직하게 팝니다”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검은 색상에 반짝이는 구두모양의 골프화. 캐주얼 워커처럼 보이는 깔끔한 골프화. 밑창에는 스파이크(고정해주는 역할)가 단단하게 박혀있다. 서울역 주변에 위치한 백세로 닷컴(www.baeksero.com) 사무실 2층 쇼룸에서는 다양한 골프화를 볼 수 있다. 백세로 닷컴 오픈 전날인 지난 9일 이 대표를 만나 백세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왜 백세로냐고요? 백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로 지었죠.”

지난 10일 백세로 닷컴이 오픈했다. 이형일 백세로 대표는 본격적인 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업무분장으로 다소 바빠 보였다. 오픈을 앞두고 있어 눈빛이며 발걸음 하나하나 조심스럽지만 어딘가 비장함이 느껴지는듯 했다. 첫 행보의 출발점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경쟁력은 노마진

이 대표는 33년 동안 언론사에서 근무해왔다. 그런 그가 골프화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골프용품 업체로 출입하면서 이 대표에게 골프는 일에서나 사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교집합이 됐다.

“파란만장했어요. 신문사에만 30년 넘게 있었죠. 당시 골프업체로 출입하다 잔디로 노진구 회장님을 만났고, 그 인연이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외길 걸으며 정직한 사업을 하자는 회장님 철학을 따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대표는 언론사 생활을 접고 2년 동안 잔디로 노 회장과 함께 백세로를 준비했다. 백세로 쇼핑몰의 대주주는 골프용품 전문업체 잔디로다. 잔디로는 국내 유일한 토종 골프용품 브랜드다. 잔디로 오프매장에서는 국내외 각 브랜드 골프용품과 의류, 회원권을 구입할 수 있다. 애프터서비스(A/S)까지 가능하다.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 서비스 질을 높여왔다. 이 모든 시스템을 온라인몰로 이동한 게 백세로다.

30만원짜리 15만∼18만원
‘거품 쏙’ 유통경로 거치지 않아

“쇼핑몰 굉장히 많죠. 대부분 유통경로를 거쳐서 들어와요. 의류쇼핑몰의 경우 다른 공장에서 물건을 떼 오는 구조인 거죠. 백세로는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습니다. 기존 쇼핑몰과 달리 제조와 유통, 홍보 모두를 겸하고 있어요. 직송으로 가니까 중간 마진 없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요. 예컨대 다른 매장에서 30만원에 파는 잔디로 제품이 백세로에서는 15만∼18만원에 판매할 예정이에요. 그러니까 저희의 경쟁력은 '노마진'입니다.”

백세로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는 직송 업체라는 것. 백세로는 그동안 골프용품 업계에서 정직과 신뢰를 쌓아온 잔디로의 철학을 이어 생산(제조)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췄다. 주력제품은 골프화다. 이밖에도 화장품, 소형가전 등도 판매하고 있다. 멀티 스포츠브랜드 등 자체 제품개발 및 브랜드홍보를 강화해 시스템 개발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유통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 여행객 등 해외 여행객 비중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요. 유통업계 변화에 맞춰 면세점 사업과, 오프라인 매장사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고요. 오프라인 매장사업은 국내시장 경기가 어려워지고, 창업도 힘든 상황이죠. 백세로의 컨셉으로 1인 창업이 가능하도록 무자본 및 소자본으로 어려운 창업을 돕고, 스스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진행할겁니다”

이 대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유통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직접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진행하지만 전세계 업체를 상대로 하는 기업 대 기업 B2B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제품 개발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제조를 바탕으로 운영하는 만큼, B2C(기업대고객)뿐만 아니라 B2B(기업대기업) 분야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실제 대만 바이어에게서 백세로와 독점계약을 하자는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어요. 좋은 제품으로 제조사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겁니다.”


골프용품, 화장품, 소형가전…
중간 이윤없이 소비자에 ‘직배’

이 대표는 차후 국내 유명 쇼핑몰 및 해외 유명 쇼핑몰과 연계 사업 및 자체제품군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브랜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는 10년 뒤 사업목표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어려웠던 게 전문가들을 모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백세로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노력 끝에 잔디로의 40년 제조노하우와 국내 온라인유통의 10년 이상 전문경험자들이 모여 ‘백세로’라는 온라인쇼핑몰을 만들 수 있었고요. 현재는 모바일 시스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온라인이 중요한 만큼 오프라인 또한 중요하게 생각해요. 오프매장이 튼튼해야 시너지효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골프업계 상황이 악화되면서 매장이 힘들지만 백세로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을 꼽았다. 빠른 결단력으로 어려운 시기를 돌파하는 모습이 CEO에겐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불황이라 골프업계가 힘들어요.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려면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빨리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만큼 긴장되고, 우리 백세로를 잘 운영하려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10년 뒤가 목표

이 대표에게 2015년은 무척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 해 반응이 백세로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액은 150억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오는 2015년이 굉장히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네요. 백세로라는 이름처럼 백년의 세상을 위해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는 정직한 쇼핑몰으로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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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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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